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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한강의 펜이 쓴 기적 그리고 희망

강헌주 기자

기사입력 : 2024-10-11 10:07

일본 주요 조간신문이 11일 한국 작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1면에 다뤘다. 일본 언론은 한강이 아시아 여성 중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는 점을 집중 조명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주요 조간신문이 11일 한국 작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1면에 다뤘다. 일본 언론은 한강이 아시아 여성 중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는 점을 집중 조명했다. 사진=연합뉴스
10일 오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 현장이 잠시 멈춰 섰다.

냉랭한 분위기 속에서 펼쳐지던 질의응답이 중단되고, 신정훈 위원장의 제의로 여야 국회의원들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보내는 진풍경이 연출된 것이다. 바로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평소 정치적 이해관계로 첨예하게 대립하던 여야 의원들이 한마음으로 축하를 보내는 모습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문화의 힘이 정치적 갈등을 넘어 국민을 하나로 만들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강의 수상은 단순한 개인의 영예를 넘어 한국 문화의 위상을 높이고 국민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었다. 이는 정치가 국민의 삶과 직결된 문화예술 분야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함을 증명했다.

사실 한강의 노벨상 수상은 국내 언론조차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한국 문학은 노벨상을 받기까지 아직 번역 등의 많은 장벽이 존재하고, 유럽과 미국의 유력한 후보가 있었고, 같은 아시아권인 중국의 찬쉐나 일본의 무라카미 하루키에게 순위가 뒤졌다.

그러나 스웨덴 한림원의 선택은 한강이었다. 10일 한림원 내 노벨위원회의 안데르스 올손 의장은 수상자 선정 기자회견에서 "역사의 상처를 마주 보고 인간 삶의 취약함을 그대로 드러내는 작가의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며 멋진 문학적 수사로 한강을 칭찬했다.
올손 의장은 이어 한강의 작품에 대해 "역사의 상처와 맞서고 있으며 각 작품마다 인간 삶의 부서지기 쉬운 취약함을 그대로 드러낸다. 특히 작가는 몸과 마음, 산 자와 죽은 자가 서로 연결된다는 독특한 의식을 가지고 있으면서 시적이고 실험적인 스타일을 통해 현세대의 산문을 혁신하는 작가가 되었다"고 덧붙였다. 한림원은 우리의 걱정과 달리 한강에 대해 정확하게 분석하고 있었다.

한 외국 문학평론가는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은 K팝이 세계 음악 시장을 강타했던 것처럼, 한국 문학이 세계 문학계를 뒤흔들 새로운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한국 문학이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앞으로 더욱 큰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한강의 노벨상 수상은 단순히 개인의 영예를 넘어 한국 문화의 위상을 드높이고 세계적인 관심을 집중시키는 계기가 됐다.
특히 넷플릭스 '흑백요리사'와 같은 콘텐츠의 성공은 K문화의 다양한 분야에서의 가능성을 보여주며, 한국 문화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넷플릭스 '흑백요리사'는 독특한 영상미와 스토리텔링으로 전 세계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흑백 영상과 미니멀한 연출이라는 독특한 시각적 경험을 제공하며, 전 세계 시청자 수 1억 명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는 단순히 한 프로그램의 성공을 넘어 한국 음식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었다.

'흑백요리사'의 성공은 한국 음식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이는 K팝, K드라마에 이어 K푸드가 새로운 한류 콘텐츠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과 넷플릭스 '흑백요리사'의 성공은 한국 문화의 위상을 높이고, 한국 문화 산업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건이다.

앞으로도 한국 문화는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문화 시장을 선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K콘텐츠의 잇따른 성공으로 국민들의 자긍심은 높아졌지만 갈수록 생기를 잃어가는 한국 경제를 생각하면 걱정이 앞선다. 한강의 노벨상 수상을 계기로 경제도 힘을 얻어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일으키길 기대해본다.


강헌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emosu@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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