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이코노믹 편도욱 기자] 최근 금융당국의 ‘수주산업 회계투명성 제고방안’에 따른 건설사의 현장별 미청구공사 잔액 및 대손충당금 공시가 포함된 첫 분기보고서가 공시됐다.
이에 따라 어닝 쇼크를 기록한 삼성물산 뿐 만 아니라, 한화건설, SK건설 등 지주회사 내 건설사들의 주가가 요동치는 등 시장 불안이 증대되고 있는 상태다. 이에 글로벌이코노믹은 20일 해당 건설사들의 미청구 공사 리스크를 분석해 봤다.
공사미수금과 미청구공사는 미수채권으로 발주처에게 받아내야 할 비용이다. 매출채권(공사미수금)의 경우에는 발주처에게 이를 청구한 것이고, 미청구공사란 이를 청구하지 않은 상태를 표현하는 용어다.
공사대금을 청구하지 않은 이유는 다양하지만 가장 기본적으로 발주처의 공사비 지급일정이 오지 않아서 청구를 하지 못한 미청구액과 계약 외 공사를 진행해 발주처에게 청구를 할 근거가 확보되지 못한 경우로 나뉜다.
◆ SK건설, UAE 루와이스 프로젝트·사우디 와싯 프로젝트·투판벨리 프로젝트가 아킬레스 건
SK건설의 공사미수금은 9773억원, 미청구공사는 5430억원이다. 미수채권액이 가장 큰 현장은 국내현장으로 인천 SK SKY VIEW 신축공사 현장이다.
공사미수금이 3123억원으로 전체 미수총액의 20%에 이른다. 준공시점은 이 달로 준공이 임박한 상태다. 주택사업의 경우 입주에 임박해서 입주잔금을 시행사가 수취하기 전이므로 공사미수금이 크게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해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해외공사 중 미수채권액이 가장 큰 프로젝트는 UAE의 루와이스 정유공장 확장 프로젝트로 미수금액이 2838억원이다. 해당 금액은 원도급액 기준 11%, 도급잔액 51억8000만원 기준으로는 5476%에 달하는 상황이다. 즉 올해 말 프로젝트가 종료되는 데 미수금 및 미청구공사액이 여전히 상당한 비중으로 남아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같은 경우 미청구 공사액은 준공 시점에서 정산을 하게 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에 따라 해당 프로젝트의 미청구 공사 내역이 제대로 집행될지 여부에 관심을 쏟아야 할 필요가 있다.
이 외에도 투판벨리 프로젝트(2016년 12월 준공예정)의 미수금 총액이 1489억원, 포트 힐 프로젝트(2017년 6월 준공예정) 미수금 총액이 1218억원으로 도급 잔액 대비 부담이 큰 상태다.
올해 준공되는 프로젝트 중 사우디아라비아의 와싯(WASIT)가스전의 경우에는 3개 패키지 2조7800억원의 원도급액 중 2조6600억원의 기성을 인식했고, 도급잔액이 1232억만 남았다. 이 3 개 패키지의 미수금 총액은 748억원 수준이다.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기계적 준공 이후에도 성능이 발휘되고 발주처에게 인도가 되는 과정에서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하나금융그룹의 오진원 연구원은 "와싯 프로젝트가 실적 불확실성이 가장 큰 상태"라며 "하지만 관련 손실 상당부분을 기반영해 실적 악화 여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와싯 가스전은 황함유량이 높아 이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추가비용이 손실되며 관련 시공사들이 지속해서 손실을 기록 중인 악명높은 현장이다. 이미 SK건설은 과거 와싯가스전 관련 손실을 2013년에 선반영한 바 있다.
◆한화건설, 마라픽, 얀부 II 프로젝트 완공 여부가 관건
한화건설 또한 적지 않은 미수채권 총액을 보유하고 있다. 미청구공사액 5577억원, 공사미수금은 6843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이 안정적으로 수급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라크 비즈마야 주택도급사업이다. 이라크 비즈마야 사업의 미청구공사액은 3709억원, 미수금 3263억원에 달하는데 특정사유 발생시 해당 공사의 선수금 잔액 7981억원과 상계할 권리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해당 사업 위험도는 수면 아래에 있는 상태다.
이보다는 올해 6월말로 예정된 마라픽, 얀부 II 프로젝트 완공 여부가 핵심이다. 완공시 2분기 1회성 비용의 발생이 예상되고, 준공 지연시 지체 비용이 추가 발생할 수있다.
하나금융그룹의 오진원 연구원은 "이같은 위험은 미청구공사 잔액에 표기되지 않기에 정확히 추산할 수 없다"며 "마라픽, 얀부 II 프로젝트 모두 2013년, 2014년 납기 예정이었던 프로젝트로 완공시 추가 비용 관련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삼성물산, 사우디 라빅2 IPP프로젝트·카타르의 도하메트로 프로젝트가 핵심 쟁점 현장
삼성물산의 경우 1분기 실적발표에서 삼성물산은 공시기준 강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전 현장에서 추가 비용 3600억원을 반영했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의 1분기 말 기준 미청구공사 총액은 7295억원, 공사미수금은 5139억원에 달한다.
삼성물산의 쟁점 현장은 미수채권 합계액이 전체공사비의 20.8%인 사우디 라빅2 IPP프로젝트다. 라빅2 발전소는 미수채권 합계액도 2818억원으로 전체의 22.7%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두번째 현장은 UAE 원전으로 미수채권 금액은 2391억원으로 원도급액 대비 8.3%, 도급잔액 대비 24.3%로 요주의 현장이라 할 것이다. 현재까지 삼성물산이 UAE 원전에서 추가비용을 반영 한 적이 없는 상태다.
2분기 중 수주가 타절된 카타르의 도하메트로 프로젝트 역시 요주의 프로젝트다. 도하메트로 프로젝트의 미수채권 합계액은 459억원이다. 비중은 원도급액의 5.9%, 도급잔액의 8.0%이나, 5월에 수주가 타절됐다.
해당 프로젝트는 1분기 실적 발표시 이미 700억원의 비용을 반영하면서 손실을 현실화했다.
하나금융그룹의 오진원 연구원은 "앞으로 미수금 및 미청구공사액을 두고 발주처와 협상이 있어야 하며, 잠재 손실 가능성이 일부 있다고 판단된다"며 "1분기에 누적매출 2018억원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손실로 반영한 상황이므로 추가부실 여력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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