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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무역흑자, 약 1447조 원 돌파...글로벌 제조업 지배력 강화

중국 수출 약 5221조 원 기록...미국·EU 견제 무력화
2023년 5월 3일 중국 산둥성 옌타이의 항구에서 수출용 차량을 보여주는 항공 뷰.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3년 5월 3일 중국 산둥성 옌타이의 항구에서 수출용 차량을 보여주는 항공 뷰. 사진=로이터

중국이 2024년 세계 무역에서 9921억 달러(약 1447조 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의 무역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중국의 글로벌 제조업 지배력이 더욱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서방 국가들의 대중국 의존도 감소 노력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16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 중국의 무역 흑자 급증


중국 해관총서(관세청)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중국의 무역 흑자가 사상 최대 규모인 9921억 달러(약 1447조 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21% 증가한 수치로, 2022년의 이전 최고 기록인 8380억 달러(약 1222조 원)을 2년 만에 경신한 것이다. 이는 폴란드의 연간 국내총생산(GDP)과 맞먹는 규모다
중국의 수출액은 3조5800억 달러(약 5221조 원)으로 전년 대비 5.9% 증가했고, 수입액은 2조5850억 달러(약 3770조 원)으로 1.1% 증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분석에 따르면, 대미 수출은 3600억 달러(약 526조 원)으로 2018년에 비해 23% 늘어났으며, 대EU 흑자는 2조5000억 달러(약 3646조 원)으로 2018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유엔(UN) 통계에 따르면, 중국은 현재 전 세계 산업 생산의 27%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2018년의 24%에서 상승한 수치다.

WSJ는 중국의 제조업 우위가 여러 요인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큰 역할을 했다. 정부는 기업들에게 저렴한 대출과 보조금을 제공함으로써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뒷받침했다. 또한, 환율 약세도 중국 제품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인해 중국 제품 가격 경쟁력이 상승한 것도 원인으로 보았다. 중국이 신흥 산업 분야에서 주도권을 잡은 것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전기차와 재생에너지 장비 등의 분야에서 중국 기업들이 강점을 보이며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중국은 2023년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 수출국이 되었다. 현재 전 세계 의류 수출의 1/3 이상, 전자제품 수출의 약 30%, 기계 수출의 22%를 차지하고 있다.

◇ 서방의 대응과 한계


미국과 유럽연합(EU)은 관세 부과, 산업 보조금 지급 등을 통해 중국과의 경쟁을 시도했으나, 중국의 무역 흑자 확대를 막지 못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2017년 취임 이후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했다. 조 바이든 현 대통령 행정부도 첨단 반도체 기술에 대한 수출 통제와 관세를 결합하는 정책을 펼쳤다.

EU는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를 부과하고, 의료기기 시장에서의 불공정 관행을 비난하는 등 대중국 무역 정책을 강화하고 있지만, 중국의 수출 증기를 막지 못했다.

◇ 중국 경제 현안과 불균형


중국의 무역 흑자 급증으로 생산자물가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기업들의 이윤이 감소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이는 고용 시장 위축과 소득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브래드 세서 미국 외교협회(Council on Foreign Relations) 선임 연구원은 "중국의 무역 흑자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제조업 지배력 강화는 다른 국가들의 산업화 노력을 위협하고 있다. 인도,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등 신흥국들은 중국의 압도적인 제조업 강점으로 인해 자국 산업화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우려한다.

스테판 앙릭 도쿄 소재 무디스 애널리틱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이제 모든 것이 중국에서 만들어진다"며 "중국은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다른 나라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WSJ은 중국 무역 흑자 급증이 글로벌 경제 불균형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의 소비 구조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전하면서, 중국 내부적으로도 생산자물가 하락과 기업 이윤 감소로 이어져 고용과 소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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