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우소나루·룰라 오차범위 내 초접전…최종 여론조사서 1%P 격차
1차 투표 불참률 21.1%로 28년 만에 최고…투표 참여율이 승부 가를 변수
1차 투표 불참률 21.1%로 28년 만에 최고…투표 참여율이 승부 가를 변수
이미지 확대보기브라질 대통령선거 결선투표를 하루 앞두고 우파 후보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현 대통령이 오차범위 내 초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종 여론조사에서 보우소나루 후보는 50.5%, 룰라 대통령은 49.5%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두 후보의 격차가 1%포인트에 불과한 가운데 1차 투표에서 투표하지 않은 3340만명의 유권자가 결선투표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브라질 투자은행 BTG팍투알과 여론조사업체 넥서스가 지난 23~24일(이하 현지시각) 실시한 조사에서 보우소나루 후보와 룰라 대통령의 지지율이 각각 50.5%, 49.5%로 집계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4일 보도했다.
두 후보의 격차는 조사 오차범위인 ±2%포인트 안에 있어 통계적으로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보우소나루 50.5%·룰라 49.5%…마지막까지 초접전
25일 치러지는 브라질 대선 결선투표는 현직 대통령인 룰라와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아들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간 대결이다.
지난 4일 실시된 1차 투표에서는 보우소나루 후보가 예상 밖의 승리를 거뒀다.
보우소나루 후보는 유효투표의 47.03%를 확보해 45.16%를 얻은 룰라 대통령을 앞섰다. 그러나 과반 득표에는 실패해 두 후보가 결선투표에서 다시 맞붙게 됐다.
결선투표 선거운동 초반에는 보우소나루 후보가 상대적으로 앞섰지만 막판에는 격차가 좁혀졌다.
BTG팍투알·넥서스가 지난 19일 발표한 조사에서 보우소나루 후보는 50.3%, 룰라 대통령은 49.7%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번 최종 조사에서는 두 후보의 지지율이 각각 50.5%, 49.5%로 나타났다.
보우소나루 후보의 수치는 0.2%포인트 높아지고 룰라 대통령은 0.2%포인트 낮아졌지만 두 조사 모두 오차범위 내 접전이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조사 수치는 유효투표를 기준으로 한 것으로 백지·무효표와 응답을 유보한 유권자는 포함하지 않는다.
블룸버그는 이번 대선이 “브라질의 민주화 이후 가장 격렬하게 전개된 대통령선거 가운데 하나”라고 전했다.
두 후보는 선거 막판까지 부패 의혹과 경제, 치안 문제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23일 밤 마지막 TV토론에서도 서로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으며 24일에는 브라질 주요 도시에서 각각 지지자들이 참여한 유세를 진행했다.
◇1차 투표 불참자 3340만명…룰라의 최대 과제
막판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이 사실상 동률을 기록하면서 실제 투표 참여율의 중요성이 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룰라 대통령이 통산 네 번째 대통령 당선에 성공하려면 1차 투표에서 투표하지 않은 유권자들을 다시 투표장으로 끌어내야 한다”고 보도했다.
지난 4일 1차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브라질 유권자는 약 3340만명으로 전체의 21.1%에 달했다.
유권자 다섯 명 가운데 한 명 이상이 투표하지 않은 것이다.
이는 1998년 이후 가장 높은 불참률이다.
브라질은 대부분의 성인에게 투표를 의무화하고 있지만 정치권에 대한 불만과 유권자들의 피로감으로 투표 참여율이 낮아지고 있다.
1차 투표에서 보우소나루 후보가 룰라 대통령을 앞선 득표수는 약 220만표였다.
이에 따라 1차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유권자 가운데 일부가 결선투표에 참여할 경우 최종 득표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주 발표된 퀘스트 여론조사에서는 1차 투표 불참자와 백지·무효표를 행사한 유권자 가운데 40%가 룰라 대통령을, 36%가 보우소나루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들이 실제로 투표에 참여할지는 별개의 문제다.
WSJ는 “룰라 대통령이 투표 불참층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확보하더라도 이를 실제 득표로 연결하는 것이 쉽지 않은 과제”라고 분석했다.
◇투표 불참률 2006년 16.8%에서 올해 21.1%로 상승
브라질에서 투표 참여율이 낮아지는 현상은 이번 선거에 국한되지 않는다.
WSJ에 따르면 브라질 대선 1차 투표 불참률은 2006년 16.8%에서 올해 21.1%로 높아졌다.
2006년 이후 실시된 모든 대통령선거에서 1차 투표 불참률이 이전 선거보다 상승했다.
