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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서브컬처 결산] ② 日문턱 넘으려면 '반짝 마케팅' 버릇 내려놔야

건담G 이터널·학원마스·섀도우버스 등
내수 IP 팬덤 강한 日 모바일 게임 시장
현지화에 초점 맞춘 장기적 마케팅 필요
'초반 올인' 아닌 '애착 쌓기'에 집중해야
2025년 한국 게임업계는 제2의 '블루 아카이브', 제2의 '승리의 여신: 니케'를 꿈꾸며 수많은 서브컬처 신작들을 쏟아냈다. 그러나 메가톤급 흥행작은 나타나지 않았고 야심차게 출시를 준비하던 프로젝트가 구조조정의 칼바람을 맞은 사례도 있었다. 한국 서브컬처는 지금 '성장통'을 겪는 것일까, '거품'이 꺼지고 있는 것일까. 시장의 현황과 미래를 현업 종사자들과 심도 있게 이야기나누며 점검해봤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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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서브컬처 결산] ② 日문턱 넘으려면 '반짝 마케팅' 버릇 내려놔
[2025 서브컬처 결산] ③ '선정적' 비주얼이 해답?…본질은 '명확한 차별점'

왼쪽부터 반다이 남코 '학원 아이돌마스터'와 'SD 건담 G 제너레이션 이터널', 사이게임즈 '섀도우버스 월즈 비욘드', 사진=각 사이미지 확대보기
왼쪽부터 반다이 남코 '학원 아이돌마스터'와 'SD 건담 G 제너레이션 이터널', 사이게임즈 '섀도우버스 월즈 비욘드', 사진=각 사

한국 서브컬처 게임들이 일본 시장에서 고전한 요인 중 하나로 업계인들은 속도에 대한 관점을 제시했다. '출시 초반 마케팅비를 쏟아부어 높은 순위로 주목받는다'는 한국식 흥행 공식이 일본 시장의 특징과는 맞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기준 일본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서브컬처 팬들의 이목을 끄는 일본산 수집형 게임으로는 지난 2024년 5월 출시된 '학원 아이돌마스터(학원마스)', 2025년 신작으로는 '섀도우버스 월즈 비욘드'와 'SD 건담 G 제너레이션 이터널(건담G 이터널)' 등 3개 작품을 들 수 있다.

세 작품의 공통점은 강력한 'IP 수명'이다. 건담은 올해로 45주년을 넘긴 초장수 IP이며 아이돌마스터 역시 20주년을 넘겼고 비교적 신생 IP인 섀도우버스도 10주년을 앞두고 있다. 세 게임은 각각 로봇 시뮬레이션과 아이돌 육성 시뮬레이션, 수집형 카드 게임(CCG)으로 유저들에게 비교적 익숙한 장르이다.이용자들은 오히려 익숙한 장르에서 느껴지는 추억과 서사에 지갑을 열고 있다.

게임 전문 매체 출신의 업계인 C씨는 "학원마스는 캐릭터에 대한 애착에 초점을 맞춰 고과금 이용자에게 많은 금액을 요구하는 BM이라면 건담G 이터널은 역으로 중·소과금 이용자에게 친화적인 면이 강하다"며 "공통점은 어떤 특출난 시스템이나 번뜩이는 마케팅 슬로건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IP 팬들의 특징에 따라 BM을 설계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탄탄한 자국 IP의 힘은 외산 서브컬처 RPG가 일본을 파고들 문턱을 좁히고 있다. 앱 통계 분석 플랫폼 센서타워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2025년 일본 게임 시장 인사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수익 성장(신작 매출 혹은 2024년 대비 증가한 매출) 톱10 게임 중 외산 서브컬처 게임은 8위에 오른 중국의 '명조: 워더링 웨이브' 하나였다. 앞서 언급한 건담 G 이터널은 1위, 섀도우버스 월즈 비욘드는 3위에 올랐다.

센서타워의 '2025년 일본 게임 시장 인사이트' 보고서에 게재된 인포그래픽. 사진=센서타워이미지 확대보기
센서타워의 '2025년 일본 게임 시장 인사이트' 보고서에 게재된 인포그래픽. 사진=센서타워

업계인 A씨는 "한국에 비해 일본 게이머들은 IP 충성도가 높고 세계관, 캐릭터의 애착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게임을 늦게 시작하는 것에 거부감도 적고 경쟁 요소에 대한 피로감은 더욱 크게 느끼는 편"이라며 "사전 예약자 수 100만 명, 매출 순위 톱10 진입 등 한국에서 흔히 활용하는 마케팅 문구로는 그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신작 출시 초반에 마케팅 예산을 들이붓고 안되면 포기하는 '반짝 마케팅' 방식이 통하기 어려운 것이 일본 시장"이라며 "오프라인 행사나 음원·음반 공개, 캐릭터성을 강조한 영상 콘텐츠, 현지 브랜드 컬래버레이션 등을 통해 IP의 세계관, 캐릭터에 대한 애착을 쌓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리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장기적 애착 형성의 성공 사례로는 앞서 언급한 넥슨의 블루 아카이브를 들 수 있다. 출시 초반 기대에 비해 부진을 겪은 블루 아카이브는 바니걸 테마 이벤트가 인기를 끌며 2차 창작 붐이 일어났고 이후 인게임 스토리의 재발견, 2차 창작을 장려하는 개발진의 행보가 더해지며 팬덤 파워를 쌓았다. 그 결과 2주년 이벤트 시점에 처음으로 일본 현지 애플 앱스토어에서 매출 1위에 오르며 역주행에 성공했고 이후 주요 업데이트마다 꾸준히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인디게임 개발자 D씨는 "일본 시장 자체가 내수에 특화된 게임들만으로 경쟁이 치열하고 보수적인 면이 있는 만큼 외산 게임이 진입하는 것 자체가 어렵고 현지화에도 오랜 기간 큰 공을 들여야 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어찌 보면 블루 아카이브와 같은 게임들이 이를 힘겹게 뚫어낸 예외적인 게임들이며 최근 게임들은 그러지 못하고 있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3편에서 계속)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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