미·이란 전면전 여파에 코스피 7.24% 역대 최대 폭락… 5790선 후퇴
삼성전자 20만·SK하이닉스 100만 붕괴… 공포지수(VKOSPI) 팬데믹 수준 폭등
삼성전자 20만·SK하이닉스 100만 붕괴… 공포지수(VKOSPI) 팬데믹 수준 폭등
이미지 확대보기시장의 공포를 측정하는 변동성지수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하지만 이 같은 ‘검은 화요일’의 공포 속에서도 개인 투자자들은 6조 원에 육박하는 역대급 매수세를 기록하며 지수 상승에 승부수를 던졌다.
■ ‘20만전자·100만닉스’ 동시 붕괴… 공포지수 6년 만에 최고치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7.24%(452.22포인트) 폭락한 5791.91에 장을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 역대 최대 하락 폭이다. 코스닥 역시 4.62% 내린 1137.70으로 밀려나며 양 시장 모두 충격을 피해 가지 못했다.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는 9.88% 내린 19만5100원에 마감하며 ‘20만전자’ 고지를 내줬고, 시총 2위 SK하이닉스는 11.50% 폭락한 93만9000원까지 밀려나며 ‘100만닉스’ 시대가 일주일 만에 저물었다. 두 종목의 합산 시총 비중은 38.24%로, 이들의 급락이 지수 전체를 끌어내리는 블랙홀 역할을 했다.
시장의 공포감은 수치로도 확인됐다. 이날 한국형 공포지수인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62.98(+16.37%)을 기록했다. 지난달 6300선까지 돌파하며 과열됐던 투심이 중동발 전운이라는 암초를 만나 급격히 냉각된 결과다.
■ 외국인 5조 원 ‘투매’ vs 개인 5.8조 원 ‘방어’… 레버리지에 쏠린 눈
이날 시장을 주도한 것은 외국인의 매도세였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무려 5조1731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를 초토화했다. 기관 역시 8895억 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그러나 위기 속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역발상 투자로 맞섰다. 개인은 홀로 5조8006억 원을 순매수하며 외국인이 던진 물량을 모두 받아냈다. 특히 투자 방식은 매우 공격적이었다.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ETF는 코스피 상승 시 수익률을 2배로 얻는 'KODEX 레버리지'로 4624억 원어치를 담았으며, 코스닥 레버리지와 반도체 TOP10 레버리지 상품에도 5000억 원 이상의 자금이 몰렸다.
반면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품은 대거 정리됐다. 개인은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1365억 원어치 팔아치웠다. 전쟁이라는 대형 악재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업황 개선과 실적 펀더멘털을 근거로 증시가 곧 우상향할 것이라는 강한 확신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업계는 이번 급락을 ‘과매도 구간’으로 진단하고 있다. 주요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오히려 상향 조정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359%, 260% 급증할 것”이라며 “현재의 주가 하락은 실적과는 무관한 심리적 요인에 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리스크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한지영 연구원은 “전쟁 장기화로 인한 원유 수급 불안이 심화될 경우 2022년 우크라이나 사태처럼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증시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과거 중동전쟁 당시 증시가 초기 하락 후 회복세를 보였던 역사가 되풀이될지, 아니면 새로운 거시경제적 위기로 번질지 시장의 눈 쏠리고 있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