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 거주지별 아파트 매매거래 통계를 분석한 결과 강남구의 지난 1분기 아파트 외지인 매입 비중이 26.6%를 기록해 서울 평균 25.8%를 웃돌았다. 지난 2월에는 10건 중 3건을 외지인이 사들였다.
올해 1분기부터 외지인 매입 비중이 늘기 시작했다. 여러 원인 중 정책 모기지가 큰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인다. 외지인의 거래가 많았던 아파트는 특례보금자리론 대출이 가능한 9억원 이하 소형이었다.
올해 1분기에 작년 동기 대비 18.5%포인트, 작년 4분기 대비 10%포인트 이상 외지인 비중이 증가했다. 지난 2월에는 외지인 매입 비중이 32.8%에 달했다.
강남구 개포동 성원대치2차(1758가구)와 수서동 신동아(1162가구) 아파트가 대표적인 단지였다. 1992년에 준공한 30년 된 단지들로 현재 각각 리모델링과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 아파트 전용면적 33.18㎡는 작년 9∼12월까지 넉 달간 거래량이 고작 3건에 불과했다. 정부가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 특례보금자리론 대출 도입계획을 발표한 올해 1월에 9건, 2월에 7건(계약일 기준)으로 거래가 크게 늘었다.
한국부동산원이 전용 33.18㎡ 가운데 2월 신고된 10건(1월 계약분 포함)의 계약을 살펴본 결과 이 중 50%인 5건을 외지인이 전세를 낀 갭투자 형식으로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4건은 서울 거주자가, 1건은 외국인이 매수했다.
이 아파트는 3월 들어 거래가가 9억원대로 올라 특례보금자리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최근 대출 금리가 최하 3%대로 떨어지면서 다른 주택형까지 꾸준히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인 아실의 통계를 보면 이 아파트는 올해 총 59건이 거래돼 대치동 은마아파트(51건)를 제치고 강남구에서 가장 많은 거래가 이뤄졌다.
수서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특례보금자리론 대출 시행 후 전세를 끼고 9억원 이하 아파트를 구입하려는 젊은 외지인들이 부쩍 늘었다”며 다만 “예년에 비하면 절대 거래량이 적기 때문에 외지인 거래가 조금만 늘어도 비중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HF)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특례보금자리론의 유효 신청 금액은 24조8677억원(10만6335건)으로 집계됐다. 올해 공급 목표(39조6000억원)의 62.8%가 판매됐다.
특례보금자리론도 우대금리 대상자는 연 3% 후반에 대출이 가능하고, 무엇보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을 받지 않으면서 최장 50년(만 34세 이하 또는 신혼부부)까지 장기 대출이 가능하다.
남상인 글로벌이코노믹 선임기자 baunamu@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