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베를린 공동 입장문 채택… 'Made in Europe' 지리적 범위를 27개 회원국으로 엄격 제한
2028년부터 공공 보조금 대상 차량 유럽 조립 및 비(非)배터리 부품 70% 현지화 의무화
터키·세르비아 우회 생산 차단에 한국·일본도 '불똥'… 배터리 셀 등 핵심 부품 10% EU 조달 필수
2028년부터 공공 보조금 대상 차량 유럽 조립 및 비(非)배터리 부품 70% 현지화 의무화
터키·세르비아 우회 생산 차단에 한국·일본도 '불똥'… 배터리 셀 등 핵심 부품 10% EU 조달 필수
이미지 확대보기2028년부터 공공 구매 지원 대상 차량에 대해 EU 27개 회원국 내 조립은 물론 연구개발(R&D) 수행, 그리고 배터리를 제외한 핵심 부품 가치의 70% 이상을 유럽 현지에서 창출하도록 강제하는 내용이다.
저렴한 인건비를 노리고 튀르키예나 세르비아 등 인접국을 거쳐 무관세로 유럽 시장 진입을 꾀하던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우회로를 원천 차단하는 동시에, 한국과 일본 등 주요 동맹국 완성차 및 부품사들까지 사정권에 들어갈 것으로 보여 글로벌 자동차 공급망 전반에 거센 파장이 예상된다.
10월 19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파리발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와 독일 정부는 최근 유럽 자동차 산업 패키지에 관한 공동 입장문을 채택하고 '유럽산(Made in Europe)'의 법적·지리적 정의를 대폭 강화하기로 확정했다.
'2020년 단일 시장' 기준으로 한정… 韓·日·튀르키예 배제
이번 합의의 핵심은 '메이드 인 유럽'의 지리적 적용 범위를 사실상 EU 27개 정회원국으로 엄격히 제한했다는 점이다.
과거 기준일인 2020년 1월 1일 당시 단일 시장에 속했던 국가 중 극소수만이 예외적으로 포함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에 따라 2020년 1월 말 브렉시트를 공식 확정한 영국과 노르웨이 등 유럽경제지역(EEA) 일부 국가에만 제한적으로 자격이 주어지며, 한국, 일본, 튀르키예, 세르비아 등은 전면 배제됐다.
영국과 노르웨이마저도 무조건적인 혜택을 받는 것은 아니다. 양국이 유럽 파트너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EU와 동일하게 중국산 전기차에 고율 상계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하이브리드(HEV)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에 엄격한 수입 할당제를 적용하는 등 '대중 우회 방지 조치'를 완전히 일치시켜야 한다는 까다로운 단서 조항이 붙었다.
부품 70% 현지화·배터리 셀 10% 의무화… BYD 튀르키예 공장 직격탄
문서에 따르면 향후 각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이나 지자체 공공 조달 혜택을 받으려는 모든 차량은 반드시 유럽 내에서 최종 조립되어야 한다.
아울러 배터리 팩을 제외한 차량 부품 전체 부가가치 창출의 최소 70%가 유럽 역내에서 발생해야 한다.
배터리의 경우에도 전체 가치의 최소 10% 이상은 배터리 셀을 비롯해 유럽 내에서 생산된 3대 핵심 부품으로 채워져야 한다.
이번 조치는 관세를 피해 튀르키예에 대규모 전기차 조립 공장 건립을 추진하던 비야디(BYD) 등 중국 완성차 브랜드들을 정조준한 것으로 풀이된다. 단순 반조립(CKD) 공장 설립을 통한 우회 수출이 원천 무력화되기 때문이다.
동시에 유럽 내 공장이나 공급망을 다변화해 온 현대자동차·기아 및 일본 완성차 업체들 역시 보조금 충족을 위한 현지 조달 비율을 대폭 끌어올려야 하는 강력한 규제 리스크를 안게 됐다. 일본 정부는 EU 주재 대사를 통해 "핵심 동맹국에 불이익을 주어서는 안 된다"며 강력한 로비전을 펼쳤으나 독일·프랑스의 합의를 막지 못했다.
"연구개발도 EU서 하라"… 폰데어라이엔 "즉시 차단 장치 신설"
공동 합의문은 현지 제조뿐 아니라 "상당한 비중의 연구개발(R&D)을 EU 내에서 수행해야 한다"는 조항까지 명시했다. 비록 구체적인 수치 기준은 추후 확정하기로 유예했으나, 유럽 진출을 노리는 외국계 기업에는 막대한 투자 비용을 요구하는 진입 장벽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유럽의 한 중국 자동차 브랜드 고위 임원은 "R&D 요건의 모호성과 현지화 기준의 급격한 상향은 유럽 투자를 검토 중인 글로벌 기업들 모두에게 거대한 불확실성"이라고 토로했다.
EU와 중국 간의 통상 전선은 극한 대립으로 치닫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금요일 정상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불공정 무역에 대응해 역내 시장 접근을 즉각 제한할 수 있는 추가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메커니즘을 구축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에 맞서 중국 상무부는 같은 날 공식 성명을 내고 "중국은 결코 압력에 굴복해 일방적인 양보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브뤼셀은 자국의 이익을 끝까지 수호하려는 중국의 결단력과 역량을 과소평가하지 말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