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과도정부 총리로 군사작전 추진 가능"…미국 중간선거 이후 재공격 관측
여권 53석·야권 48석 전망…핵시설·발전소 등 사흘간 집중 공습 계획 거론
여권 53석·야권 48석 전망…핵시설·발전소 등 사흘간 집중 공습 계획 거론
이미지 확대보기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총선에서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했지만 과도정부를 이끌면서 미국과 함께 이란에 대한 새로운 군사공격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네타냐후 총리의 극우 연합이 의회 과반을 잃었음에도 최대 정치세력의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군사작전을 지시할 정치적 정당성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이스라엘 안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특히 미국의 중간선거가 끝나는 다음 달 초부터 이란 재공격 가능성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스라엘 총선에서 어느 진영도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가운데 네타냐후 총리가 과도정부 총리로 재임하면서 미국과 공동으로 이란에 대한 새로운 폭격 작전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29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FT는 이스라엘 안보 전문가들과 군사계획에 정통한 관계자들의 발언을 인용해 네타냐후 총리가 총선 이후에도 이란에 대한 군사적 선택권을 유지할 것으로 분석했다.
◇과반 잃었지만 최대 정당 유지…과도정부 군사권한 주목
지난 27일 실시된 이스라엘 총선에서 네타냐후 총리의 극우 연합은 과반 의석을 잃었지만 주요 경쟁 진영보다는 많은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다.
대부분의 표가 개표된 시점의 초기 결과에 따르면 네타냐후 진영은 전체 120석 가운데 53석을 얻을 것으로 전망됐다.
유대계 야권 연합은 약 48석, 아랍계 정당 2곳은 최대 19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은 의회에서 가장 많은 의석을 가진 단일 정당이 될 것으로 관측됐다.
다만 정부 구성에 필요한 과반 61석을 확보한 진영은 없어 연립정부 구성 협상이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 과정에서 네타냐후 총리는 새로운 정부가 구성될 때까지 과도정부 총리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스라엘 안보 전문가들은 이같은 정치적 상황이 네타냐후 총리의 군사작전 지휘 권한을 제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의 측근이자 전 국가안보보좌관인 야코브 아미드로르는 리쿠드당이 최대 정당 지위를 유지하고 네타냐후 진영의 의석이 유대계 야권보다 많다면 군 수뇌부에 명령을 내리는 데 정당성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스라엘군 장성 가운데 상당수가 이란에 대해 추가적인 군사행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10월 10일 이란 폭격 준비…트럼프 승인 없어 무산
네타냐후 총리는 총선 이전에도 이란에 대한 새로운 군사공격을 준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FT가 관련 내용을 보고받은 관계자들을 인용한 데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군에 10월 10일 주말을 기점으로 여러 날에 걸친 폭격 작전을 준비하도록 지시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작전을 승인하지 않으면서 실제 공격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당시 미국 공화당은 다음 달 3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었다.
백악관은 미국이 중간선거 이전에는 이란에 대한 새로운 공격을 개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스라엘 안보 전문가들은 미국 중간선거가 끝나면 공격을 둘러싼 정치적 제약이 줄어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스라엘 군 정보기관에서 이란 문제를 담당했던 대니 시트리노비치는 네타냐후 총리가 과도정부를 이끌더라도 군 지휘관들이 그의 명령을 거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스라엘군이 현시점에서 전쟁을 먼저 시작하는 데 반대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공격 시점이 됐다고 판단하면 군도 거부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스라엘 군사계획에 정통한 다른 관계자도 과도정부가 전쟁을 개시하는 것은 권한 범위 안에 있다고 밝혔다.
다만 실제 군사행동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는 군 지휘부 내부의 반대 가능성도 남아 있다고 전했다.
◇미 중간선거 이후 이란 재공격 가능성…사흘간 집중 공습 거론
이스라엘 안보 전문가들은 미국 중간선거 이후 네타냐후 총리가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을 다시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전 이스라엘 정보장교인 마이클 밀슈타인은 네타냐후 총리가 다음 주 또는 그다음 주에 이란에 대한 군사적 조치를 본격적으로 고려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과의 공동 공격을 선호하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면 미국과 조율한 독자적 군사행동도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FT가 복수의 군사계획 관련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의 새로운 공격이 이뤄질 경우 약 사흘 동안 강도 높은 공습이 진행될 수 있다.
공격 대상으로는 이란의 핵시설과 정권 관련 시설뿐 아니라 발전소를 포함한 민간 기반시설도 거론됐다.
그러나 이는 검토 중인 군사작전의 내용으로 실제 공격 여부와 규모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이스라엘이 새로운 공세에 나설 경우 이란도 강력하게 반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스라엘은 방어작전을 지원할 미군의 협조가 필요한 만큼 미국의 지지가 새로운 공습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야권 "전쟁 개시할 국민적 권한 없다"…정치적 정당성 논란
네타냐후 총리가 과도정부를 이끌며 군사작전을 추진할 가능성을 두고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유대계 야권 최대 정당을 이끄는 가디 아이젠코트 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네타냐후 총리가 새로운 전쟁을 시작할 국민적 신임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아이젠코트는 선거 당일 밤 네타냐후 총리에게 정치적 목적을 위해 이스라엘의 안보를 이용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반면 아미드로르 전 국가안보보좌관은 네타냐후 총리가 이란 공격의 필요성을 뒷받침할 정보를 야권 지도부에 충분히 설명한다면 아이젠코트도 반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거에도 네타냐후 총리가 선거를 전후해 군사작전을 추진하면서 군 수뇌부와 충돌한 사례가 있다.
2019년 9월에는 총선 전후 가자지구의 하마스를 겨냥한 공습을 추진했지만 당시 이스라엘군 참모총장과 안보 책임자들이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한 바 있다.
FT는 현재 이스라엘 정보기관 수뇌부와 군 지휘부의 정치적 환경이 당시와 달라졌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모사드와 신베트의 수장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우호적인 인사들로 분류되며 이스라엘군 지휘부의 사회적 위상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 공격 당시의 대응 실패 이후 약화됐다는 분석이다.
◇미·이란 중재협상 돌파구 없으면 긴장 재고조 우려
새로운 군사충돌 가능성은 미국과 이란의 외교협상이 어떤 결과를 내놓는지에 따라서도 달라질 전망이다.
시트리노비치는 미국과 이란 사이의 임시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중재 노력에서 획기적인 진전이 없다면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부합하는 새로운 긴장 고조가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지난 2월 28일 이란을 공격하며 전쟁을 시작했지만 이란의 군사력을 붕괴시키는 데에는 실패했다.
이스라엘과 이란은 4월 8일 미국과 이란이 취약한 휴전에 합의한 이후 직접적인 교전을 벌이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과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통제 문제 등을 둘러싸고 긴장을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 모두 이란에 대한 새로운 공세 가능성을 경고해 왔다.
FT는 이스라엘 총선 이후에도 네타냐후 총리가 과도정부 수반으로 군사작전을 추진할 권한을 유지하고 있어 미국 중간선거 이후 이란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다시 고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실제 공격 여부는 미국의 승인과 지원, 이란과의 외교협상 진전, 이스라엘 내부의 정치적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