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타이푼·프랑스 라팔 첫 모의 핵 훈련…대미 의존 탈피와 독자 억지력 시험
양국 지휘권 독립 유지…결정권 공유 없는 순수 전술 상호운용성 결합
프랑스 전략공군 60년 자율성 전환…유럽 권역 안보 연대 현실화
양국 지휘권 독립 유지…결정권 공유 없는 순수 전술 상호운용성 결합
프랑스 전략공군 60년 자율성 전환…유럽 권역 안보 연대 현실화
이미지 확대보기군사 안보 전문지 디펜스뉴스는 지난 23일(현지시각) 프랑스 국방부 발표를 인용해 양국 공군이 실탄 핵무기 탑재 없이 연합 작전 능력을 점검하는 코드명 러미(Rummy) 훈련을 완료했다고 전했다. 이번 훈련은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이 커지고 미국의 유럽 안보 공약에 불확실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양대 핵보유국이 연대 대응 태세를 드러낸 첫 작전으로 평가받는다.
타이푼은 최고속력 하마 2에 애프터 버너를 켜지 않고도 최고 마하 1.5로 비행할 수 있는 수퍼크루즈 기능을 가진 전투기이며 라팔은 최고속력 마하 1.8인 전투기다. 타이푼은 핵무장 운용 능력이 없지만 라팔은 프랑스 독자 기술로 개발된 핵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전투기다.
지중해 상공 모의 핵 비행
영국 공군 유로파이터 타이푼 전투기들은 프랑스 전략공군 소속 라팔 전투기를 호위하는 편대를 이뤄 지중해 상공에서 모의 타격 임무를 수행했다.
양국 전력은 프랑스 북동부에 위치한 생디지에르 공군기지에서 함께 이륙했다. 전투기들의 장거리 비행 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공중에서 연료를 보급하는 다목적 공중급유기 A330 MRTT도 함께 투입됐다.
프랑스군 파비앙 만동 장군은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영국 공군 제29비행대대 표식을 부착한 타이푼 전투기 3대가 이동하는 모습을 전하며 조종사들의 높은 협동 능력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공군은 그동안 단독 모의 핵 타격 훈련인 포커 훈련을 주기적으로 열어왔으나, 영국 전투기가 호위 자산으로 합류한 공중 훈련은 이번이 처음이다.
핵 지휘권 분리와 전술 협력
프랑스 국방부는 이번 훈련이 지난해 맺은 노스우드 선언을 이행하는 주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양국은 해당 선언에서 유럽을 향한 극단적 위협에 공동 대응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카트린 보트랭 프랑스 국방부 장관은 독자적인 핵전력을 유지하는 방침이 동맹국과의 전술 공조를 배제하는 뜻은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양국 전력의 실질적 협력이 유로-대서양 지역 안정에 더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양국은 핵무기 사용 결정권을 공유하지 않는 원칙을 유지했다. 영국과 프랑스는 바다 속에서 잠항하며 핵미사일을 쏘는 전략 핵잠수함을 각각 운용하고 있으나, 전투기에서 발사하는 공중 발사 순항미사일 전력은 프랑스만 보유하고 있다. 영국 전투기가 진입로를 보호하고 프랑스 전투기가 타격을 맡는 기능적 역할 분담이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유럽 독자 안보 체계의 변화
프랑스 민간 안보 싱크탱크인 전략연구재단의 에티엔 마르쿠즈 선임 분석가는 이번 훈련을 1960년대 창설 이래 완전한 자율성을 유지해 온 프랑스 전략공군 역사에서 중대한 변화로 평가했다.
그는 영국 전투기 전력이 프랑스의 공중 핵 타격 기동에 합류한 점에 상당한 의미가 실렸다는 시각을 보였다. 나토 내부에서는 미국의 지원에만 기대지 않고 유럽 국가들 스스로 연합 억지력을 작동시킬 수 있는지 살피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양국은 헌법적 주권에 따라 정당방위라는 극단적인 상황에서만 핵무기 사용을 검토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연합 훈련의 정례화 여부와 유럽 비핵 국가들의 안보 협력 확대 방식이 향후 방위 논의의 중심에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최삼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syis@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