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14일 미래 경쟁력 강화 위해 유상증자 추진
미국 합작 법인, 전고체 배터리 개발 등에 자금 투입
"주주들과 직접 소통해 떨어진 신뢰 회복 나서야 해"
미국 합작 법인, 전고체 배터리 개발 등에 자금 투입
"주주들과 직접 소통해 떨어진 신뢰 회복 나서야 해"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가 지난 14일 발표한 유상증자를 두고 시장 내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소액주주들 사이에서 이번 유상증자를 두고 날 선 비판이 오가고 있다. 일부 주주들은 유상증자 반대 트럭 시위를 준비하고 있다. 유상증자는 기업이 자본금을 늘리기 위해 주식을 발행하고 그 주식을 투자자에게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미래를 준비하겠다는) 삼성SDI의 입장은 이해가 가지만 주가가 너무 떨어졌다. 지난해 이맘때 40만원이었던 것이 지금은 20만원으로 반토막 났다"며 "주가가 조금이라도 좋을 때 (유상증자를) 했으면 좀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하고 주주들의 비판도 크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삼성SDI는 2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한 바 있다. 회사 측은 유상증자 배경에 대해 미래 경쟁력 강화와 중장기 성장 가속화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속내를 보면 다르다. 삼성SDI가 유상증자에 나선 것은 캐즘으로 판매가 줄며 실적이 악화해 투자 자금 조달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회사는 지난해 매출 16조5922억원, 영업이익 3633억원을 실현했다. 전년보다 각각 22.6%, 76.8% 줄었다. 전체 차입금에서 현금·현금성 자산을 뺀 순차입금도 1년 만에 약 6조원이 늘었다. 돈을 벌지 못하는 상황에서 빚만 늘어난 셈이다.
전문가들은 회사가 적극적으로 주주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만약 주주들의 반발이 계속될 경우 지난해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주주들의 반발로 무산됐듯 이번 삼성SDI의 유상증자도 추진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유상증자는 미래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부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며 "생산량 확대, 전고체 배터리 투자를 위해 재무 여력을 확보하는 것은 방향성 측면에서는 옳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주주들 대다수가 회사 성과에 대해 실망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일수록 투자 자금이 지금 필요한 이유를 주주들과 직접 소통해 떨어진 신뢰를 회복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