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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 HD현대 사장 “세계 첫 메탄올 추진 컨선, 탄소중립 향한 이정표”

현대미포조선 건조 ‘로라 머스크호’ 명명식 참석
‘해운의 새 시대’ 여는 의미 담아 선주사서 개최
머스크·MAN ES 찾아 ‘친환경 신기술’ 협력 논의
14일(현지시각)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로라 머스크호' 명명식이 끝난 뒤 선실에서 (오른쪽 첫 번째) 정기선 HD현대 사장, (두번째) 로버트 머스크 우글라 머스크 의장, (네번째_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집행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머스크이미지 확대보기
14일(현지시각)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로라 머스크호' 명명식이 끝난 뒤 선실에서 (오른쪽 첫 번째) 정기선 HD현대 사장, (두번째) 로버트 머스크 우글라 머스크 의장, (네번째_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집행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머스크
정기선 HD현대 사장이 세계 최초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명명식 현장에 참석하는 등 친환경 선박 시장 선점을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HD현대는 정 사장이 지난 14일(현지시각)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2100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 운반선 ‘로라 머스크(Laura Maersk)호’의 명명식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현대미포조선이 건조한 이 선박은 세계적 해운그룹 ‘AP몰러-머스크(A.P. Moller-Maersk, 이하 머스크)’가 HD현대에 발주한 19척의 메탄올 추진선 중 첫 번째로, 메탄올을 연료로 사용하는 첫 번째 컨테이너 운반선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메탄올은 LNG(액화천연가스)에 이어 주목받고 있는 차세대 선박 연료다. 앞서 머스크는 204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그 첫 단계로 메탄올 추진선의 도입을 발표한 바 있다.

길이 172m, 너비 32.2m, 높이 16.8m안 로라 머스크호는 2021년 7월 1일 HD한국조선해양이 머스크와 수주계약을 체결했다. 현대미포조선 울산조선소에서 지난해 7월 25일 강재 절단을 시작으로 건조에 들어가 올해 4월 4일 진수했으며, 시험운항을 거쳐 7월 10일 선주에게 . 인도됐다. 조선소에서 출항한 이후 로라 머스크는 약 2개월, 총 2만1500km의 항해 끝에 지난 13일 덴마크 코펜하겐에 도착했다. 머스크가 ‘해운의 새 시대(A New Era of Shipping)’를 연다는 의미를 담아 이번 명명식을 본사가 있는 곳에서 개최하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 사장도 명명식 참석을 위해 코펜하겐으로 이동, 14일 행사를 열었다.
명명식 후 로라 머스크호는 머스크의 자회사인 ‘시랜드 유럽’(Sealand Europe)이 북유럽과 보스니아만을 잇는 발트해 항로에서 운항할 예정이다.

명명식에는 정 사장 외 선주사인 로버트 머스크 우글라(Robert Maersk Uggla) 머스크 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EU(유럽연합) 집행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선박의 이름은 창업주의 아버지 피터 몰러(Peter Maersk Moller)가 구입했던 첫 번째 증기선 ‘로라호’의 이름을 따 지었다. 선수와 선체에는 ‘제로(탄소중립)로 가는 길(All the Way to Zero)’이라는 슬로건을 새겼다. 머스크는 유튜브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선박이 코펜하겐에 입항하는 모습과 명명식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생중계하며 세계 첫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의 성공적인 출발을 전 세계에 알렸다.