브라질은 1932년 투표 의무제를 도입했으며 1996년부터 전자투표를 시행하고 있다. 선거 당일 무료 대중교통을 제공하는 등 투표를 독려하기 위한 조치도 시행하고 있다.
정당한 사유 없이 투표하지 않으면 1달러(약 1327원) 미만의 소액 벌금이 부과된다. 미납한 벌금 등으로 선거 관련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 여권 발급이나 향후 투표권 행사에도 제한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에도 투표 불참률은 상승하고 있다.
WSJ는 정치적 갈등과 부패 의혹을 둘러싼 공방이 반복되면서 유권자들 사이에 정치에 대한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70세 이상 절반 가까이 투표 불참…여성 관심도 낮아
이번 결선투표에서는 고령층과 여성 유권자의 참여도 주목된다.
브라질에서는 70세 이상 유권자에게 투표 의무가 적용되지 않는다.
WSJ에 따르면 이 연령대 유권자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1차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
룰라 대통령은 선거 막판 고령층의 투표 참여를 적극적으로 독려했다.
오는 27일 81세가 되는 룰라 대통령은 최근 유세에서 자신도 80세의 나이에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며 70대 유권자들에게 투표장에 나와 달라고 호소했다.
룰라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젊은 세대가 조부모를 투표장에 모시고 가도록 장려하는 '보보 보타(Vovó Vota·할머니가 투표한다)' 운동도 벌이고 있다.
여성 유권자의 선거 관심도 역시 남성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BTG팍투알·넥서스의 별도 조사에서 선거에 매우 높은 관심을 보인다는 응답은 남성 62%, 여성 49%였다.
두 집단의 격차는 13%포인트다.
이는 선거에 대한 관심도가 실제 투표 참여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주목하게 하는 수치다.
다만 관심도 차이가 곧 투표율 차이나 특정 후보의 유불리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저소득층 투표 참여도 관건…과거 결선에서는 1차 선두 모두 승리
룰라 대통령의 전통적 지지 기반인 저소득층에서도 투표 불참이 적지 않았다.
WSJ가 인용한 선거 자료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상대적으로 강한 빈곤 지역의 1차 투표 불참률은 21.3%였다.
반면 부유한 지역의 불참률은 20.3%로 집계됐다.
두 지역의 격차는 1%포인트다.
룰라 대통령은 저소득층 지원과 근로시간 단축 등의 정책을 내세우며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브라질 상원은 이달 주당 근무일을 기존 6일에서 5일로 줄이는 법안을 승인했다.
이는 노동운동 지도자 출신인 룰라 대통령의 주요 선거 공약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과거 결선투표의 결과는 1차 투표에서 뒤졌던 후보가 역전하기 쉽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브라질이 민주주의 체제로 복귀한 이후 실시된 대통령선거 9차례 가운데 7차례에서 결선투표가 치러졌다.
이들 7차례 선거에서는 모두 1차 투표에서 앞섰던 후보가 최종 승리했다. 결선투표가 실시된 7차례 가운데 6차례는 1차 투표보다 투표 불참률이 높아졌다. 2022년 대선에서는 1차 투표와 결선투표의 불참률이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과거 선거에서 나타난 경향이 이번 결과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선거는 1차 투표에서 보우소나루 후보가 앞섰지만 결선투표 직전 여론조사에서는 두 후보의 지지율이 오차범위 안에 있을 만큼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룰라 4선 도전과 보우소나루 가문의 복귀
이번 결선투표는 브라질 정치의 향후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선거다.
2002년 처음 대통령에 당선된 룰라 대통령은 브라질 좌파 정치의 대표적인 인물로 통산 네 번째 대통령 임기에 도전하고 있다.
상대인 45세의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후보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아들로 우파 진영의 지지를 받고 있다.
룰라 대통령은 지난 수십 년간 노동계층과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지지 기반을 구축했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장기 집권에 따른 피로감이라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반면 보우소나루 후보는 1차 투표에서 예상을 뒤엎고 선두를 차지한 뒤 결선투표까지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가 사실상 동률을 기록하면서 룰라 대통령이 선거운동 막판 대규모 집회와 소셜미디어를 통한 유권자 접촉을 강화했다”고 전했다.
WSJ는 “이번 선거는 룰라 대통령에게 과거 자신을 지지했던 유권자들을 다시 투표장으로 끌어낼 수 있을지 시험하는 무대”라고 분석했다.
브라질 유권자들은 25일 결선투표에서 차기 대통령을 선택한다. 최종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의 격차가 1%포인트에 불과한 가운데 실제 투표 참여 규모와 유권자 구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