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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美 규제 속 中 낸드팹 고도화하나…장비 반입이 변수

공정 세대 전환 시 웨이퍼당 비트 생산 30~50% 증가
고적층 식각·증착 설비 확보 관건…美 연간 승인에 투자 불확실성
SK하이닉스의 중국 다롄 낸드플래시 생산시설 전경. SK하이닉스는 미국 정부와 협의하며 현지 공장에 반도체 생산장비를 설치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이미지 확대보기
SK하이닉스의 중국 다롄 낸드플래시 생산시설 전경. SK하이닉스는 미국 정부와 협의하며 현지 공장에 반도체 생산장비를 설치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의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 속에서도 중국 낸드플래시 공장의 고적층 공정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웨이퍼 투입량을 늘리지 않고도 비트 생산량을 확대해 원가 경쟁력을 높이려는 움직임이다. 다만 적층 단수가 높아질수록 고성능 장비가 필요해 미국 정부의 반입 허가가 전환 속도를 좌우할 전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 공장의 200단 안팎 낸드 공정을 286단 9세대(V9)로 전환하는 작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안 공장은 삼성전자 전체 낸드 생산의 약 40%를 담당한다. SK하이닉스도 중국 다롄 공장에서 192단 낸드를 240단 이상으로 고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인 계획은 지난 21일 로이터통신이 보도했으며 양사의 전환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낸드는 메모리 셀을 수직으로 쌓는 구조로, 적층 단수를 높이면 같은 웨이퍼에서도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공장 규모를 늘리지 않고 비트 기준 생산량을 확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생산능력을 통상 웨이퍼 투입량으로 산정하는 것과 달리 실제 생산 가능한 저장 용량은 증가하는 구조다.

손인준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공정 세대 전환이 동일한 생산능력에서 물량 확대와 원가 절감을 가능하게 하는 투자라고 설명했다. 세대에 따라 웨이퍼당 비트 생산량이 통상 30~50% 증가하며 시안과 다롄 공장에도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는 일반적인 세대 전환 효과로, 실제 공장별 생산량 증가율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문제는 공정 전환에 필요한 장비 확보다. 노광·세정 등 일부 기존 설비는 재활용할 수 있지만 적층 단수가 높아지면 반도체 내부에 깊고 좁은 구멍을 뚫는 고종횡비 식각 공정의 난도가 올라간다. 식각과 하드마스크 증착, 정밀 계측 장비 등의 교체나 성능 개선이 필요한 구간이 생긴다.

반도체 장비업계 관계자는 기존 장비로 공정 전환이 가능하더라도 식각·증착 시간이 늘어나 처리량이 감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적층 공정을 여러 단계로 나누면 신규 장비 도입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공정 복잡도가 높아져 수율과 원가에 불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 설비의 개조와 부품 교체 과정에서도 수출통제 대상 장비나 기술에 대한 허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미국 정부의 장비 수출 규제는 이 같은 전환 투자의 변수다.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지난해 중국 공장에 적용되던 검증된 최종사용자(VEU) 지위를 철회했다. 양사는 올해 장비 반입을 위한 연간 허가를 받았지만 미국은 기존 시설 운영과 기술 고도화·생산능력 확대를 구분해 허가하겠다는 방침이다. 고적층 전환에 필요한 장비가 어느 범위까지 승인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SK하이닉스는 다롄 공장과 관련해 미국 정부와 협의하면서 장비를 설치 중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업체의 추격도 부담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중국 낸드 시장에서 YMTC 점유율은 38.5%로 삼성전자(33.5%)를 앞섰다. 손 애널리스트는 장비 반입 허가 절차가 전환 투자 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기존 중국 공장은 유지하되 향후 증설은 국내와 미국 등에서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다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h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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