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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美 러시에 국내 투자 감소 우려…“韓 글로벌 공급망 거점 돼야”

美 공장 짓는 삼성·SK, 추가 투자 검토 가능성
韓 경영 불확실성도 한몫…'글로벌 스탠더드' 맞춰야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짓고 있는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공장의 전경.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짓고 있는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공장의 전경. 사진=삼성전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대미(對美) 투자 승부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족시킬 ‘모범 답안’으로 부각되면서 국내 투자가 줄고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이 상대적으로 약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을 글로벌 공급망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고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각하는 대책과 함께 한국의 경영 환경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의 대미 투자 발표로 삼성과 SK, LG 등 미국에 생산시설 투자를 해온 국내 기업들의 추가 투자 가능성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 시각)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정 회장을 향해 “현대차는 관세를 안 내도 된다”며 흡족한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 행정부가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확정된 반도체법·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을 재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내면서 이미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트럼프 행정부에 ‘추가 선물’을 내놔야 할 상황이다.

대미 투자 확대로 국내 투자가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현대차그룹도 이를 의식한 듯 올해 초 국내에 역대 최대인 24조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을 강조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기업은 수익을 낼 수 있는 곳을 따라가지만, 국가는 따라가지 못한다”며 “한국 기업이 미국 중심 밸류체인을 강화하는 과정에 참여하면 그만큼 국내 생산과 투자를 못 늘릴 뿐만 아니라 연구개발이 감소하고 인재 유출도 발생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결국 트럼프발(發) 무역 파고를 넘는 근본 해법을 찾으려면 한국 경제라는 체제를 국내 중심으로 보는 시선을 탈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강성 노조와 고임금 등 경영상 고민 때문에 한국 기업들이 미국뿐만 아니라 동남아 등 제3국을 대체지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며 “한국 기업이 미국 등 해외로 빠져나가며 국내 경제 생산성이 떨어지는 문제를 해결하려면 글로벌 공급망의 주요 거점 중 하나를 한국으로 둘 만한 경영 환경을 정부와 기업이 마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실장은 “미·중 패권 전쟁의 파고에서 국내 경제를 지켜야 한다거나 기존 전통산업과 미래산업 간 경쟁 구도에 머무르는 ‘시대착오적’ 논의 대신 한국도 글로벌 경제의 일원이라는 전제 아래에서 성장 동력을 어떻게 확보할지 고민해야 한다”며 “기술 교류나 규제 완화, 법인세 혜택같이 한국의 매력적 투자 요인을 만들고, 한국에 투자해도 글로벌 경영 스탠더드에 맞게 기업 운영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승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rn72benec@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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