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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수리비가 차값 추월… 中 보증 만료 전기차 '폐차 대란'

중국 전기차 보증 만료 임박한 2000만 대 규모의 사태
배터리 수리비가 중고차 잔존 가치를 넘어서는 모순
CATL의 배터리 교환 사업부 총괄 책임자인 양쥔이 2026년 4월 21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오토 차이나 전시회에 앞서 CATL의 테크 데이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CATL의 배터리 교환 사업부 총괄 책임자인 양쥔이 2026년 4월 21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오토 차이나 전시회에 앞서 CATL의 테크 데이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배터리 팩이 수리 없이 통째로 교체되는 관행이 이어지면서 초기 전기차 소유자들이 과도한 수리비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 자동차 전문매체 가스구(Gasgoo)는 10월 27일(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보증 기간이 만료된 초기 전기차 차주들이 겪고 있는 막대한 수리비 부담과 사후관리 공백 문제를 집중 조명했다.

중국에서 전기차 판매량이 본격적으로 급증한 시기는 2016년경으로, 신에너지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와 모터, 전자 제어 시스템의 표준 보증 기간은 8년 또는 12만 km다. 이 때문에 2016년에 판매된 초기 차량들은 이미 보증 기간을 넘어섰으며, 2026년부터 그 규모가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중국승용차협회 추이둥슈는 2026년 말까지 차령 8년을 넘는 신에너지차가 약 260만 대에 이르렀다고 분석했다. 보증 기간이 더 짧은 상용차까지 포함하면 2025년 한 해에만 보증이 만료되는 차량은 약 350만 대에 달하며, 업계는 2025년부터 2032년까지 약 2000만 대의 신에너지차가 순차적으로 배터리 보증 기간을 통과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배터리 교체 비용이 중고차 가격 넘어선 현실


보증이 끝난 차주들이 직면한 가장 큰 난관은 차량 수리비가 새 차 구입비나 중고차 잔존 가치보다 훨씬 높다는 점이다. 소형 순수 전기차의 배터리 팩 전체 교체 비용은 4만 위안부터 시작하며, 중형 SUV는 8만~10만 위안까지 치솟는다.

반면 8년 된 전기차의 중고 거래 가격은 2만~4만 위안에 불과해 배터리 교체 비용으로 중고차 몇 대를 살 수 있는 모순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수리를 포기하면 주행 가능 거리가 해마다 줄어들고 화재 등 잠재적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상당수의 차주들이 수리 대신 폐차 후 신차 구입을 선택하는 실정이다.

이 같은 문제가 심화된 원인 중 하나는 초기 CTP 일체형 배터리 팩의 폐쇄적인 설계 구조에 있다. 배터리 셀, 배터리 관리 시스템, 냉각 파이프가 하나의 캡슐에 담겨 있어 단일 셀에 문제가 생겨도 팩 전체를 교체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초기 모델이 단종되면서 제조업체는 전용 케이스와 모듈 재고를 보유하지 않고 있고, 타사 공급업체도 표준화된 호환 부품을 제공하지 않아 수리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아울러 배터리 상태를 측정하는 객관적이고 통일된 국가표준이 부재하여, 차주가 주행 거리 감소를 체감해도 제조사 기준에 미달한다는 이유로 무상 교체를 거부당하기 일쑤다. 정식 수리 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일부 차주들이 무허가 정비소로 발걸음을 옮기면서 비정상적인 개조에 따른 화재 위험마저 급증하고 있다.

정부 규제 정비와 CATL의 모듈 수리 도입


방치되었던 전기차 사후 관리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와 부품 업계도 해법 마련에 나섰다. 중국 상무부를 포함한 9개 부처는 지난 6월 18일 자동차 애프터마켓 소비 육성 통지를 발표하여 완성차 업체가 수리 채널과 부품 공급을 확대하도록 유도하고 소비자의 수리 선택권을 제한하는 행위를 금지했다.
또한 8월 1일부터는 국가표준 신에너지 자동차 수리 작업 안전 요구사항이 시행되어 고전압 수리 기술자 자격증 의무화와 2인 1조 작업 규정을 통해 부실 정비업체의 진입을 원천 차단하고 있다.

배터리 제조사 역시 문제 해결에 동참하고 있다. 세계 최대 배터리 기업인 CATL은 2024년 8월 CTP 심층 수리 기술인 닝자 서비스를 출시해 전체 팩 교체 대신 문제가 발생한 셀만 교체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이 서비스는 전체 차종의 70% 이상에 적용되며, 모듈 단위 수리를 통해 비용을 기존 전체 교체 비용의 10~50% 수준으로 낮추고 순정 공정과 공식 보증을 제공한다.

니오 또한 배터리 구독 서비스인 BaaS를 통해 보증 만료 이후의 노화와 성능 저하에 대한 부담을 자산 관리 법인이 분담하는 구조를 안착시켰다. 전문가들은 완성차 업체의 개방형 진단 프로토콜 보급과 3·4선 도시까지의 수리 네트워크 확충이 남은 과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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