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관련주들이 최근 한달 사이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국내 주요 이차전지 10개사의 시가총액도 한 달 동안 18조원(7.89%) 넘게 증가했다.
13일 본지가 지난 11일 기준 국내 주요 10개 이차전지 10개 기업의 시가총액 합계를 집계한 결과 251조884억원으로 지난달 11일 232조7232억원) 대비 18조365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0개 기업은 각각 LG에너지솔루션, POSCO홀딩스, 삼성SDI, LG화학,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SK이노베이션, 에코프로머티, SKC다.
해당 종목들로 구성된 KRX 2차전지 TOP10 지수는 한 달 사이 12.18% 올라 같은 기간 거래소 테마지수 중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이들 구성 종목 중 SKC는 최근 한달간 32% 급등세를 나타냈으며, 에코프로 계열 3개사도 일제히 강세를 나타냈다.
이차전지 업황이 바닥을 다졌다는 인식과 중국 경기 부양책, 테슬라의 로보택시 공개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지난 8일 이차전지 대장주인 LG에너지솔루션이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에도 시장 기대치를 웃돈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하면서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가 이루어진 후 테슬라의 로보택시 공개를 앞두고 전기차 업황 반등 기대감이 부각되며 그동안 부진한 움직임을 보여왔던 이차전지 테마에 대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다"고 분석했다.
국내 기관투자자는 최근 한 달간 KRX 2차전지 TOP10 지수를 기초지수로 추종하는 'TIGER 2차전지 TOP10' ETF(상장지수펀드)를 21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난 11일 공개된 테슬라 로보택시에 대한 시장의 실망감이 표출돼 향후 주가는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테슬라 로보택시 데이에서 '모델 2'를 중심으로 한 저가 전기차 계획이 부족했던 만큼 실망감에 주가가 단기적인 부침을 겪을 수 있다"며 "테슬라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제조업체 입장에서 내년과 내후년 실적에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는지가 중요했지만 관련된 부분은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이차전지주가 주도주가 될 가능성이 있지만 여전히 산업 불확실성에 업종 내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1월 미국 대선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된다면 이차전지가 주도 섹터가 될 가능성이 높아 '비중 축소'보다는 '유지'로 투자의견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다만 "여전히 높은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및 산업 불확실성으로 비중 유지 시기 기업을 선별할 필요가 있다"며 "2분기 대비 3분기 실적 개선, 3·4분기 4680 배터리 등 모멘텀 측면에서 최선호주로 LG에너지솔루션과 포스코퓨처엠을 꼽는다"고 밝혔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