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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 트럼프 행정부 휘발유 평균값, 바이든 행정부 추월 눈앞

휘발유 40%·경유 74% 급등…전기요금도 15% 상승
11월 중간선거 앞두고 에너지 비용 부담 확대…유권자 74% "매우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집권 2기 평균 휘발유 가격이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재임 기간의 평균을 넘어설 가능성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24년 대통령선거 당시 휘발유 가격을 갤런당 2달러(약 2700원) 아래로 낮추겠다고 공약했지만 이란 전쟁으로 국제 에너지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은 오히려 갤런당 4달러(약 5400원)를 웃돌고 있다.

특히 휘발유뿐 아니라 경유와 전기요금까지 급등하면서 에너지 가격이 오는 11월 3일 중간선거를 앞둔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행정부 2기의 평균 휘발유 가격이 바이든 행정부의 평균인 갤런당 3.47달러(약 4600원)를 조만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트럼프 집권 후 휘발유 40% 급등…바이든 정부 평균 추월 임박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미국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약 40% 상승해 갤런당 4달러(약 5400원)를 넘어섰다.

같은 기간 경유 가격은 74%, 전기요금은 약 15% 상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대선 과정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환경정책이 에너지 비용을 높였다고 비판하며 휘발유 가격을 갤런당 2달러(약 2700원) 이하로 낮추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저렴한 에너지를 기반으로 미국 경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제 에너지 시장에서도 미국의 지배력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집권 2기 초반 안정세를 보이던 에너지 가격은 올해 들어 급등했다.

지난 2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면서 시작된 전쟁이 국제 원유와 석유제품 공급에 충격을 줬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이 추세가 지속되면 11월 3일 중간선거 이전에 트럼프 집권 2기의 평균 휘발유 가격이 바이든 행정부의 평균인 갤런당 3.47달러(약 4600원)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는 단일 시점의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최고 기록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22년 6월 미국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5.02달러(약 6700원)까지 상승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가 이번에 비교한 것은 최고 가격이 아니라 각 행정부의 재임 기간 평균 가격이다.

◇미국인 74% 에너지 가격 우려…전쟁 전보다 31%포인트 상승

높은 에너지 가격은 미국 유권자들의 생활비 부담을 키우고 있다.

퓨리서치센터가 이달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74%는 에너지 가격에 대해 '매우 우려한다'고 답했다.

이란 전쟁 이전 같은 응답을 한 비율은 43%였다.

약 7개월 사이 에너지 비용을 심각하게 걱정하는 미국인의 비중이 31%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에너지 가격에 대한 우려는 의료비와 주거비, 고용시장에 대한 걱정보다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카네기멜런대학교의 캐런 클레이 경제·공공정책학 교수는 “유권자들이 가격 하락을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그러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에너지 가격 상승의 적어도 일부가 미국 정부의 행동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클리어뷰에너지파트너스의 케빈 북 전무이사도 “트럼프 대통령의 에너지 정책이 중간선거에서 중요한 평가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권자들에게 자신이 투표용지에 있는 것처럼 생각해 달라고 요구한 만큼 에너지 문제에서도 유권자들이 그러한 태도를 보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공화당 강세 지역도 에너지 가격 부담…상원 선거 쟁점 부상

에너지 가격 상승은 전통적으로 공화당 지지세가 강했던 지역에서도 선거 쟁점이 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캔자스, 아이오와, 오하이오, 텍사스, 알래스카주는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두 자릿수 득표율 격차로 승리한 지역이다.

그러나 무당파 선거분석기관 쿡폴리티컬리포트는 이들 지역의 상원 선거를 승패를 예측하기 어려운 접전으로 분류하고 있다.

멜리우스리서치의 제임스 웨스트 전무이사에 따르면 텍사스를 제외한 이들 지역의 가계는 소득에서 에너지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미국 전국 평균보다 높다.

공화당 후보들도 높은 연료 가격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에 대응하고 있다.

