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SK텔레콤 경영진 동석…HBM·AI 통신 인프라 협력 주목
황 CEO "올 하반기·내년 더 큰 성장 준비…내일 발표 있을 수도"
황 CEO "올 하반기·내년 더 큰 성장 준비…내일 발표 있을 수도"
이미지 확대보기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틀 만에 다시 만나 인공지능(AI) 반도체와 통신 인프라 협력을 둘러싼 밀착 행보를 이어갔다.
황 CEO와 최 회장은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깐부치킨 삼성점에서 회동했다. 황 CEO가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 경기 시구를 마친 뒤 삼성동으로 이동하면서 두 사람의 2차 만남이 성사됐다.
이번 만남은 지난 5일 서울 홍대 인근에서 이뤄진 회동 이후 이틀 만이다. 당시 두 사람은 소맥을 곁들인 만남을 가졌고, 이날은 치킨과 맥주를 앞에 두고 다시 마주 앉았다.
현장에는 SK그룹 주요 경영진이 함께했다. 최 회장을 비롯해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김주선 SK하이닉스 AI인프라담당 사장, 정재헌 SK텔레콤 사장, 정석근 SK텔레콤 AI CIC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 등이 자리했다. 엔비디아 측에서는 황 CEO와 제프 피셔 엔비디아 수석부사장, 황 CEO의 장녀인 매디슨 황 엔비디아 수석이사 등이 참석했다.
양측 핵심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이면서 회동은 단순한 친교 자리를 넘어 SK와 엔비디아의 AI 협력 구도를 보여주는 장면으로 주목받았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AI 가속기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의 핵심 공급사로 꼽힌다. SK텔레콤은 AI 데이터센터와 통신 인프라 분야에서 엔비디아와 접점을 넓히고 있다.
황 CEO는 현장 취재진과 만나 SK하이닉스와의 협력 확대를 강조했다. 그는 "올해 SK하이닉스와 매우 큰 한 해를 보냈고 올 하반기와 내년에는 더 큰 성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지 확대보기황 CEO는 엔비디아가 최근 베라 루빈 AI 슈퍼컴퓨터와 베라 CPU, 새 PC 플랫폼, 로봇용 프로세서 젯슨 토르 등을 선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AI 슈퍼컴퓨터부터 CPU, 새로운 PC, 로봇까지 여러 산업 전반에서 협력하고 있다"며 "우리는 계획을 세우기 위해 이곳에 왔고 내일 몇 가지 발표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통신 분야 협력 가능성도 언급했다. 황 CEO는 통신사가 핵심 파트너로 떠오르는 이유와 관련해 "미래의 통신 네트워크는 AI 슈퍼컴퓨터를 점점 더 많이 포함하게 될 것"이라며 "오늘날 통신망은 비트를 위한 것이지만 미래에는 AI를 위해서도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AI 시대를 위해 통신 네트워크를 재창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SK텔레콤 경영진이 회동에 함께한 배경과 맞물려 AI 데이터센터와 통신 인프라 협력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HBM 수요 확대에 대한 발언도 나왔다. 황 CEO는 현장에서 "More HBM"을 외쳤고, 한국 기업들이 AI 시대를 함께 만들어가는 파트너라는 취지로 답했다. 그는 메모리 공급 부족과 관련해서도 수요가 워낙 크기 때문에 웨이퍼와 패키징, 실리콘 포토닉스, 케이블 커넥터 등 공급망 전반에서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 흐름이 수년간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날 회동 장소는 지난해 10월 황 CEO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만난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당시 '깐부 회동'으로 화제가 됐던 테이블에는 삼성, 현대차, 엔비디아 명패가 남아 있었다. 최 회장은 이날 해당 테이블에 자신의 서명을 남기며 SK와 엔비디아의 접점을 상징하는 장면을 만들었다.
회동은 치킨집 특유의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후라이드 치킨과 맥주를 곁들였고, 현장에서는 소맥과 러브샷이 오가며 화기애애한 장면도 연출됐다. 황 CEO는 시민들의 사진과 사인 요청에 응하며 친근한 모습을 보였고, 회동 비용은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계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지 확대보기하지만 회동의 의미는 가볍지 않다.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수요 확대는 HBM 공급망의 중요성을 키우고 있고, SK하이닉스는 이 공급망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여기에 SK텔레콤의 AI 데이터센터와 통신망 사업이 더해지면서 SK와 엔비디아의 협력 범위는 반도체를 넘어 인프라 영역으로 넓어지는 흐름이다.
황 CEO는 삼성과의 접점도 언급했다. 그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이번 방한 기간 만나지 못한 데 대해 이 회장이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자신을 찾아왔고 함께 저녁을 했다고 설명했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과의 회동 여부에 대해서도 만남을 기대하고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
황 CEO는 오후 7시54분께 먼저 자리를 떠났고, 이후 최 회장과 일부 참석자들은 현장에 남아 대화를 이어갔다. 회동 말미에는 정재헌 사장이 현장에서 "See you tomorrow"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황 CEO와 최 회장이 참석하는 미디어 질의응답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현장에서는 엔비디아와 SK의 협업 관련 설명과 질의응답이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틀 만의 회동에 이어 후속 일정까지 예정되면서 엔비디아와 SK그룹의 협력 행보에도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치킨집에서 시작된 장면은 가벼웠지만, 그 안에서 확인된 메시지는 HBM과 AI 인프라, 통신망으로 이어지는 산업 협력의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