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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금값 주간 0.7% 하락…美 연말 금리 인상 우려 지속

현물 금 온스당 4165달러…12월 선물은 0.3% 상승한 4181달러 마감
연준 추가 긴축 전망에 연말 금값 하락 경고…인도 실물 수요는 회복
지난 3월 9일(현지시각) 이집트 카이로에서 한 귀금속 상인이 금괴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3월 9일(현지시각) 이집트 카이로에서 한 귀금속 상인이 금괴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국제 금값이 미국 증시 급락에 따른 안전자산 수요에도 불구하고 주간 기준으로 하락했다.

미국의 물가 상승세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나면서 연방준비제도의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경계감이 금값에 부담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금융시장은 연준이 이달 중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지만 12월에는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하고 있다. 당장의 금리 인상 기대는 약화했으나 연말 추가 긴축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는 셈이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의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가 잇따라 예상보다 높게 발표되면서 국제 금값이 주간 하락세를 나타냈다고 17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전날 미국 시장 오후 거래에서 금 현물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1% 하락한 트로이온스(약 31.1g)당 4165.12달러(약 557만원)를 기록했다.

주간 하락률은 0.7%로 집계됐다.

반면 12월 인도분 미국 금 선물은 0.3% 상승한 온스당 4181.10달러(약 559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물 금값은 소폭 하락하고 선물 가격은 상승하는 등 당일 거래에서는 혼조세가 나타났지만 주간 기준으로는 미국의 추가 긴축 우려가 금값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

◇주중 4080달러까지 하락…안전자산 수요에도 주간 약세

금 시장은 이번 주 미국의 높은 물가 상승률과 기술주 급락이라는 상반된 요인의 영향을 받았다.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잇따라 예상보다 높게 발표되면서 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이 부각됐다.

이에 따라 이자가 발생하지 않는 금의 투자 매력은 약화됐다.

야후파이낸스의 금 시장 주간 분석에 따르면 금값은 주중 온스당 4080달러(약 546만원) 부근까지 하락했다가 16일 오전에는 4175달러(약 559만원) 안팎으로 반등했다.

미국 주식시장에서 인공지능(AI) 관련주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확산하면서 안전자산을 찾는 투자자들의 수요가 금값을 일부 지지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반등에도 주간 기준 하락세를 뒤집지는 못했다.

TD증권의 바트 멜렉 글로벌 원자재 전략 책임자는 “금값이 일정한 가격 범위 안에서 움직이면서 지지선 하단으로 기울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연준의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는 점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12월 금리 인상 확률 90%…워시 의장은 구체적 경로 언급 안 해

시장의 관심은 연준이 남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어떻게 결정할지에 집중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시장 참가자들은 이달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12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90%로 반영됐다.

이달 금리를 유지한 뒤 연말에는 추가 긴축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의미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최근 미국 경제의 성장세에 낙관적인 입장을 나타냈지만 향후 기준금리 경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신호를 제시하지 않았다.

연준 내부에서도 높은 물가 상승률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오스턴 굴즈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물가 지표를 실망스러운 결과로 평가했다.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소비자들의 기대 인플레이션이 뚜렷하게 악화할 경우 연준이 더욱 적극적으로 금리를 인상해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금 시장에서는 안전자산 수요보다 높은 금리의 부담이 더 큰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연말까지 금값 추가 하락 가능"…AI 투자 불안 진정도 변수

시장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금값이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하마드 후세인 기후·원자재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을 이어갈 경우 올해 남은 기간 금값이 점진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최근 AI 산업의 성장세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AI 관련주 급락에 따른 안전자산 수요가 진정되면 금값을 지지하는 요인이 약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은 일반적으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방어 수단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물가 상승에 대응해 중앙은행이 금리를 높이면 국채 등 이자가 발생하는 자산의 상대적 매력이 커질 수 있다.

따라서 인플레이션이 높아지는 상황이라고 해서 금값이 반드시 상승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주에는 이러한 특성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높게 발표되면서 금값이 하락했지만 기술주 매도세가 확산하자 안전자산 수요가 일부 유입돼 낙폭을 줄였다.

다만 주간 기준으로는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더 크게 반영됐다.

◇인도 금값 프리미엄 3개월 만에 발생…가격 하락에 귀금속 수요 증가

금융시장의 투자심리와 달리 실물 금 시장에서는 수요가 개선되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번 주 인도에서는 국제 금값 하락에 따른 귀금속 구매 증가로 금이 프리미엄을 붙여 거래됐다.

인도에서 금 현물 가격에 프리미엄이 형성된 것은 3개월여 만이다.

국제 금값이 하락하면서 장신구 구매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다.

이는 금융시장 투자자들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경계하는 가운데 실물 구매자들은 낮아진 가격을 매수 기회로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분석이다.

다만 이러한 실물 수요가 국제 금값의 하락세를 얼마나 완화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은·백금·팔라듐도 주간 하락 전망

금뿐 아니라 다른 귀금속 시장도 약세를 나타냈다.

16일 은 현물 가격은 0.7% 하락한 온스당 57.05달러(약 7만6300원)를 기록했다.

백금은 온스당 1626.15달러(약 218만원)로 보합세를 나타냈다.

팔라듐은 1.1% 떨어진 온스당 1113.61달러(약 149만원)에 거래됐다.

은, 백금, 팔라듐 모두 주간 기준으로 하락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귀금속 전반에 미국의 높은 물가 상승률과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향후 국제 금값의 방향은 연준의 실제 금리 결정과 물가 상승세, 미국 주식시장의 위험회피 심리 변화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는 금값이 뚜렷한 방향을 찾지 못한 채 제한된 범위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시장 참가자들이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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