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에도 양그룹 주요 계열사 실적 호조 전망
LG시절 비주력기업에서 독립 후 기회 잡아내
코로나 사태로 인프라 투자 확대 등 수혜 입어
LG시절 비주력기업에서 독립 후 기회 잡아내
코로나 사태로 인프라 투자 확대 등 수혜 입어

12일 상장기업 분석 기관인 에프엔가이드가 주요 증권사의 전망치를 모아 제시한 2분기 실적 가이던스에 따르면, LS그룹의 7개 상장 계열사 중 지주회사인 LS는 매출액 4조992억원, 영업이익 190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LS의 분기 매출이 4조원을 넘어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분기 영업이익도 사상 최대치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법인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LS전선아시아는 2분기에 매출 2138억원, 영업이익 84억원으로 전망됐다. 분기 매출이 2000억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영업이익도 괜찮은 성적이다. LS전선과 함께 그룹의 전력 사업의 양대 축을 이루고 있는 LS일렉트릭은 매출 7397억원, 영업이익 487억원으로 예상되는데, 매출은 전 분기에 이어 호조세를 이어가고, 영업이익은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이 확실하다.
LX그룹에는 4개 상장사가 있다. 가장 큰 계열사인 LX인터내셔널의 2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액 4조8872억원, 영업이익 2305억원으로 전분기보다 약간 낮은 수준을 기록하겠지만, 매출의 경우 지난해 3분기 이후 4조원 이상 달성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건설 경기 침체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가 사라지면서 실적이 떨어진 LX하우시스는 그나마 선전했다는 평가다. 증권가는 LX가 2분기 매출 9491억원, 영업이익 142억원을 거뒀을 것으로 예상했다. 매출은 지난해 2분기 9007억원에 비해 소폭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301억원에 비해 절반 이상으로 줄었다. 그나마 작년 4분기 34억원 손실을 기록한 뒤 1분기 흑자 전환에 이어 3개 분기 만에 세자릿수 이익을 달성했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정부의 반도체산업 육성 정책 추진에 따라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팹리스 업체 LX세미콘은 매출액 5880억원으로 분기 최대 실적을 거두고, 영업이익도 1분기에 이어 1000억원대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상장사의 호실적이 유력시됨에 따라 두 그룹의 비상장 계열사 실적도 2분기에 좋은 성과를 거뒀을 것으로 예상된다. LS그룹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그룹 자산총액은 약 26조2650억원, 매출 약 28조2000억원, 영업이익 약 1조1000억원이다. 2021년(자산총액 약 25조2200억원, 매출 약 22조8200억원, 영업이익 약 7500억원)에 비해 크게 늘었다.
지난해 5월 1일 공식 출범한 LX그룹의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청한 LG그룹으로부터의 계열분리 작업이 지난달 마무리됐다. LX그룹이 출범 1주년을 맞아 공개한 수치를 보면, 지난 1년간 자산 규모(별도 기준)는 분할 전인 2020년 말 기준 8조930억원에서 1년 사이 10조374억원으로 약 24% 늘었다. 계열사 실적을 합한 전체 매출은 22조8099억원, 영업이익은 1조2591억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은 42.3%, 영업이익은 212.8% 증가했다.
범LG가 그룹 가운데 LS그룹은 2003년 가장 먼저 설립했고, LX그룹은 가장 늦게 태동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형제가 없으므로 당분간 LG그룹에서의 독립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두 그룹 출범 당시 재개에서는 간판 기업 없이 독립한 만큼 성장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우려하는 시각이 많았다. LS그룹은 2000년대 초반 당시 폭발적인 성장세를 타던 IT(정보기술) 산업에서 한발 비켜서 있는 전선, 산업전자, 동 제련 등 소위 굴뚝 사업이었다. LX그룹은 종합상사(LX인터내셔널), 건축자재(LX하우시스), 반도체 팹리스(LX세미콘), 물류(LX판토스), 화학(LX MMA) 등 계열사의 사업 구조가 상반되어 수직계열화를 통한 시너지를 내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이러한 사업구조가 두 그룹이 성장하는 든든한 기반이 되었다. LS그룹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계기로 전동화가 앞당겨지고, ICT(정보통신기술) 인프라 투자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전선과 산업용 전기용품 매출이 늘었다.
LX그룹은 코로나19 사태로 원유 등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이러한 자원을 발굴해 거래하는 종합상사 LX인터내셔널이 강점을 드러냈고, LX세미콘도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 속에서 높은 실적을 기록하는 등 각 계열사가 자신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재계 관계자는 “LS와 LX 모두 LG 아래에서는 많은 계열사 가운데 하나였을 뿐이지만, 독립 후 색깔을 분명히 하면서 각 업종에서 선두 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면서 “최근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환율 하락 사태 등으로 소비가 축소돼 하반기 이후 기업들이 판매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크지만, 두 그룹의 성장은 계속될 것으로 낙관한다”고 말했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