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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CJ ENM, 경쟁만 심화된 '사업다각화’

수년째 잉여현금흐름 악화...재원 배분 능력 의구심

이성규 기자

기사입력 : 2023-11-13 16:24

CJ ENM 주가 추이(단위: 원) 출처: 한국거래소이미지 확대보기
CJ ENM 주가 추이(단위: 원) 출처: 한국거래소
CJ ENM의 주가는 지난 10년간 줄곧 내리막이었다. 기업가치 제고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잉여현금흐름(FCF) 변동폭이 큰 것은 물론 최근 수년 동안에는 마이너스(-)를 기록한 탓이다. 재원 배분 능력이 충족되지 않는 상황에서 주력 사업들의 경쟁은 심화되고 있다. 재무부담을 완화하고 재도약을 노리고 있지만 쉽지 않는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CJ ENM은 올해 3분기 매출액은 1조110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7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0.98% 급감한 74억원을 기록했지만 2분기 연속 적자행진을 끊고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실적 개선 배경으로는 자회사 수익성 개선이 꼽힌다. 글로벌 스튜디오 ‘피프스시즌’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의 영업손실 규모가 줄어든 탓이다. 인력 구조조정에 따른 판관비 감소도 시장 예상치를 뛰어 넘는데 일조했다.

티빙 요금 인상과 비용 효율화 등을 고려하면 4분기 실적도 개선될 전망이다. 증권사들은 일제히 CJ ENM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는 등 장밋빛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CJ ENM이 개선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CJ ENM의 주가를 보면 지난 2013년 정점을 찍은 이후 줄곧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미디어·엔터 공룡’, ‘한국 대표 문화 기업’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정도로 ‘잃어버린 10년’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CJ ENM 실적 추이(단위: 억원) 출처: 전자공시시스템이미지 확대보기
CJ ENM 실적 추이(단위: 억원) 출처: 전자공시시스템
그 배경에는 투자효율성이 있다. CJ ENM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추이만 본다면 지난해를 제외하고 지난 10년간 주가 움직임을 설명하기 어렵다. 반면, 영업활동현금흐름과 투자활동현금흐름을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납득이 된다.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투자활동현금흐름을 차감하는 방법은 잉여현금흐름(FCF)을 구하는 간단한 방식 중 하나다. FCF는 기업이 유보율을 높이거나 배당,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을 위해 쓸 수 있는 재원이다. 기업가치와 연관성이 높은 만큼 장기적으로 해당 기업이 보유한 재원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배치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지표다.

즉, CJ ENM은 자원 배분을 효율적으로 진행하지 못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CJ그룹에서 CJ ENM은 성장동력이자 CJ제일제당과 함께 주력 계열사로 꼽히지만 그 역할이 무색할 정도다.

CJ ENM 영업활동현금흐름 및 투자활동현금흐름(단위: 억원) 출처: 전자공시시스템이미지 확대보기
CJ ENM 영업활동현금흐름 및 투자활동현금흐름(단위: 억원) 출처: 전자공시시스템

미디어와 엔터 산업은 이익변동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CJ ENM이 미디어플랫폼, 영화드라마, 음악, 커머스 등 다양한 사업 분야를 영위하는 것도 이러한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일환이다.

그러나 다양한 기업들이 미디어(OTT 등)와 커머스에 뛰어들면서 CJ ENM은 위협을 받기 시작했다. CJ ENM 역시 셀 수 없이 수많은 기업들을 인수하고 신사업을 추진했지만 인정 받을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지난 2020년 하반기부터 CJ ENM은 그간 추진했던 ‘레버리지’ 성장 방식을 버리고 협업으로 전환했다. 특히 네이버와 손을 잡고 미디어, 콘텐츠, 물류 부문을 강화했고 심지어 티빙의 경쟁사인 넷플릭스에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 지분을 일부 매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조차 신통치 않았다. 커머스 분야는 쿠팡과 라이브커머스들의 난입이 시작됐고 OTT 부문 거대한 장벽이 넷플릭스를 좀처럼 뛰어넘기 어려운 상황이다. CJ ENM이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지만 실질적으로 ‘1인자’라고 불릴만한 곳은 없는 셈이다. 결국 모든 사업분야가 경쟁 심화 상태로 접어들고 그 지위를 위협받을 만큼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최근에는 빌리프랩 등 자산매각을 통해 현금확보와 구조조정에 주력하고 있다. 재무부담을 완호하고 성장을 위한 발판을 모색한다는 취지지만 그간 CJ ENM이 보여준 재원 배분 능력을 고려하면 그 기대는 크지 않은 상황이다.

CJ ENM 관계자는 "콘텐츠 산업이 전반적으로 큰 변화의 시기를 겪고 있다"며 "변화하는 과정에서는 조정작용이 수반되기 때문에 큰 호흡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직 전략적으로 큰 변화는 없지만 올해를 마무리한 시점에는 재정비 등을 통해 더 성장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성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sk1106@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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