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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28억짜리 미사일 대신 ‘3D프린터 미사일’ 띄운 숨은 이유

- 3D프린팅 복합소재에 서방 상용 전자부품 결합한 신형 순항미사일 필린 실전 투입 확인
- 시속 805킬로미터 속도로 우크라 방공망 반응 시간 단축… 미국산 부품만 35개 식별
- 저가 순항탄 대량 살포 전술 부상 속 한국형 다층 복합 방공망의 ‘비용 효율성’ 주목
러시아군이 3차원(3D) 입체 프린팅 공정과 서방 민간 상용 전자부품을 결합해 제작한 신형 순항미사일 ‘필린’을 올해 9월과 10월 사이 실전에 투입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4이미지 확대보기
러시아군이 3차원(3D) 입체 프린팅 공정과 서방 민간 상용 전자부품을 결합해 제작한 신형 순항미사일 ‘필린’을 올해 9월과 10월 사이 실전에 투입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4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GUR)은 러시아군이 3차원(3D) 입체 프린팅 공정과 서방 민간 상용 전자부품을 결합해 제작한 신형 순항미사일 ‘필린’을 올해 9월과 10월 사이 실전에 투입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미국 기술 전문 매체 톰스하드웨어는 10월 24일(현지시각) 비즈니스 인사이더를 인용해 필린의 1발당 정확한 제작비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발사 비용이 200만 달러(약 28억 원)를 웃도는 기존 크루즈 미사일 Kh-101보다 낮아 대량 살포 전술에 동원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값싼 미사일로 상대 방공망의 요격탄 재고를 고갈시키는 소모전이 본격화함에 따라 글로벌 방공 시장에서 한국 방위산업계가 공급하는 다층 복합 방어체계의 비용 효율성도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중국산 엔진 떼고 러시아산 장착… 자폭 드론 속도 한계 극복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이 수거한 필린 잔해를 분석한 결과, 기체 외형은 가볍고 단단한 탄소 섬유와 유리 섬유 복합소재로 구성됐다. 내부 결합 부품과 유로 형상 등 복잡한 구조에는 3차원 입체 프린팅 기술이 쓰였다.

추진체는 기존 샤헤드 계열 자폭 드론에 쓰이던 중국산 터보젯 엔진 대신 러시아가 자체 생산한 터보엔진을 얹었다. 그 결과 최고 비행 속도는 시속 500마일(약 805킬로미터), 최대 사거리는 745마일(약 1199킬로미터)까지 늘어났다.

비행 도중 공중에서 분해되는 일이 잦았던 자폭 드론 게란-5의 최고 속도가 시속 270마일(약 435킬로미터)에 머물렀던 점을 감안하면 비행 속도가 두 배가량 빨라졌다. 저고도로 빠르게 날아드는 만큼 우크라이나 방공망이 표적을 포착하고 요격 미사일을 쏘기까지 주어지는 대응 시간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미국산 부품만 35개 확인… 서방 제재망 우회한 상용 부품 조달


미사일의 두뇌에 해당하는 정밀 유도·항법 장치에서는 서방과 동맹국 제품이 대거 쏟아져 나왔다. 우크라이나 정보국이 공개한 부품 목록을 보면 비행 제어기, 관성 항법 장비, 전파 방해 방지 하드웨어 등에서 미국산 부품 35개, 중국산 22개가 식별됐다. 스위스, 일본, 대만, 네덜란드 기업이 만든 부품 13개도 함께 발견됐다.

엄격한 군사용 규격 대신 일반 시장에서 유통되는 민간 상용 부품을 제3국 우회 경로로 끌어들여 조립한 셈이다. 복잡한 부품을 3D프린터로 뽑아 공정을 줄이고 상용 반도체로 비용을 낮추는 방식이다. 고가 미사일 재고가 줄어들자 값싼 순항탄을 대량으로 쏟아부어 상대 방공망을 피로하게 만들려는 노림수가 읽힌다.

한국 다층 방공망 가치사슬과 요격 경제성 셈법


이러한 저비용·고속 순항미사일의 등장은 다층 방공망을 수출하는 한국 방위산업 생태계에 정밀한 교리적 기회를 제공한다.

탄도탄과 항공기뿐 아니라 고속 순항미사일까지 요격할 수 있는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II(M-SAM)와 장거리 요격체계 L-SAM을 생산하는 LIG DNA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적 신뢰를 다져왔다.
다만 공격 측이 값싼 순항미사일과 자폭 드론을 섞어 대량 살포할 경우, 방어 측은 요격 미사일 재고 소모와 방어 비용 급증이라는 현실적 숙제에 맞닥뜨린다.

이에 따라 고가 지대공 유도탄은 탄도탄과 핵심 표적 요격에 집중시키고, 저고도 침투 드론과 교란 표적은 비호복합 대공포나 한국형 레이저 대공무기(블록-I)와 같은 저비용 자산으로 분담 처리하는 '복합 다층 방어망'의 패키지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다기능 레이더가 저피탐 소형 표적을 식별해 최적의 무기체계에 표적을 할당하는 지휘통제 알고리즘과 더불어 유도탄 양산 단가를 절감하는 공정 경쟁력이 한국 방산 수출의 중요한 실질 역량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외 환경 변수도 상존한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이 제3국을 경유하는 전자부품 유통망 통제를 대폭 옥죌 경우 러시아의 미사일 대량 양산 계획 자체가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유럽 구매국들의 방위비 집행 우선순위 조정이나 나토(NATO) 규격 표준화 속도에 따라 한국 기업들의 수출 계약 실행 시기가 연동될 수 있는 흐름도 함께 주시해야 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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