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한국프로야구(KBO) 한국 시리즈가 기아 타이거즈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다음 2025년 새 시즌이 시작되는 것은 3월 22일로, 티빙은 4개월가량의 공백 동안 어떻게 기존 구독자 수를 유지하고 신규 구독자를 확보할 수 있는지가 숙제로 떠올랐다. 현재 국내 OTT 시장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넷플릭스의 경우 '흑백요리사' 열풍에 이어 화제작 '지옥' 시즌 2를 공개했으며 글로벌 초 히트작 '오징어게임' 시즌 2도 방영을 앞두고 있다. 반면 티빙의 경우 공개 예정작 중 대규모 자본을 투입한 기대작이 부재해 '회심의 한방'이 필요할 것이란 분석이다.
티빙이 2024~2026 KBO 뉴미디어 중계권을 확보하기 이전, 2023년 말 기준 MAU는 500만명 내외를 기록하고 있었다. 이듬해 3월 KBO 중계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MAU는 꾸준히 상승세를 보여왔다. 가장 최근 자료인 9월 기준 MAU는 787만명을 기록, 300만명에 가까운 증가세를 보였다. KBO 포스트 시즌이 진행된 10월분까지 포함되면 티빙의 MAU는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이 다음부터다. 본격적인 동절기와 함께 스토브리그(Stove League)의 초입에 들어서면서 티빙의 MAU 감소는 명약관화(明若觀火)와 같은 상황. 2024 KBO 중계 종료의 빈자리를 과연 무엇으로 메꿀 것인지에 이목이 집중된다.
현재 티빙에서 방영 중인 콘텐츠는 '비밀의 숲' 스핀오프 '좋거나 나쁜 동재'를 비롯해 동명의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정년이', 영화를 원작으로 한 '대도시의 사랑법' 등이다. 인기 시리즈의 스핀오프와 웹툰 원작의 인기를 등에 업은 콘텐츠로 구독자들을 유지하고 있다. 이 외에도 '2024-2025 KCC 프로농구'를 생중계하고 있고, 오는 11월 1~2일에는 2024 WBSC 프리미어12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과 쿠바 야구 대표팀 간의 평가전인 '2024 K-베이스볼 시리즈 위드 티빙'을 선보인다.
한국시리즈 종료 직후 티빙 오리지널 스포츠 시리즈 '퍼펙트 리그 2024' 0화를 공개했고, 오는 11월 14일에 1화를 정식 공개할 예정이다. 참고로 '퍼펙트 리그 2024'는 2024 KBO 리그 10개 구단의 이야기를 선수와 커리어, 구단과 팀, 전술과 심리전, 순위경쟁과 우승 등 여러 주제에 따라 입체적으로 조명하는 콘텐츠다. 이를 통해 티빙은 스포츠 팬들을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2025년 1월과 3월을 커버할 새로운 콘텐츠가 공개되지 않는다면 티빙은 '콘텐츠 공백기'를 맞이할 수밖에 없다. 2025년 공개 예정작을 들여다봐도 대규모 예산을 들인 작품이나 구독자를 끌어들일 '킬링 콘텐츠'가 부재한 모습이다. 해당 작품들마저 종영하면 티빙에게는 이렇다 할 뾰족한 수가 없다. 좋거나 나쁜 동재는 내달 12일이면 종영되며, 정년이 역시 연내 종영 예정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KT가 웨이브와의 합병 관련 검토를 마친 후 이를 승인하면 티빙-웨이브 합병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든다는 것이다. 티빙과 웨이브가 계약을 마무리하면 합병 법인 출범까지는 수 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빨라도 내년 상반기는 돼야 합병을 마무리 짓고 서비스를 개시할 수 있다. 시기적으로 봤을 때 2025년 KBO 개막과 함께 웨이브의 MAU를 업고 넷플릭스를 바짝 추격할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의 9월 기준 MAU는 1167만명으로 티빙과는 380만명가량 차이를 보인다. 3위 사업자인 쿠팡플레이에 대한 경계도 늦출 수 없다. 쿠팡플레이의 9월 MAU 679만명으로, 11월에는 전 축구 국가대표 박지성을 단장으로 앞세운 스포츠 예능 '슈팅스타'와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드라마 배두나·류승범 배우가 출연하는 '가족계획' 방영이 예정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으로 구독자를 추가적으로 확보할 수 있겠지만 넷플릭스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이 흥행에 성공하며 구독자들의 이목이 넷플릭스에 쏠렸다. 여기에 드라마 '지옥' 시즌 2를 필두로 12월에는 '오징어게임' 시즌 2까지 공개를 앞두고 있다. 말 그대로 기세에 올라타면서 쭉쭉 올라갈 일만 남았다는 거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티빙의 인기 예능이었던 '크라임씬'까지 넷플릭스로 적을 옮기지 않았나. 겨울과 함께 찾아온 혹한기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술꾼도시여자들' 시즌 3이나 '여고추리반' 시즌4 등 인기 콘텐츠 신작이라도 가져와야 하지 않을까 싶다"는 입장을 전했다.
편슬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yeonhaey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