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삼성 신형 엑시노스, 퀄컴 대안 될 수 있을까

삼성전자 갤럭시 S 3 스마트폰의 회로 기판에 있는 엑시노스 4 쿼드. 사진=위키피디아 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 갤럭시 S 3 스마트폰의 회로 기판에 있는 엑시노스 4 쿼드. 사진=위키피디아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 S24’ 시리즈가 공식 출시를 코앞에 둔 가운데, 2년 만에 갤럭시 S시리즈에 탑재되는 삼성의 자체 칩 ‘엑시노스 2400’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엑시노스는 삼성이 2011년 첫선을 보인 이후 꾸준히 자체 개발을 계속해온 스마트폰용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브랜드다. 불과 몇 년 전까지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 시장에서 퀄컴의 ‘스냅드래곤’ 시리즈와 경쟁하며 고급형 AP의 쌍두마차로 시장을 견인하고 있었다.

하지만 2021년 갤럭시 S22에 탑재돼 선보인 ‘엑시노스 2200’이 전작 대비 발열·소비전력 등이 나아지지 못한 데 이어, 일정 온도 이상에서 성능을 강제로 낮추는 ‘게임최적화(GOS)’ 기능까지 논란을 일으키면서 퀄컴에 주도권을 내줬다.

이후 2022~2023년 출시된 갤럭시 스마트폰에 퀄컴 칩만 탑재되자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이 엑시노스 시리즈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왔다.
하지만 삼성은 지난해 10월 신형 엑시노스 2400을 발표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삼성전자 발표에 따르면, 전작인 ‘엑시노스 2200’ 대비 중앙처리장치(CPU) 성능은 1.7배, 인공지능(AI) 연산 속도는 14.7배 향상되는 등 모든 면에서 대폭 개선됐다.

특히 지난 9일(현지 시간) 유출된 ‘긱벤치’의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엑시노스 2400을 탑재한 것으로 추정되는 신형 갤럭시 스마트폰의 테스트 점수는 싱글 2193점·멀티 6895점으로 나왔다. 이는 퀄컴의 최신 ‘스냅드래곤 8 gen3’에 거의 근접한 수준이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삼성이 신형 갤럭시 스마트폰에 엑시노스를 다시 탑재한 것을 두고 퀄컴을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발로’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다만, 이번 엑시노스 2400과 이를 탑재한 갤럭시 S24 시리즈가 별 탈 없이 준수한 성능을 보여주더라도 기존 퀄컴 칩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먼저 엑시노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이미지부터 개선해야 한다. 앞서 엑시노스 2200과 이를 탑재한 갤럭시 S22의 각종 이슈 그리고 2년간의 공백은 소비자들에게 엑시노스가 퀄컴 스냅드래곤보다 ‘한 수 아래’ 제품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남겼다. 일반 소비자 입장에선 충분히 검증된 퀄컴 칩을 두고 2년 만에 선보인 신형 엑시노스를 탑재한 갤럭시폰을 선뜻 고르기는 쉽지 않다.

또 하나의 이유는 삼성과 퀄컴의 미묘한 관계다. 사실 퀄컴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스냅드래곤 칩을 거의 삼성 파운드리를 통해 생산해온 중요 고객 중 하나다. 비록 최근 2년 동안 TSMC에 최신 칩을 위탁생산하긴 했지만, 삼성의 첨단 공정 기술이 안정화되고 수율(양품 비율)만 보장되면 가장 먼저 삼성 파운드리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그뿐만이 아니다. 양사는 과거 CDMA 기반 2G 통신 시절부터 다방면으로 협력해온 오랜 동맹관계인데다 ‘애플’이라는 강력한 공통의 적을 눈앞에 두고 있다. 돈독한(?) 관계 유지를 위해서라도 갤럭시폰 일부에 퀄컴 칩을 탑재하는 것은 앞으로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