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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 땅 밟은 한국 탱크·자주포, 유럽연합 조달 장벽 넘어설 길 찾는다

- 폴란드 K2 전차 최대 1000대 총괄 계획 속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루마니아 공장 착공
- 캐나다와 달리 유럽연합 안보 조달 전용 협정 부재… 2029년 아이리스2 위성 협력 모색
- 개별국 직도입 성과 이어 역내 공동 조달 참여 위한 협약 개정 논의 대두
폴란드 스탈로바 볼라 소재 후타 스탈로바 볼라(HSW) 본사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공급하는 차체 구성품으로 폴란드 현지 생산한 ‘크라프‘(KRAB)’ 자주포가 전시돼 있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이미지 확대보기
폴란드 스탈로바 볼라 소재 후타 스탈로바 볼라(HSW) 본사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공급하는 차체 구성품으로 폴란드 현지 생산한 ‘크라프‘(KRAB)’ 자주포가 전시돼 있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 방위산업이 폴란드에 K2 전차를 최대 1000대 규모로 공급하는 총괄 계획을 발판 삼아 동유럽 생산 거점을 구축했으나 유럽연합 차원의 제도 장벽을 마주했다.
동유럽 외교안보 전문 매체 뉴 이스턴 유럽은 2026년 10월 30일(현지시각) 한국이 현지 생산망을 넓히고 있으나 유럽연합 안보 사업 참여 자격은 좁은 범위에 머물러 있다고 보도했다.

동유럽 국가들의 전력 증강 수요가 현지화로 이어지는 가운데 유럽연합 공동 조달 체계 진입 여부가 장기 공급망 확장의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동유럽 거점 확보와 대규모 공급망 형성


동유럽 국가들과 동아시아 민주주의 국가 사이의 안보 협력은 중무기 공급을 중심으로 빠르게 넓어지는 추세다. 방어선 보강을 서두르는 동유럽 국가들이 빠른 납기와 검증된 성능을 갖춘 한국산 무기체계를 선택했다.

폴란드는 한국산 K2 전차를 최대 1000대 규모로 도입하는 총괄 획득 사업을 바탕으로 단계별 실행계약을 추진 중이다. 천무 다련장 로켓 290문 공급 계약도 이어졌다. K9 자주포 364문 조달 계획 역시 차질 없이 맞물렸다.

루마니아와 에스토니아도 한국산 화력 장비 추가 인도를 준비하고 있다. 폴란드는 한국의 반스텔스 전투기인 보라매(KF-21) 도입 가능성에도 관심을 표시했다.

완제품 수출 단계를 지나 현지 생산 기반을 다지는 움직임도 가시화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6년 초 루마니아에 자주포와 장갑차 생산·정비를 위한 기술지원센터 건립에 들어갔다. 현지 조립 시설 확보는 동유럽의 자체 무기 조달 역량을 높이는 동시에 한국 방산 기업의 부품 공급망을 단단하게 묶는 역할을 한다.

유럽연합 조달 규제와 우주 분야 협력 모색

동유럽 개별국과의 직접 계약에서 입지를 다졌으나 유럽연합 차원의 공식 제도 진입은 엄격한 제약을 받고 있다. 개별 국가 단위의 직도입과 달리 유럽연합 공동 기금이 투입되는 유럽안보행동(SAFE) 프로그램에서 한국 기업의 참여 폭은 불확실한 상태다.

캐나다는 유럽연합과 전용 협정을 맺어 유럽안보행동 조달 사업에 포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얻었다. 반면 한국은 일반 수준의 안보·방위 파트너십에 머물러 있어 같은 입찰 자격을 얻지 못했다.

방산 진입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우주와 과학기술 분야에서 협력 통로를 넓히는 흐름이 나타났다. 한국과 유럽연합은 2026년 9월 위성 연계 실무그룹을 꾸려 우주 영역 협력 논의를 시작했다. 저궤도와 중궤도 군집위성을 띄우는 아이리스2 사업은 2029년 배치를 시작할 예정이다. 한국은 2025년 아시아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연구 혁신 재정 지원 체계인 호라이즌 유럽 준회원국에 가입했다.

역내 우선 정책과 공급망의 과제


동유럽 현지 공장 설립은 유럽 내 유지·보수·정비 수요를 흡수하는 통로로 이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지 거점을 마련해 부품 조달 기간을 줄이고 나토 규격 장비와의 호환성을 지속해서 관리할 수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검토하는 역내 무기 우선 조달 방침은 향후 시장 확장의 주요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유럽산 부품 의무 사용 기준이 높아질 경우 한국 기업이 현지 합작 법인을 두더라도 공동 기금 사업 참여에 제한을 받을 수 있다.

유럽연합 내부에서 역내 공급망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한국을 유럽안보행동 조달 대상에 포함하는 별도 협정을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루마니아 현지 생산 공장의 안정화와 더불어 유럽연합과의 조달 제도 협의 진전 여부가 향후 한국 방산의 시장 안착을 지켜보는 기준이 되고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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