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쿼드 배틀 기반 수집형 RPG…캐릭터 총 43종
간편한 전투, 고유 컷씬, 부담 적은 BM '호평'
간편한 전투, 고유 컷씬, 부담 적은 BM '호평'
미소녀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운 모바일 수집형 RPG, 이른바 '서브컬처 RPG'를 두고 '디지털 분재'라 부르는 이들이 있다. 박진감 넘치는 액션을 전면에 내세운 다른 장르 게임들에 비해 단순한 게임성을 가졌지만, 그만큼 플레이하는 데 부담이 적기에 '화분에 하루 한 번 물을 주듯' 미소녀 캐릭터들을 천천히 성장시키며 느긋하게 플레이하는 이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코드캣이 개발하고 위메이드플레이가 서비스를 맡아 16일 출시된 신작 서브컬처 RPG '로스트 소드'는 독창적이거나 박진감 넘치는 콘텐츠를 찾기는 어렵지만 간편한 전투, 느긋한 스토리 분위기가 더해져 '분재'로 접근하기에 적합한 게임이다.
로스트 소드의 배경 세계관은 영국의 카멜롯 신화를 모티브로 한다. 게임의 제목은 '사라진 엑스칼리버'를 뜻하며, 엑스칼리버를 찾기 위한 여정에 나서 여러 실패를 겪고도 좌절하지 않는 왕녀 '엘리자베스'가 갑작스레 카멜롯 세계관에 떨어진 다른 세계의 취업 준비생 '에단'을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이용자는 '에단'의 시점에서 엘리자베스 등 미소녀들과 합류, 다양한 왕국의 영웅들과 교류하며 세계를 모험해야한다. 서브컬처 콘텐츠 시장의 트렌드인 '이세계물' 서사에 충실하고,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이야기를 캐릭터들 간의 만담을 중심으로 풀어내는 '활극'에 가까운 이야기 진행 덕에 마니아층이라면 큰 어려움 없이 스토리를 이해, 몰입할 수 있다.
전투는 5인이 파티를 이뤄 입장하는 '스쿼드 배틀' 방식으로, 서브컬처 RPG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유형이다. 실시간 자동 전투를 기반으로, 이용자는 각 캐릭터의 고유 스킬을 어느 타이밍에 쓸 것인지를 결정하는 등 제한적인 방식의 조작만 가능하다.
액션 그래픽은 도트 그래픽으로 깔끔하게 구현됐다. 3D 그래픽 만큼 높은 박진감을 기대하긴 어려워도 캐릭터 별 고유 스킬 컷씬, 몬스터들의 팔과 다리가 분리되는 연출 등 타격감도 나쁘지 않다. 전투가 끝나면 재화나 아이템들이 땅에 떨어지는 연출이 독특한데, '디아블로' 시리즈 팬들이라면 익숙할 것이다.
출시 시점에는 총 43종의 캐릭터가 존재하며 주인공 '에단'과 늙은 기사 '우리엔'을 제외한 모든 캐릭터는 미소녀다. 속성은 '화염', '전격', '빙결', '신성', '혼돈', '자연' 6종이며 스토리와 호감도에 따른 개인 이야기 등이 구현됐다.
비즈니스 모델(BM)을 살펴보면 120뽑기에 확정 획득(천장)을 지원하며, 뽑기 대상 캐릭터가 바뀌어도 횟수가 유지되는 '천장 이월' 방식이다. 흔히 '빛암'이라 불리는 속성 별 차등 확률이나 '필그림'과 같은 낮은 확률의 고성능 캐릭터는 출시 시점에는 없다. 캐릭터 뽑기에는 순수하게 캐릭터만 등장하나, 별도로 '펫 뽑기'가 존재한다.
1일 1회 무료 뽑기권 등 재화가 제법 풍족한 편이고 천장 이월까지 간응한 만큼 캐릭터 최초 획득, 소위 '명함'을 얻는 것은 어렵지 않다. 캐릭터를 여러차례 뽑는 '한계 돌파'를 하려면 과금이 필요하겠지만 유사 장르 게임에서도 흔한 수준의 BM인 만큼 충분히 '이용자 친화적'인 수준이다.
로스트 소드는 전반적으로 편안하게 이입해 즐길 수 있는 게임이었지만 서사, 디자인에 있어 '커다란 차별점'을 찾기는 어려웠다. 허당이지만 당찬 공주님과 이세계에서 온 용사의 활극이라는 기본 뼈대는 '프린세스 커넥트 리다이브(프리코네)'를 비롯 여러 게임과 애니메이션에서 자주 볼 법한 이야기다.
주요 캐릭터들의 디자인 또한 좋게 말하면 교과서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전형적'인 틀에서 크게 벗어나진 못했다. 흔히 서브컬처 히트작으로 꼽히는 '원신'이나 '블루 아카이브', '승리의 여신: 니케'와 같이 일러스트만 봐도 어떤 게임인지 알 수 있을 정도로 고유의 화풍이나 특색이 드러나지도 않는 편이다.
일부 캐릭터들의 과감함을 넘어 놀라울 정도로 노출도 높은 복장, 전투 중 체력이 소진됐을 때 쓰러지며 연출되는 민망한 자세들은 여러 면에서 게이머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다.
유사 장르 기존작 중 '라스트 오리진'이나 '브라운더스트2' 등 철저하게 성인 마니아들을 노린 게임들을 떠올리게 하는 부분이나 "불법 에로 게임에서나 볼법한 연출", "대중이 접근할 수 있는 선은 넘은 것 같다"는 등 역반응도 적지 않아 '일장일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소 전형적으로 보이는 캐릭터들과 일부 선정적인 연출 등에도 불구하고 로스트 소드는 '편하게 즐기는 서브컬처 RPG'로 자리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언리얼 엔진 5로 개발한 AAA급 게임에 버금가는 그래픽'이 트렌드가 된 시장을 역행한 면이 있으나 이것이 오히려 차별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적절한 콘텐츠 업데이트, 소비자 친화적 운영이 더해진다면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수많은 스마트폰의 '디지털 분재'로 자리매김할 잠재력이 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