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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어대시, 인스타카트 170억달러에 인수…美 배달시장 재편

음식배달 1위와 온라인 식료품 배송 강자 결합…주당 65달러에 인수 합의
아마존·월마트·우버와 경쟁 격화…2200개 이상 유통업체 제휴망 확보
인스타카트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인스타카트 로고. 사진=로이터

미국 최대 음식배달 플랫폼 도어대시가 온라인 식료품 배송업체 인스타카트를 170억달러(약 22조7477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음식점 배달시장의 강자와 식료품 배송 전문업체가 결합하면서 미국 배달·유통시장의 경쟁 구도가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도어대시가 인스타카트 주식을 주당 65달러(약 8만7000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29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인수가격은 전날 인스타카트 종가보다 11% 높은 수준이다. 대금은 대부분 현금으로 지급되며 양사 이사회는 거래를 승인했다.

도어대시는 이번 인수로 미국 음식점 배달시장에서 확보한 지배적인 입지를 식료품 배송시장으로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인스타카트는 미국 온라인 식료품 배송시장에서 주요 유통업체들과 광범위한 제휴 관계를 구축한 업체다. 도어대시는 인스타카트를 인수하면서 2200개 이상의 유통업체와 맺은 제휴망을 확보하게 된다.

이번 거래는 도어대시가 지금까지 추진한 인수합병 가운데 최대 규모다.

◇도어대시 분기 주문 9억9300만건…인스타카트는 9030만건

두 회사의 결합으로 미국 음식점 배달과 식료품 배송을 아우르는 대형 플랫폼이 등장하게 됐다.

도어대시는 올해 3분기 주문 처리 건수가 9억9300만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28%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고객들의 주문 거래액은 약 340억달러(약 45조4954억원)에 달했다. 매출은 46억달러(약 6조1553억원)를 기록했다.

인스타카트의 가장 최근 실적인 올해 2분기 주문 처리 건수는 9030만건이었다.
주문 거래액은 약 104억달러(약 13조9162억원)였으며 매출은 10억달러(약 1조3381억원)를 조금 웃돌았다.

도어대시는 음식점 배달을 중심으로 사업을 키워 왔으며 최근 식료품과 생활용품 배송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인스타카트는 식료품 구매와 배송에 특화된 플랫폼으로 여러 소매유통업체의 상품을 온라인에서 주문하고 배송받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NYT는 “두 기업의 결합이 미국 소비자들의 저녁 식사와 장보기 수요를 함께 처리하는 거대 배송 플랫폼의 탄생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인스타카트 기업가치 한때 52조원…경쟁 심화에 매각 결정


도어대시의 이번 인수는 인스타카트에도 큰 전환점이다.

인스타카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당시 온라인 장보기 수요가 급증하면서 빠르게 성장한 대표적인 배송 스타트업이었다.

2021년에는 민간 투자자들로부터 390억달러(약 52조1859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온라인 식료품 배송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성장 압박을 받았다.

인스타카트는 2023년 주당 30달러(약 4만원)에 기업공개(IPO)를 진행했다.

최근 시가총액은 약 140억달러(약 18조7334억원) 수준으로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인정받았던 기업가치보다 크게 낮아졌다.

도어대시를 비롯한 대형 배달 플랫폼들이 식료품 배송으로 사업을 확대하면서 인스타카트의 기존 사업 영역을 잠식한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특히 도어대시는 지난해 미국 전역의 크로거 계열 매장 약 2700곳에서 식료품 전체 품목을 배송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당시 발표 이후 인스타카트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도어대시는 같은 해 패밀리달러를 비롯한 수십 개 식료품 유통업체를 배송 제휴망에 추가했다.

NYT는 인스타카트가 대형 경쟁업체들의 사업 확장으로 점점 더 큰 압박을 받아 왔다고 설명했다.

◇아마존 2300개 도시 당일배송…월마트·우버와 경쟁


도어대시가 인스타카트 인수에 나선 배경에는 미국 식료품 배송시장의 경쟁 심화가 있다.

음식점 배달과 달리 식료품 배송은 한 번의 주문에 여러 상품이 포함되는 경우가 많아 주문 규모가 크고 수익성이 더 높을 가능성이 있다.

도어대시는 이번 인수로 식료품 배송사업을 단기간에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인스타카트가 보유한 2200개 이상 유통업체와의 제휴 관계는 도어대시가 식료품 배송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자산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경쟁 상대도 만만치 않다.

아마존은 지난해 신선식품을 포함한 당일배송 서비스를 미국 약 2300개 도시로 확대했다.

미국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도 식료품 배송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우버 역시 음식점 배달을 넘어 식료품 배송시장에 진출하면서 경쟁을 강화하고 있다.

NYT는 이같은 경쟁 구도가 도어대시와 인스타카트의 합병을 촉진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볼트·딜리버루 이어 최대 인수…배달업계 통합 가속


이번 거래는 도어대시가 추진한 기존 인수합병의 규모를 넘어선다.

도어대시는 앞서 핀란드 음식배달업체 볼트를 약 80억달러(약 10조7048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영국 음식배달업체 딜리버루도 인수하면서 해외 사업을 확대해 왔다.

이번 인스타카트 인수 규모는 두 거래를 각각 웃돈다.

NYT는 2010년대 등장했던 주문형 서비스 스타트업들이 사업모델의 수익성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배달업계 전반에서 기업 통합이 진행돼 왔다고 설명했다.

당시에는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음식부터 생활서비스까지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즉시 주문하는 사업모델이 빠르게 확산됐다.

하지만 독립계약자인 배달 노동자들에게 의존하는 구조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지 못한 업체들이 잇따라 시장에서 사라졌다.

살아남은 기업들은 인수합병을 통해 규모를 키웠다.

우버는 음식배달업체 포스트메이츠를 인수했고 원더그룹은 그럽허브를 사들였다.

인스타카트 역시 과거부터 여러 차례 인수 대상으로 거론됐다.

2021년에는 도어대시와 우버 등이 인스타카트 인수를 검토했지만 거래가 성사되지 않았다.

이후 인스타카트 공동창업자인 아푸르바 메타가 회사를 떠났으며 인스타카트는 2023년 증시에 상장했다.

상장 당시 인스타카트는 식료품 배송사업뿐 아니라 광고와 소프트웨어 등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NYT는 이번 거래가 미국 배달업계의 통합 흐름을 보여주는 동시에 음식점 배달과 식료품 배송의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음을 드러낸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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