정 사장은 최근 글로벌 선사와의 접점을 넓히고 국제 전시회 등에도 연이어 참석하는 등 조선·해운 시장의 친환경 신기술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보폭을 넓히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이 건조한 세계 최초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로라 머스크호’. 사진=HD현대이미지 확대보기
현대미포조선이 건조한 세계 최초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로라 머스크호’. 사진=HD현대
명명식 하루 전날인 13일에는 머스크 본사에서 오랜 유대관계를 이어온 로버트 머스크 우글라 의장과 만나 미래 협력 증진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정 사장은 “로라 머스크호가 탄소중립을 위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혁신적이고 선도적인 기술개발로 그린오션의 실현을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오전에는 코펜하겐에 위치한 ‘만 에너지 솔루션’(MAN Energy Solution)의 R&D(연구‧개발) 설비를 참관, 공동개발 중인 암모니아 추진 엔진 현황을 살피는 한편, 이 회사의 비야네 폴다게르(Bjarne Foldger) 대형엔진(2-Stroke) 사업대표와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앞서 정 사장은 이달 5일부터 싱가포르에서 열린 ‘가스텍 2023’ 현장을 찾아 고객사들을 상대로 친환경 기술과 비전을 소개하고, 싱가포르 해운사인 EPS, 미국 선급협회, MAN ES, 싱가포르 해양항만청과의 ‘암모니아 이중연료 추진선 개발’ 관련 업무협약을 직접 챙겼다. 또한, 싱가포르 현지에서 열린 암모니아 운반선의 계약식에도 참석해 올해 수주목표의 조기 달성을 축하했다.

머스크는 1928년 포드와 부품운송계약을 맺으며 정기선 사업에 진출했으며, 2023년 현재 세계 최대 선사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15일 기준 총 687척(415만4376TEU)의 컨테이너선(운영 336척‧(248만6473TEU), 용선 351척‧166만7903TEU)을 운영하고 있다.
정기선 HD현대 사장(오른쪽)과 로버트 머스크 우글라 머스크 의장이 13일(현지시각) 덴마크 코펜하겐에 위치한 머스크 본사에서 환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HD현대이미지 확대보기
정기선 HD현대 사장(오른쪽)과 로버트 머스크 우글라 머스크 의장이 13일(현지시각) 덴마크 코펜하겐에 위치한 머스크 본사에서 환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HD현대
세계 최대 조선사인 HD현대는 오랜기간에 걸쳐 머스크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

머스크와 HD현대는 1987년 4월 25만 4000t급 초대형 원유운반선 계약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113억달러 규모, 123척(HD현대중공업 108척, 현대삼호중공업 11척, 현대미포조선 4척)의 선박 계약을 체결하는 등 긴밀한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양사는 특히 미래 조선해양산업을 선도할 신기술 부문에서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발주도 그 일환이다.

머스크는 3021년 7월 2100TEU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1척을 세계 최초로 현대미포조선에 발주했으며, 현대미포조선은 2023년 7월 선박을 성공적으로 인도했다. 머스크는 HD현대의 선박 건조 전반에 대해 만족을 표하고 감사의 뜻을 전한 바 있음.

머스크는 첫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에 이어 2021년 8월과 2022년 1월에는 HD현대중공업에 1만6200TEU급 컨테이너선 8척, 4척을 각각 추가 발주했으며, 이어 10월에는 1만7200TEU급 6척을 더해 총 19척의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을 발주했다.

현재 머스크는 그린 메탄올을 사용하는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을 대량 발주함과 동시에 그린 메탄올 공급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싱가포르 해양항만청(MPA), 상하이 국제항만그룹 등과 메탄올 공급을 위한 포괄적 협력 MOU(양해각서)를 체결하며 핵심 항로를 중심으로 벙커링 생산 및 벙커링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

2021년 8월, 덴마크 리인티크레이트(REintegrate)와 그린 메탄올 도입을 위한 파트너십 체결을 시작으로 10여 개 에너지 기업과 협력관계를 구축했으며, 이를 통해 2025년까지 그린 메탄올 73만t을 확보할 예정이다.

한편, HD현대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총 43척의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을 수주했으며 △암모니아 추진‧운반선에 대한 기본인증 획득 △LNG·수소 ‘혼소엔진’ 개발 △ICT(정보통신기술) 융합 전기추진 스마트 선박 ‘울산태화호’ 건조 등 차세대 친환경 선박 시장을 선두에서 이끌고 있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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