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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러시아 공장 러시아 기업에 매각 추진

현대차 러시아 공장 전경. 사진=현대차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차 러시아 공장 전경. 사진=현대차
현대차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가동을 중단한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러시아 기업에 매각할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25일(현지시간) 리아노보스티통신에 따르면 데니스 만투로프 러시아 산업통상부 장관은 조만간 결론이 나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러시아 공장 준공 13년 만에 현지 생산을 접는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러시아 정부가 현대자동차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러시아 기업이 인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데니스 만투로프 장관은 이날 카자흐스탄 이노프롬 산업전시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현대차 (공장) 인수와 관련해 이미 모든 결정을 내렸다"며 "적어도 회사 측이 직접 밝힌만큼 조만간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산업통상부는 이달 중 현지 자동차 업체 아브타토프가 제안한 '현대차 공장 생산 현지화 방안'에 대한 평가를 실시할 것으로 예상돼왔다. 아브타토프는 지난 7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현대차 공장에서 가스 엔진을 생산하는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

현대차는 "러시아 공장과 관련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놓고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원론적 입장만 내놨지만, 산업정책을 담당하는 러시아 중앙정부 고위 관료가 공장 매각이 임박했다는 취지로 공개언을 한 만큼 실제 이 같은 결과로 이어질지에 관심이 쏠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현지 생산 중단 위기


현대차는 러시아 시장에서 오랜 역사와 성공적인 사례를 가지고 있다. 2007년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2010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준공한 이후, 현지 맞춤형 소형차 쏠라리스와 소형 SUV 크레타 등을 생산하며 판매량 점유율 3위권대 업체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2020년에는 GM의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인수하여 러시아 현지 생산 능력을 강화하였다. 현대차는 러시아 기후 특성과 고객의 니즈를 반영한 차량을 제공함으로써 러시아 시장에서 높은 인지도와 만족도를 얻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국제사회의 제재로 인해 부품 공급이 어려워지고, 경제 위기로 인해 수요가 급감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2022년 3월부터 러시아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현대차의 러시아 판매량도 크게 감소했다. 유럽비즈니스협회(AEB)의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의 러시아 판매량은 2021년 23만4천대에서 2023년 8월에는 6대로 급감했다. 현대차는 러시아 시장에서 도요타, 르노 등 다른 글로벌 기업들보다 높은 점유율과 존재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지정학적 위기 상황에서도 철수를 쉽게 결정하지 못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분석한다.

◇현대차, 러시아 공장 매각 후 2년 내 되살 수 있는 바이백 옵션 검토


현대자동차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러시아 기업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러시아 산업통상부 장관은 러시아 기업이 공장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으며, 현대차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놓고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공장 매각 후 2년 안에 되살 수 있는 바이백 옵션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가 언제 해소될지 알 수 없다는 점이 최대 변수로 지목된다.

러시아 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자국에서 철수하는 외국 기업 자산을 강제로 국유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러시아 생활용품 업체인 아르네스트는 최근 네덜란드 맥주회사 하이네켄의 러시아 사업 부문을 단돈 1유로(약 1424원)에 인수했다.

현대차는 러시아 공장을 매각하더라도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재진출을 검토할 수 있는 옵션을 남겨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쟁으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현대차의 재진출은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홍정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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