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파 신임 의원들 지지 확답 유보…중도파도 당론 이탈 전력
트럼프 행정부에 예산·조사권 압박 예고…탄핵 추진 여부는 미정
트럼프 행정부에 예산·조사권 압박 예고…탄핵 추진 여부는 미정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민주당이 11·3 중간선거에서 연방 하원 다수당 지위를 탈환했지만 차기 하원의장 선출과 의회 운영을 둘러싼 내부 갈등이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미국 역사상 첫 흑인 하원의장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가 당내 진보파와 중도파의 지지를 모두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새롭게 당선된 민주사회주의 성향 의원 일부가 제프리스 원내대표에 대한 지지 여부를 확정하지 않으면서 내년 1월 새 의회 출범을 앞두고 당내 협상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업과 행정부 정책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조사 범위와 탄핵 추진 여부를 놓고 당내 의견이 엇갈릴 수 있어 지도부의 조정 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미국 CBS뉴스는 민주당이 3일(이하 현지시각) 중간선거에서 하원 다수당 지위를 탈환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조사와 입법 견제를 준비하고 있지만 당내 다양한 계파의 이해관계를 조율해야 하는 과제도 안게 됐다고 4일 보도했다.
◇제프리스 의장 선출 앞두고 진보파 지지 유보
제프리스 원내대표는 새 의회에서 하원의장에 오를 유력 인물이다.
의장에 선출되면 미국 역사상 첫 흑인 하원의장이라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그러나 일부 진보 성향 신임 의원들은 제프리스 원내대표를 지지할 것인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콜로라도주에서 당선된 멜라트 키로스는 CBS뉴스와 인터뷰에서 제프리스 원내대표와 좋은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다만 하원의장 선출 과정에서 그를 지지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확답을 피했다.
키로스는 "미국 국민의 우선 과제에 부합하는 의제를 보장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펜실베이니아주에서 당선된 크리스 래브 역시 제프리스 원내대표에 대한 지지를 확정하지 않았다.
래브는 누가 하원의장 선거에 출마할지 아직 알지 못하며 지지를 얻으려는 인물이라면 누구와도 대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실제 대화가 이뤄지기 전까지 지지 여부를 논하는 것은 추측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CBS뉴스에 따르면 일부 민주사회주의 성향 의원들은 제프리스 원내대표를 하원의장으로 지지하겠다는 약속을 아직 하지 않았다.
◇중도파 당론 이탈 전력…새 지도부 결속력 시험
민주당 지도부가 직면한 과제는 진보파와의 관계에 그치지 않는다.
중도 성향 의원들이 당론과 다른 표결을 선택한 전례도 있다.
지난 9월 워싱턴주의 마리 글루센캠프 페레스 의원과 메인주의 재러드 골든 의원은 공화당이 추진한 절차 표결에 동참했다.
이들은 러시아 제재와 메인주 바닷가재 어업 종사자 보호에 관한 법안 처리를 위해 공화당 측에 협력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민주당 지도부는 이들의 표결 이탈로 곤란한 상황에 놓였다.
두 의원은 해당 법안들이 중요한 만큼 처리를 미룰 수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CBS뉴스는 이런 사례가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이 된 이후에도 당내 의원들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공화당 역시 근소한 하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는 동안 의원들 사이의 갈등으로 주요 법안 처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마이크 존슨 공화당 하원의장은 당내 반대파의 협조를 얻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을 받아야 했으며 일부 의원들의 이탈로 의사 일정이 차질을 빚기도 했다.
CBS뉴스는 제프리스 원내대표도 민주사회주의 성향 의원들과 트럼프 대통령이 2024년 대선에서 승리한 지역을 대표하는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비슷한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민주당, 트럼프 일가·에프스타인 사건 조사 준비
민주당은 내년 1월 새 의회 출범 이후 하원 다수당이 확보하는 조사권을 활용해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감독을 강화할 방침이다.
주요 조사 대상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가족의 사업 거래, 행정부의 이민 단속, 제프리 에프스타인 사건, 대통령의 사면 조치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DC에서 진행된 대규모 건설·개조 사업도 조사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조사는 하원 감독위원회의 민주당 간사인 로버트 가르시아 의원과 법사위원회의 민주당 간사인 제이미 래스킨 의원이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르시아 의원은 선거 당일 성명에서 조사 대상자들에게 "변호사를 선임하라"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증인 출석과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의회 조사권을 활용해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의 책임을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행정부가 의회의 자료 제출이나 증언 요구를 거부하면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은 연방정부 예산에 대한 권한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행정부가 의회의 조사 요구에 협조하도록 압박하기 위해 특정 정책에 대한 예산 지원을 보류하는 방식이다.
CBS뉴스는 이같은 압박이 행정부와 의회 사이의 충돌을 심화시키고 법정 다툼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세 번째 탄핵 가능성…민주당 지도부는 신중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세 번째 탄핵 추진 여부도 관심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민주당이 의회 권력을 확보하면 자신에 대한 탄핵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는 아직 명확한 방침을 정하지 않았다.
제프리스 원내대표는 탄핵과 관련해 어떤 가능성도 배제하거나 확정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CBS뉴스는 민주당 내부에서 탄핵 절차를 다시 추진하는 데 적극적인 의원이 많지 않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당장 생활비 부담을 줄이는 경제정책을 우선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제프리스 원내대표는 트럼프 행정부가 시행한 메디케이드 지원 축소를 되돌리고 지난해 종료된 건강보험개혁법(ACA·오바마케어) 보험료 세액공제를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란 전쟁 종식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 철회도 주요 과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CBS뉴스와 통화에서 민주당의 승리를 축하하고 협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들이 나와 협력하고 싶어 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다면 모든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화당도 민주당 조사 계획 비판…의회 운영 충돌 예고
공화당은 민주당이 새 의회에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조사에 집중할 경우 정치적 갈등이 심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존슨 하원의장은 선거 당일 루이지애나주 슈리브포트에서 공화당이 한 차례의 선거 결과에 좌절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이 향후 2년을 정치적 보복과 법적 공방, 당파적 대립에 사용한다면 미국 국민 전체가 피해를 볼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행정부에 대한 감독과 책임 추궁이 의회 본연의 역할이라는 입장이다.
CBS뉴스는 민주당이 하원 권력을 확보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정책을 견제할 수 있는 수단이 늘어났지만 그 권한을 실제로 행사하는 과정에서는 당내 결속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프리스 원내대표가 하원의장 선출 과정에서 진보파의 지지를 확보하고 이후 중도파 의원들과도 협력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지가 새 민주당 하원의 운영 방향을 가늠할 변수로 떠올랐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