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올해 첫 통화정책이사회에서도 정책금리를 0.25%p 인하했다.
네 차례 연속 금리를 인하할 만큼 유로권 20개국의 경기회복이 급하다는 신호다. 이에 따라 예금금리가 연 2.75%로 내리는 등 기준금리(2.90%), 한계대출금리(3.15%) 등 3대 금리 모두 하락했다.
ECB는 지난해 6월 정책금리를 0.25%p씩 내리며 1년 11개월 만에 통화정책 방향을 전환한 뒤 7월에 한 차례 금리를 동결했으나 이후 네 차례에 걸쳐 총 1.25%p 내렸다.
ECB의 금리 인하로 미국과의 금리 격차는 상단 기준 1.75%p까지 벌어졌다. 전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연 연준(Fed)이 견고한 고용지표 등을 근거로 기준금리를 4.5%로 동결했기 때문이다.
연준은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요구에도 불구하고 높은 물가 수준을 이유로 금리를 동결하며 독립적인 통화정책 의지를 분명히 했다.
미국 경제가 강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연준의 금리 동결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유로존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다. 유로존을 이끄는 독일과 프랑스의 성장률은 각각 마이너스 0.2%와 마이너스 0.1%를 기록했다.
특히 트럼프의 관세 부과 정책이 현실화되면 유로존 경제에 추가 타격도 불가피하다. ECB도 금리 인하로 실질 소득과 수요 증가에 따른 경기회복 효과를 기대 중이다. 시장에서 올해 3월부터 정책금리를 총 0.7%p 인하할 것으로 보는 이유다.
부진한 내수경기를 부양해야 하는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에 주는 시사점이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두 달간 국내 경기 흐름을 보면 회복 중이란 진단에서 하방 우려를 거쳐 하방 압력 증가로 확 바뀐 모양새다.
한은도 이 기간 경제 성장률에 0.4~0.5%p 하방 요인이 있는 것으로 진단했을 정도다. 트럼프 변수가 한국 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전에 경기 부양을 위한 정책을 펼치는 게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