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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새중심 K산업] 美 MASGA 프로젝트 개시…K조선·방산이 전략 축으로 부상

반중·동맹 중심 공급망 이동 가속…미국이 한국 조선업에 주목한다
고난도 함정·친환경 선박 기술력 부각…한국 기업 전방위 확장
MASGA로 북미 협력 기회 급증…한화·HD현대 대규모 투자도 가세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한화 필리조선소 4번 독에서 국가안보 다목적 선박 건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한화오션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한화 필리조선소 4번 독에서 국가안보 다목적 선박 건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한화오션
미국이 해군 조선 인프라를 재건하는 마스가(MASGA)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하면서 글로벌 조선·방산 공급망이 다시 짜이고 있다. 북미와 유럽이 해군력 강화와 함정 생산 역량 회복에 나서며 한국 조선업이 전략적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 공급망 축이 '중국 중심'에서 '동맹 중심'으로 이동했고, 고부가 선박 건조 기술과 스마트 생산 역량을 갖춘 국내 조선·방산 산업의 수혜가 뚜렷해지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 조선업계는 마스가를 계기로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마스가는 단순한 현대화 사업이 아니라 미국 해군 전략과 직결된 인프라 프로젝트다. 미국은 노후 시설과 인력 부족, 낮은 생산성 등으로 함정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해 한국 조선업과의 협력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HD현대·한화오션·삼성중공업은 군수지원함·잠수함 등 고난도 선박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자동화·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 조선소 역량도 강점으로 꼽힌다.

방산 분야에서도 한국 기업의 입지는 확대되고 있다. 한화오션은 잠수함·함정 분야에서 미국·유럽·동남아와 협력을 넓히고 있으며, HD현대는 특수선과 보조함정 분야에서 북미 프로젝트 진입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글로벌 군수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기술력과 납기 대응력을 갖춘 한국 방산의 경쟁력은 기존 방산 강국 대비 확실한 우위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기술과 생산 속도를 동시에 제공할 수 있는 드문 파트너"라고 말했다.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도 공급망 이동이 본격화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 규제 강화로 △메탄올 △암모니아 △액화천연가스(LNG) 등 연료 전환 선박 발주가 급증하며 한국 조선업의 우위가 강화되고 있다. 고성능 엔진, 연료 공급 시스템, 자동화 기술 등 고부가 기자재 시장도 한국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빨라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견·중소 기자재 기업까지 글로벌 공급망에 동반 진입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한화그룹과 HD현대그룹은 향후 5년간 각각 11조 원, 15조 원을 국내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두 그룹 모두 조선·방산·해양·에너지 인프라를 강화해 동맹 중심 공급망 재편에 선제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 이번 투자는 생산 역량·기술 역량·인력 생태계를 동시에 확장하는 실질적 '체질 강화'로 평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조선·방산이 맞이한 시점을 '10년 만의 전략창'이라고 본다. 공급망이 비용 경쟁을 넘어 안보와 동맹을 기준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한국의 기술 우위와 생산 속도가 더욱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력 부족, 지역 생산 편중, 장기 프로젝트 리스크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글로벌 공급망 대전환이 본격화된 만큼 조선·방산 산업의 구조적 경쟁력 강화가 향후 시장 주도권을 좌우할 전망이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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