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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아시아 환율 파동과 ‘보이지 않는 손’

1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증시와 환율 등을 모니터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32.15포인트(1.23%) 오른 2,640.57로 집계됐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1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증시와 환율 등을 모니터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32.15포인트(1.23%) 오른 2,640.57로 집계됐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 외환 시장에서 달러화 인기가 시들하다.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이후 나타난 약달러 기조에 대응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달러당 대만 달러 가치는 올해 들어 5월 초순까지 8.3%나 올랐다. 엔화(7.9%)·싱가포르 달러(5%)·원화(4.7%)·말레이시아 링깃(4.4%)·중국 위안화(0.8%)의 가치도 상승세다. 한마디로 아시아 투자자들이 달러화 약세에 불안감을 느껴 달러 보유분을 매도하고 있다는 의미다.

약달러를 원하는 트럼프 정부로서는 환영할 일이다. 달러 약세를 통해 무역 적자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란 보고서의 내용대로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할 수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하는 이유다.

문제는 미국과 환율 협의 중인 한국의 대비책이다. 첫 관문은 이달에 발간되는 미국의 환율 보고서다. 한국은 지난해 11월에 이어 2회 연속 환율관찰 대상국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관찰 대상국 지정 요건은 150억 달러 이상의 무역수지 흑자와 GDP 3%를 넘는 경상수지 흑자 국가다.
미국은 통상 협상 때 환율 문제를 매우 중시한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2018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에서도 환율 문제를 제기했었다.

이번 실무 협의에는 환율이 공식 의제로 올라와 있다. 따라서 미국이 환율 절상 압력을 공격적으로 가할 것으로 보인다. 대미 무역수지 증가와 환율 조작은 무관하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에 동의할지는 미지수다.

최근 원화 가치 급등락은 비상계엄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에다 트럼프 행정부 관세 정책의 결과다. 그동안 환율 안정을 위해 국민의 노후 자금인 국민연금까지 동원해가며 하락을 막은 과정도 설명해야 한다.

무역수지 적자 개선을 위해 각국에 달러 약세를 유도할 조치를 요구하는 미국에 대응할 유용한 카드인 셈이다. 미국의 목표는 환율을 지렛대로 다른 분야의 양보를 끌어내려는 데 있다.
어려운 문제는 차기 정부로 미루는 전략도 활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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