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중형선 생산역량 결집…2035년 방산 매출 10조원 목표
미 해군 MRO 수주·현지 조선사 협력 확대…글로벌 생산거점 재배치
미 해군 MRO 수주·현지 조선사 협력 확대…글로벌 생산거점 재배치
이미지 확대보기정기선 HD현대 회장이 취임 첫해 조선·건설기계의 통합 체제를 출범시키고 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를 활용해 미국 함정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조선소와 해외 생산기지의 역할을 재편하면서 중국과의 가격 경쟁에 대응하고 방산·고부가 선박에서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18일 재계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 17일 취임 1주년을 맞았다. 37년 만에 오너 회장 체제가 복원된 이후 그가 실행한 가장 큰 변화는 지난해 12월 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를 합친 통합법인 출범이다. 합병 결정은 취임 전인 지난해 8월 내려졌지만, HD현대는 통합을 앞두고 사장단 인사를 조기에 단행했다. 정 회장은 통합법인 출범식에서 "우리나라 조선산업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는 날"이라고 밝혔다.
통합 이전 HD현대중공업은 대형 상선과 함정 건조에, HD현대미포는 중형선에 강점을 가졌다. 합병으로 함정 건조 기술과 미포의 도크·설비·인력을 한 법인에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미국 해군의 함정 신조와 유지·보수·정비(MRO) 시장을 겨냥해 선박 크기별 생산능력을 모은 셈이다. 설계·연구개발 역량도 결집해 중복 투자를 줄이고 쇄빙선 등 특수목적선에 공동 대응할 방침이다. HD현대가 내건 2035년 통합법인 매출 목표는 37조원으로 2024년 양사 합산 19조원의 두 배 수준이다. 방산 매출은 약 1조원에서 10조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통합 이전인 지난해 8월 수주한 미국 해군의 화물보급함 '앨런 셰퍼드'는 올해 1월 울산 중형선사업부에서 정비를 마치고 출항했다. 통합법인은 이후 '세사르 차베즈'와 '리처드 E. 버드' 정비사업도 따냈다. 기존 미포 사업장의 안벽과 작업 인력을 미국 군수시장 진입에 활용한 것이다. 리처드 E. 버드함의 정비 계약에는 선체·구조물과 추진·전기 계통 등 100여개 항목이 포함됐다.
미국 방산 조선사 헌팅턴잉걸스(HII) 산하 잉걸스 조선소에는 HD현대가 개발한 지능형 용접 시스템이 시범 도입돼 생산성 개선 효과를 검증하고 있다. 키윗과는 미국 내 선박 건조 및 블록·모듈 생산을 논의하고, 안두릴과는 무인수상정 공동개발을 추진한다. 국내에서 함정을 만들고 정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미국 조선소의 생산기술과 공정에도 진입하는 방식이다.
중국이 일반 상선의 가격 경쟁력을 앞세우는 상황에서 국내외 생산시설의 역할도 재편하고 있다. 국내 조선소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고부가 선박과 함정에 집중하고, 베트남에서는 중소형 상선 생산을 확대한다. 지난해 가동에 들어간 필리핀 수빅 조선소는 상선 건조와 정비 거점으로 키우고, 인도 코친조선소와는 블록공장 합작 검토를 중단한 대신 설계·기자재 공급 등 기술 협력을 이어간다. 해외 투자법인을 활용한 신규 야드 확보도 검토 대상이다.
올해 1월에는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를 합친 HD건설기계가 출범했다. 현대·디벨론 두 브랜드는 유지하면서 구매·물류와 생산기지 운영을 통합해 중복 비용을 줄이려는 구조다. 인도 굴착기 시장에서는 지난 5월 월간 점유율 20.5%로 1위에 올랐다.
정 회장 취임 2년차에는 통합의 규모가 수익성으로 이어지는지 검증받게 된다. 중국 업체들이 LNG 운반선까지 추격하는 가운데 국내외 생산거점 간 물량 배분과 인건비·공정 효율 개선이 필요하다. 미 해군 MRO 3건은 모두 군수지원함 정비인 만큼 이를 전투함 신조 수주로 연결하려면 미국의 조달·보안 기준과 현지 생산 장벽도 넘어야 한다.
최유경·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