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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FBI, 오픈AI 사무실에 몰래 녹음장치 설치한 사우디 직원 체포

임원 회의실 TV 뒤에 장치 숨겨…핵심 AI 기술 유출 정황은 없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오픈AI 본사.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오픈AI 본사. 사진=로이터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미국 본사에서 임원들의 비밀 회의를 녹음하기 위해 장치를 몰래 설치한 혐의로 사우디아라비아 국적 직원이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됐다.

오픈AI는 해당 직원이 다른 중요 장소에도 녹음장치를 추가로 설치하려 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다만 고객 정보나 인공지능(AI) 모델의 핵심 기술자료가 유출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오픈AI가 샌프란시스코 본사에서 비밀 녹음장치를 발견해 FBI에 신고했으며 미국 수사당국이 사우디 국적 엔지니어를 체포했다고 14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미 법무부에 따르면 체포된 직원은 사우디 국적의 압둘라흐만 알포잔(35)으로, 지난해 7월부터 오픈AI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했다. 알포잔은 지난 9일 체포됐으며 오픈AI는 같은 날 그를 해고했다.

◇임원 회의실 TV 뒤에 녹음장치…화장지로 감춰

오픈AI 보안팀은 지난달 30일 샌프란시스코 본사의 임원 회의실을 점검하던 중 텔레비전 뒤에 숨겨진 녹음장치를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법무부에 따르면 이 장치는 텔레비전 뒷면의 USB 단자에 연결돼 있었으며 화장지로 감싼 상태로 감춰져 있었다.

오픈AI는 해당 장치가 지난달 28일께 설치된 것으로 파악했다.

오픈AI는 장치에 첨단 암호화 기술과 음성 감시 기능이 적용돼 있었으며 탐지를 피하면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구조였다고 설명했다.

수사당국은 알포잔이 녹음장치가 발견된 회의실에 출입할 권한이 없었지만 사건 이전 여러 차례 주변에 나타난 모습이 CCTV에 포착됐다고 밝혔다.

해당 회의실에서는 오픈AI의 비공개 연구와 제품 개발 계획, 사업 전략 등 민감한 내용이 논의된 것으로 조사됐다.

오픈AI는 알포잔이 다른 중요 장소에도 장치를 설치해 회의 내용을 몰래 녹음할 계획이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회의 장소 검색 기록·두 번째 녹음장치도 발견

미 법무부는 알포잔의 사내 정보 검색 기록과 관련 챗봇 이용 내역도 수사 대상에 포함했다고 밝혔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알포잔은 업무 생산성 도구를 이용해 오픈AI 경영진과 외부 협력사 관계자들의 회의 장소를 여러 차례 검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의 배우자와 연관된 챗봇 계정에서도 녹음장치와 관련된 질문이 확인됐다.

이 계정에는 특정 녹음장치의 고유 식별정보와 지속적인 음성 녹음장치 제작 방법 등에 관한 질문이 입력된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당국은 이러한 기록이 녹음장치 설치와 관련돼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지난 5일에는 알포잔이 녹음장치가 숨겨져 있던 텔레비전 뒤쪽을 살펴보는 듯한 모습도 CCTV에 포착됐다.

같은 날 오픈AI 보안팀은 건물 내 다른 회의실에 놓인 알포잔의 가방에서 두 번째 녹음장치를 발견했다.

가방 안에서는 알포잔의 지갑과 신분증도 함께 발견됐다.

오픈AI는 첫 번째 녹음장치를 발견한 뒤 FBI에 신고하고 알포잔의 사내 전산망과 사무실 접근 권한을 차단했다.

◇최대 징역 5년형 가능…핵심 기술 유출 정황 없어

알포잔은 13일 미국 연방법원에 처음 출석했다.

미 법무부는 그에게 전자·기계장치 등을 이용해 다른 사람의 구두 의사소통을 불법으로 감청하거나 감청을 시도한 혐의를 적용했다.

유죄가 인정되면 최대 징역 5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다만 이번 사건은 형사 고발장에 따른 절차가 진행 중인 단계로, 혐의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오픈AI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고객 데이터와 소스코드, AI 모델 가중치가 유출됐다는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모델 가중치는 AI 시스템의 작동 방식과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 기술정보다.

오픈AI는 이번 사건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기술과 데이터, 직원 보호를 국가적으로도 중요한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 당국 "국가안보 사안"…AI 기업 산업기밀 보호 비상

이번 사건은 첨단 AI 연구시설이 내부자에 의한 산업기밀 유출과 정보 수집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

FT는 주요 AI 기업들이 핵심 기술을 확보하려는 산업스파이와 외국 정부의 정보 수집 활동에 노출될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경계해 왔다고 보도했다.

오픈AI와 경쟁사 앤스로픽도 최근 수년간 내부 보안 조치를 강화해 왔다.

두 회사는 특히 중국 등 경쟁국이 첨단 AI 기술과 지식재산권에 접근하려는 시도를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지적해 왔다.

미국 수사당국은 이번 사건을 첨단 기술 보호와 국가안보 문제로 보고 있다.

크레이그 미사키언 미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검사는 이번 사건이 국가안보와 관련된 사안이라며 FBI와 협력해 미국의 핵심 기술을 탈취하려는 행위를 적발하고 기소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국가정보당국도 첨단 AI 기술을 둘러싼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국가안보상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다만 알포잔이 특정 외국 정부나 정보기관의 지시를 받았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FBI는 녹음장치의 실제 사용 여부와 확보된 정보의 범위, 추가적인 관련 행위가 있었는지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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