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이 인도 벵골만에 접한 오디샤주에 일관제철소 건설을 다시 추진 중이다. 지난 2005년 120억 달러를 투자해 광양제철소 규모로 건설하려다 무산된 곳이다.
당시 인도 최대의 외국인 투자로 중앙정부와 양해각서(MOU)까지 체결했으나 현지 주민 반대로 10년 이상 표류하다 2017년 포기한 프로젝트다. 포스코가 7년 만에 재도전에 나선 것은 인도의 시장 잠재력과 철강 수요를 겨냥한 결정이다.
14억 인구를 가진 인도의 2030년까지 연평균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6.7%다.
인도의 철강 수요는 연평균 7%씩 증가해 2030년 1억9000만t에 이른다는 게 철강분석기관 WSD의 예측이다. 세계 2위 조강 생산국인 인도는 연산 1억2000만t인 생산능력을 3억t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특히 인도의 자동차 강판과 건설용 철강재 수요 증가는 가파르다. 포스코가 인도 서부 마하라슈트라에 운영 중인 연산 180만t 규모의 냉연 도금 공장의 매출도 3년 새 7배로 늘었을 정도다.
포스코는 인도 1위 JSW그룹과 일관제철소를 합작 건설하는 프로젝트 외에도 2차전지 소재와 재생에너지 등의 사업도 벌이기로 했다.
2차전지 소재 분야에서는 JSW그룹과 함께 밸류체인에 공동 투자를 통한 기술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합작 일관제철소에 공급할 재생에너지 사업도 벌이기로 한 상태다.
철강 경쟁력 재건을 목표로 내건 포스코그룹이 고성장·고수익을 내는 해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결심을 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하지만 인도는 투자를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되는 나라다. 인도의 국민기업으로 통하는 타타그룹도 오디샤 지역에 자동차 공장을 지으려다 좌절을 맛봤다. 공장 건설로 땅값이 폭등하자 추가 보상을 요구하는 바람에 결국 타 지역으로 공장을 옮긴 사례다.
포스코와 비슷한 시기에 제철소 건설을 추진하던 아르셀로미탈도 중도에 하차하는 아픔을 겪었다.
중앙정부도 해결하지 못하는 인도시장 특성을 간과해선 안 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