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경영권 분쟁 가능성 시발점은 DB하이텍에서 비롯됐지만 정작 주가는 DB가 상한가를 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DB하이텍의 지난 2일 주가는 전일보다 2600원(4.28%) 오른 6만3300원에 장을 마쳤습니다. 이날 장중엔 오전 10시께 11% 가까이 올랐으나 이후 내림세를 계속해 4%대 상승에 머물렀습니다.
반면 DB의 2일 주가는 전일보다 상한가인 522원(29.86%) 오른 2270원에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DB는 이날 오전 10시 6분 상한가를 찍고 약간의 변동이 있었지만 장 마감까지 상한가를 유지했습니다.
DB하이텍은 유한회사 캐로피홀딩스 지난 3월 30일 DB하이텍 지분 7.05%(312만8300)를 갖고 있다고 공시한데 이어 KCGI가 주주서한을 공개하면서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KCGI는 캐로피홀딩스의 특별관계자입니다.
KCGI는 DB하이텍의 3대주주로 등극했고 보유지분은 국민연금공단이 갖고 있는 지분 7.94%(352만7202주) 수준과도 큰 차이가 없습니다.
KCGI는 “DB하이텍의 주주로서 회사의 지배구조 이슈로 기업가치가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는 현실을 두고만 볼 수 없다”며 “DB하이텍의 지배구조 개선을 이끌어낼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 주주서한 공개”라고 밝혔습니다.
KCGI의 주주서한에는 KCGI가 생각하는 좋은 지배구조의 모습과 DB하이텍의 저평가된 기업가치를 끌어 올리는 제안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증권가에서는 KCGI의 주주서한이 DB하이텍의 경영권 분쟁보다는 오히려 최대주주인 DB의 경영권 분쟁을 불러 올 수 있다는데 주목하는 분위기입니다.
KCGI는 주주서한에서 “DB그룹은 2022년 김준기문화재단을 통해 DB하이텍 지분을 150억원어치를 매수했는데 향후 경영권 분쟁에 대비해 지배주주를 지원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김준기 창업회장의 퇴사 및 김남호 회장의 책임경영 요구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정작 KCGI의 주주서한으로 시작된 경영권 분쟁이 DB하이텍보다 최대주주인 DB의 주가가 급등한 것은 이같은 시각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준기 창업회장은 지난해 12월 29일 DB 주식 864만4280주를 사들여 보유지분을 11.61%(2335만2761주)에서 지분 15.91%(3199주7041주) 늘렸다고 공시했습니다. 김준기 창업회장이 사들인 주식 수는 DB김준기문화재단이 보유한 주식 수와 같고 DB김준기문화재단의 보유주식은 그해 말 전량 매각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DB그룹의 김준기 창업회장은 지난 2017년 불미스러운 일로 경영 일선에서 불명예 퇴진한 후 지난 2021년 DB그룹 계열사에 미등기임원으로 복귀했습니다.
김준기 창업회장은 올해 3월 말 현재 DB 창업회장(경영자문)과 DB하이텍 창업회장(경영자문)으로 미등기임원을 맡고 있는 것으로 공시됐습니다.
김대성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kimds@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