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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미·중 관세 유예 합의…‘시작이 반이다’

미국과 중국은 12일(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에서 고위급 협상을 벌인 뒤 관세율을 오는 14일부터 115%포인트(P) 인하하기로 합의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과 중국은 12일(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에서 고위급 협상을 벌인 뒤 관세율을 오는 14일부터 115%포인트(P) 인하하기로 합의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사진=AP/연합뉴스
미·중 양국이 일시적인 관세 인하에 합의했다. 90일간 미국과 중국이 상호 관세를 115%P씩 낮추기로 한 것이다. 4월 2일 트럼프 미 대통령의 상호 관세 발표 이전으로 회귀한 모양새다.
세계 1, 2위 경제 대국이 대화를 통해 무역 전쟁이 격화되는 것을 멈췄다는 데 큰 의미를 부여할 만하다. 희토류 수출 중단 등 미·중 간 무역 전쟁이 길어지면 세계 경제의 위기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틀간 협상에서 큰 진전을 이룬 것은 양국의 협상 태도였다. 미국은 펜타닐 밀수 등으로 인한 자국 피해를 부각했고, 중국도 대미 통상 마찰 확대를 원하지 않았다.

특히 중국 측 협상 대표인 허리펑의 유연한 스타일도 한몫했다. 류허에 이어 국무원 부총리가 된 그는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를 이끌며 중국 경제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한 인물이다. 그는 기존 협상단과 달리 막가파식 발언을 자제하고 미국과의 협력이 중국에도 이익이라는 원칙을 지켰다.
갈등은 당사자의 해결 의지에 따라 쉽게 해결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긴 셈이다. 양국 모두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도 조기 타결에 힘을 보탰다.

미국은 관세 전쟁 후 국채값이 폭락하고, 달러 가치 하락으로 기축통화국 지위마저 흔들리는 모습이다. 중국 경제 상황도 심각하긴 마찬가지다.

제조업 경기 하락세는 2년째 이어지고, 주택 등 건설 경기 침체로 인한 디플레이션도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우리 경제도 관세 전쟁의 영향권에 들어섰다. 5월 들어 10일까지 우리나라 수출액은 128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8%나 감소했다. 국내 요인도 있지만 글로벌 수출 여건이 악화된 탓이 크다. 그렇다고 미국·중국 이외 지역으로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기도 힘들다.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출 규제를 완화하고 제품의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를 늘려야 할 때다.

미·중 간 완전한 합의에 이르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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