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당 엔화는 지난주 사흘간 4엔 오르며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뉴욕 외환시장 환율을 보면 지난 주말 달러당 142.27엔을 기록했다. 7월 초에 달러당 160엔을 넘으며 3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엔화와 다른 모습이다.
이후 두 달간 엔화는 16엔이나 올랐다. 미국의 대형 헤지펀드였던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의 파산사태 당시인 1998년에 25엔 상승한 이후 최대 폭이다.
닛케이 통화지수를 봐도 엔화 가치가 같은 기간 9%나 상승했다.
달러 약세에다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정책 추진에 따른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등이 겹친 결과다.
일본 기업이 해외에서 번 자금을 국내로 다시 돌려보내는 것도 엔화 강세 요인이다. 일본 기업이 해외에 보유하고 있는 외화를 본국으로 들여가면 외화 매도와 엔화 매수라는 자금 흐름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헤지펀드 등 투자기관의 엔화 매도도 멈춘 상태다.
헤지펀드의 엔화 매도 중지는 2022년 3월 미 금리 인상 이후 처음이다.
일본 기업이 자사주 매입과 배당 등 주주환원을 적극 추진하는 것도 엔화에 영향을 주고 있다.
엔화 자금 수요가 늘어나면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하거나 송금액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게 엔화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는 구조다.
해외 채권을 많이 보유한 일본 생명보험사들도 환헤지에 나서는 추세다. 외국 채권을 보유한 상태에서 엔화 가치가 상승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환차손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다.
해외 자금의 일본 투자와 기업 인수 움직임은 향후 엔·달러 환율을 결정할 변수다. 캐나다 거대 소매업체가 일본 지헤이홀딩스를 5조 엔에 인수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일본은행이 12월 추가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크다. 엔 강세로 인한 달러 약세는 미국 증시에도 악재다. 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미국 주식에 투자하던 게 방향을 바꿀 게 확실하기 때문이다.
중국 위안화도 강세로 전환했다. 글로벌 자금 흐름에 민감해져야 할 시점이다.
김종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85kimj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