아이오와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공화당의 애슐리 힌슨 후보는 지난달 이란 전쟁 때문에 주민들이 주유소와 상점에서 추가 비용을 부담해서는 안 된다며 휘발유세 중단을 요구했다.

이에 맞서는 민주당 조시 투렉 후보는 물가 상승이 이번 선거의 가장 중요한 문제라며 힌슨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전쟁을 지지했다고 비판했다.

캔자스주의 공화당 상원 후보 로저 마셜도 지난 6월 라디오 인터뷰에서 휘발유 가격이 이번 선거의 민심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라고 말했다.

텍사스주 공화당 상원 후보 켄 팩스턴 역시 후원자들과의 대화에서 전쟁과 휘발유·경유 가격이 선거운동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는 이처럼 에너지 비용 상승이 공화당 후보들에게 유권자의 생활비 불만에 대응해야 하는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유가에 물가 3.7%…주택담보대출 금리 7.5%로 상승

에너지 가격 상승의 영향은 주유소에만 머물지 않고 있다.

블룸버그는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운송비와 생산비를 통해 광범위한 상품과 서비스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 기대를 높이고 국채금리를 끌어올리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연간 물가상승률은 이란 전쟁 이전 2.4%에서 최근 3.7%로 높아졌다.

평균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전쟁 이전 6%를 조금 웃돌던 수준에서 7.5%까지 상승했다.

2023년 이후 이어지던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하락 추세가 반전된 것이다.

블룸버그는 의료비와 항공료, 식료품 가격까지 상승하는 상황에서 주택 구매 비용마저 증가하면서 미국 가계의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확대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도 전기요금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적극 지원하는 AI 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가계 전력비용 문제가 함께 부각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백악관 "에너지 가격 인하 노력 지속"…러시아산 경유 공급도 추진

트럼프 행정부는 에너지 가격 안정을 위해 여러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백악관 관계자에 따르면 정부는 에탄올 함량이 15%인 휘발유의 전국 판매를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미국 항구 사이에서 물품을 운송하는 선박에 미국 건조·소유·승무원 요건을 적용하는 존스법의 적용도 일시적으로 면제했다.

테일러 로저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에너지 지배력을 강화하고 비용을 낮춰 국민의 가처분소득을 늘리겠다는 목표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물동량이 전쟁 이전 수준에 접근하고 있으며 정부가 일시적인 공급 차질의 영향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경유 공급 확대를 위한 조치에도 나섰다.

일부 비과세 경유의 사용 범위를 넓히고 주요 7개국(G7)에 비축 경유 방출을 요구하는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추가 연료 공급을 위한 합의를 추진했다.

텍사스주 정유시설 확장에 세금을 투입하고 전력 기반시설 투자를 지원하는 계획도 내놨다.

대형 데이터센터로 인한 소비자 전기요금 부담을 줄이기 위한 법안도 지지했다.

지난 8월 말에는 베네수엘라의 대규모 석유 자원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하는 합의도 발표했다.

다만 블룸버그는 베네수엘라 유전 가운데 상당수가 노후화했거나 개발 비용이 높다는 점에서 실제 생산 확대 효과는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정부 정책이 가격 상승에 영향"…중간선거 앞둔 에너지 딜레마

에너지 가격의 향후 움직임은 중동 전쟁과 국제 원유 공급의 정상화 여부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멜리우스리서치의 웨스트 전무이사는 이란 분쟁이 에너지 가격 상승의 원인이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분쟁이 끝나더라도 원유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에너지 비용을 낮추겠다는 공약으로 재집권했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에너지 공급 충격이 발생하면서 정책적 부담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클레이 교수는 일반적으로 집권 세력이 자신들의 책임이 아닌 사건까지 유권자들로부터 비판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미국 정부의 행동이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판단할 만한 실질적인 근거가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해 온 에너지 정책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에 중요한 정치적 부담으로 부상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휘발유와 경유, 전기요금의 상승이 물가와 금리 부담으로 이어지면서 에너지 가격 안정이 단순한 산업정책을 넘어 유권자의 생활비 문제와 직결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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