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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이어 AI까지…LG그룹, 반도체 사업 확대 왜?

텐스토렌트와 협업 AI반도체 칩릿 기술 개발 나서…주력사업과 시너지 효과 노려

서종열 기자

기사입력 : 2023-06-07 06:00

LG전자가 캐나다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스타트업 텐스토렌트와 협력관계를 맺고 AI반도체 개발에 나선다고 30일 밝혔다. 사진=텐스토렌트 홈페이지이미지 확대보기
LG전자가 캐나다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스타트업 텐스토렌트와 협력관계를 맺고 AI반도체 개발에 나선다고 30일 밝혔다. 사진=텐스토렌트 홈페이지
LG그룹이 정부 주도의 빅딜로 인해 포기해야 했던 반도체 사업에 다시 진출할 태세다. 지난해 차량용 반도체를 직접 설계하고 검증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한 데 이어, 이번에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도 경쟁 중인 인공지능(AI) 반도체 제작에 직접 뛰어든 것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LG그룹이 치밀한 전략을 통해 반도체 사업에 다시 진출하려 하고 있다는 반응이다. 주력 사업과의 시너지를 고려한 분야부터 진출하면서 차근차근 기술을 확보하고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의도가 느껴져서다.
이뿐만 아니다. LG그룹뿐 아니라 범LG가의 일원인 LX그룹 역시 반도체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LX세미콘의 주력 분야인 DDI(디스플레이 구동칩)에 이어 차량용 반도체 설계 및 생산에도 나서면서 사업 분야를 넓히고 있다.

5일 관련 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LG전자는 캐나다의 AI반도체 설계기업 텐스토렌트와 협력관계를 맺고 AI반도체·칩릿 기술 개발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텐스토렌트가 보유한 AI반도체 설계기술을 확보할 수 있게 됐으며, 텐스토렌트는 LG전자의 비디오 코덱 기술에 대한 노하우를 얻게 됐다.

이외에 LG전자는 지난해 5월 독일의 시험·인증전문기관인 TUV라인란드로부터 차량용 반도체 개발 프로세스에 대한 'ISO 26262' 인증도 받았다. 이 인증은 차량에 탑재되는 전기·전자 장치들의 시스템 오류로 인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제정된 국제표준화기구(ISO) 자동차 기능 표준규격으로 사실상 LG전자가 차량용 반도체에 대한 개발 프로세스를 구축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LG전자가 차량용 반도체에 이어 AI반도체 개발에까지 뛰어들자 재계에서는 LG그룹이 다시 반도체 사업에 재진출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LG전자는 차량용 반도체 내재화 전략의 일환으로 지난해 5월 독일 시험·인증 전문기관 'TUV 라인란드'(TUV Rheinland)로부터 차량용 반도체 개발 프로세스에 대한 'ISO 26262' 인증을 받았다. 사진=LG전자이미지 확대보기
LG전자는 차량용 반도체 내재화 전략의 일환으로 지난해 5월 독일 시험·인증 전문기관 'TUV 라인란드'(TUV Rheinland)로부터 차량용 반도체 개발 프로세스에 대한 'ISO 26262' 인증을 받았다. 사진=LG전자


실제 LG그룹은 25년 전까지만 해도 삼성전자, 현대전자(현 SK하이닉스)와 함께 국내 반도체 업계의 3대장으로 평가받았다. 특히 램버스 D램 분야에서는 글로벌 경쟁력을 자랑할 정도로 뛰어난 기술력을 자랑했다.

하지만 1997년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김대중 정부가 1998년 추진한 빅딜 과정에서 LG그룹은 주력 계열사 중 하나였던 LG반도체를 현대전자(현 SK하이닉스)에 매각해야 했다. 당시 반도체 사업을 끝까지 지키려고 했던 구본무 선대 회장은 정부의 완고한 입장을 확인한 후, 보유 지분까지 모두 매각하며 1999년 반도체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이후 구본무 회장은 빅딜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 발길까지 끊으며 반도체 사업 포기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LG그룹이 빅딜 이후 반도체 사업을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다. LG반도체 매각 이후에도 그룹 내에서 필요한 반도체 개발 역량은 계속 보유해왔다. 특히 가전·전장·스마트폰 등 LG전자의 경우 주력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반도체 개발역량이 필수적이었던 만큼 조직과 인력을 유지했다.
LG전자는 지난 2016년 4월 울트라HD급 초고화질 방송수신칩(ATCS·모델명 LG3307)을 개발했다. 사진=LG전자이미지 확대보기
LG전자는 지난 2016년 4월 울트라HD급 초고화질 방송수신칩(ATCS·모델명 LG3307)을 개발했다. 사진=LG전자


이처럼 끊어질 듯 이어지던 LG그룹 내 반도체 역량은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다시 조명을 받게 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글로벌 공급망에 혼란이 초래되면서 반도체 수급에 어려움을 겪자, 다시 반도체 개발역량 확대에 나서고 있어서다.

실제로 LG전자가 진출을 선언한 반도체 분야는 차량용 반도체와 AI반도체 분야다. 모두 LG전자의 주력 사업군인 가전제품과 차량용 전장 분야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주력 사업군과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반도체로만 사업 진출 분야를 제한한 셈이다.

범LG 계열인 LX그룹 역시 반도체 사업 분야를 확대하며 반도체 사업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LX그룹은 반도체 계열사인 LX세미콘을 통해 주력 분야인 DDI(디스플레이 구동칩)뿐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 개발에도 나선 상태다. 이를 위해 지난해에는 자율주행 반도체 개발업체인 텔레칩스 지분을 사들였으며, 매그나칩반도체 인수에 나서기도 했다.

故 구본무 LG그룹 선대 회장. 사진=LG㈜이미지 확대보기
故 구본무 LG그룹 선대 회장. 사진=LG㈜


재계 한 관계자는 "LG그룹은 현재까지 기존 주력 사업과의 시너지를 고려한 반도체 사업에만 나서고 있지만, 향후 시장 상황이 호전되면 공격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반도체 사업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구본무 선대 회장이 눈물을 흘리며 포기했던 반도체 사업에 대한 회한을 구광모 현 회장이 풀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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