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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한국 탄약 필리핀 반입해 실사격…中에 군사력 과시

미 육군 태평양사령관 "첨단 전력 공개해 전쟁 억제"…대만 유사시 대비 강화
타이폰·하이마스 동원한 역내 훈련 확대…캄보디아와도 약 10년 만에 연합훈련 재개
지난 2024년 4월 26일(현지시각) 필리핀 라오아그 국제공항에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발사체계인 타이폰이 배치돼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24년 4월 26일(현지시각) 필리핀 라오아그 국제공항에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발사체계인 타이폰이 배치돼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이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첨단 무기체계의 운용 능력을 적극적으로 공개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올해 실시한 군사훈련에서는 미국에서 필리핀으로 장거리 정밀무기를 이동시키고 한국에서 탄약을 가져와 실사격을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이하 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로널드 클라크 미 육군 태평양사령관은 전날 이 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미국과 동맹국의 첨단 군사 능력을 잠재적 적국에 보여줌으로써 전쟁 발생 가능성을 낮추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클라크 사령관은 자신의 재임 기간에 충분한 군사 능력과 준비태세를 공개해 전쟁을 억제하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중국이 우려할 만한 정교한 군사 능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 육군 태평양사령부는 인도·태평양사령부 예하 조직으로 역내 지상군 작전과 동맹국 연합훈련 등을 담당한다.

FT는 미 국방부가 올해 들어 중국의 군사적 위협을 공개적으로 지적하는 발언을 줄였지만 실제 군사 현장에서는 중국에 대한 억제력 강화 노력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 한국에서 탄약 반입해 필리핀 실사격…무기 이동 과정도 공개

클라크 사령관은 올해 실시한 훈련에서 미국과 한국, 필리핀을 연결하는 무기·탄약 이동 능력을 보여준 사례를 소개했다.

미 육군은 미국에서 장거리 정밀무기를 필리핀으로 이동시키고 한국에서 탄약을 가져와 실사격 임무를 수행했다.

클라크 사령관은 무기와 탄약을 이동시키는 각각의 단계가 잠재적 적국에 관찰될 수 있도록 진행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군과 동맹국이 필요한 무기와 탄약을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장소로 이동시키고 실제로 운용할 수 있다는 능력을 드러내는 것이 억제 전략의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이러한 군사활동을 지켜본 상대방이 미국과 동맹국의 대응 능력을 다시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클라크 사령관은 "우리가 선택한 시간과 장소에서 대규모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군사 능력을 공개하면 상대방이 행동에 나서기 전에 다시 판단하도록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FT는 미국이 단순히 첨단 무기를 보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전개와 운용 능력을 중국에 보여주는 방식을 통해 억제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타이폰 미사일 체계 배치…중국 연안까지 타격 가능


미 육군은 중국과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에 대비해 필리핀과 일본 등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무기체계의 임시 배치를 확대해 왔다.

대표적인 장비는 이동식 중거리 미사일 발사체계인 타이폰이다.

타이폰은 함정을 공격할 수 있는 SM-6 미사일과 지상 목표물을 타격하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

미 육군은 필리핀과 호주에서 실시한 군사훈련에 타이폰을 투입했다.

필리핀에 배치된 타이폰은 중국 연안 일부 지역까지 토마호크 미사일의 타격 범위에 포함할 수 있다.

클라크 사령관은 이러한 무기체계의 실전 운용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 중국에 대한 억제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미 육군은 고기동성 포병로켓시스템인 하이마스(HIMARS)도 중국에 미국과 동맹국의 공동 군사 능력을 보여주는 데 활용하고 있다.

FT는 타이폰과 하이마스 등 지상군 화력체계가 대만을 둘러싼 중국과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에 대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대만에 대한 주권을 주장하고 있으며 대만 문제에서 무력 사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중국 정부는 특히 필리핀 등 역내 국가에서 미국이 타이폰 미사일 체계를 운용하는 데 강하게 반발해 왔다.

일부 미국 동맹국도 중국의 반발을 우려해 미국 무기체계의 영구 배치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 미국, 순환배치와 연합훈련으로 중국 억제력 유지


미 육군은 동맹국들이 미국 무기체계의 상시 배치를 부담스러워하는 상황에서도 순환배치와 연합훈련을 통해 억제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클라크 사령관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진행하는 미 육군의 연합훈련을 통틀어 '패스웨이즈 작전'이라고 설명했다.

이 훈련들은 일 년 내내 여러 국가에서 진행되며 잠재적 적국이 동맹국이나 우방국을 상대로 군사행동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시기에는 더욱 집중적으로 실시된다.

클라크 사령관은 훈련 일정이 상당히 촘촘하게 구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무기체계가 특정 국가에 영구 배치되지 않더라도 유사시 신속한 전개와 작전 수행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인도·태평양 지역은 광대한 해양으로 인해 군사 장비와 병력을 이동시키는 데 상당한 거리상의 제약이 있다.

미 육군은 이러한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지역별 연합훈련과 무기 이동, 병참 지원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클라크 사령관은 미 육군이 태평양 지역에서 사단과 군단급 지휘부, 다영역 작전부대 등을 확대하면서 과거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트럼프 대외정책 불안 속에도 군사협력 확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과 대외정책 기조는 인도·태평양 동맹국들 사이에서 미국의 역내 안보 공약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FT가 접촉한 역내 국방 관계자들과 외교관들은 미국과의 실질적인 군사협력은 계속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년 동안 필리핀에서 호주에 이르는 지역에서 실시된 미국과 동맹국의 연합훈련은 참가국 수와 작전 규모에서 기록적인 수준에 도달했다.

클라크 사령관도 역내 국가들이 미국과의 안보 협력 확대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지역 국가들에 가장 선호되는 안보 협력국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은 중국과 긴밀한 군사관계를 유지해 온 캄보디아와도 협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클라크 사령관은 약 2년 전 취임한 뒤 첫 해외 방문지로 캄보디아를 선택했다.

이후 캄보디아 육군참모총장과 긴밀한 관계를 구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은 2027년 2월 '앙코르 센티널'이라는 이름의 연합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 훈련은 양국 관계 악화로 중단된 뒤 약 10년 만에 재개되는 것이다.

클라크 사령관은 이를 미국이 역내 군사협력 관계를 확대하고 있다는 사례로 제시했다.

◇ 정보전 전담부대 신설…사이버·전자전 역량도 강화


미 육군은 미사일과 포병 전력뿐 아니라 정보전 능력도 확대하고 있다.

미 육군 태평양사령부는 지난해 11월 제1전구정보우위분견대를 창설했다.

이 부대는 군사정보 수집과 심리작전, 사이버전, 전자전 등을 결합해 현대전에서 정보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조직이다.

부대 지휘관인 숀 하이드거켄 대령은 FT와 인터뷰에서 “태평양 지역에서 미군의 접근이 위협받을 수 있는 장소를 식별하고 동맹국들이 항만 등 핵심 기반시설에 대한 위협에 대응하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클라크 사령관은 태평양 지역에 대한 미 육군의 군사적 자원과 능력 투입이 전례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

그는 자신의 군 경력에서 지금처럼 많은 미 육군 자원과 전력이 태평양 지역에 투입되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FT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억제력을 강화하기 위해 첨단 무기체계의 보유뿐 아니라 실제 전개 능력과 동맹국의 공동 작전 수행 능력을 의도적으로 드러내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전략은 잠재적 적국이 미국과 동맹국의 대응 능력을 인식하도록 해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낮추는 데 목적이 있다고 FT는 분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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