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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 "위안화 상승 여력, 시장 예상보다 커"

1년 뒤 달러당 6.40위안 전망…20~25% 저평가·무역흑자 확대에 지속적 강세 예상
중국 위안화와 미국 달러화 지폐.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위안화와 미국 달러화 지폐. 사진=로이터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중국 위안화의 가치 상승 여력을 금융시장이 크게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위안화가 현재 적정 가치보다 20~25% 저평가돼 있으며 막대한 무역흑자와 중국 정부의 정책 변화에 힘입어 앞으로도 점진적인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13일(이하 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의 카막샤 트리베디 글로벌 외환·금리·신흥시장 전략 리서치 총괄은 최근 블룸버그와 가진 인터뷰에서 위안화 강세를 세계 외환시장에서 가장 저평가된 시나리오 중 하나로 꼽았다.

골드만삭스는 현재 달러당 약 6.69위안인 환율이 1년 뒤에는 6.40위안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약 4.3% 상승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트리베디 총괄은 “위안화 가치가 적정 수준보다 20~25% 낮다는 현재의 평가조차 보수적인 추정치”라고 인터뷰에서 강조했다.

그는 골드만삭스가 위안화 강세 전망을 잇따라 상향 조정했지만 시장의 일반적인 예상과 선물환 시장은 이러한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리베디 총괄은 위안화 가치가 얼마나 더 움직일 수 있는지를 시장이 과소평가하고 있다면서 앞으로의 상승이 점진적이지만 지속적인 과정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위안화 20~25% 저평가…무역흑자가 절상 근거

골드만삭스가 위안화 강세를 전망하는 핵심 근거는 중국의 막대한 무역흑자다.

중국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무역흑자는 8055억달러(약 1073조원)에 달했다.

트리베디 총괄은 중국의 경상수지와 대외수지 실적까지 고려하면 위안화의 저평가 정도가 현재 추정치보다 훨씬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의 대외수지 상황을 고려할 때 위안화가 상당히 저평가돼 있다는 점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골드만삭스의 적정가치 평가 지표는 장기적으로 달러당 6위안대 초반의 환율도 가능하다는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위안화 환율이 마지막으로 달러당 6위안에 근접했던 시기는 해외 단기자금 유입이 활발했던 2014년 초다.

최근 위안화는 미국 달러 대비 4년 만의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중국 당국이 주요 통화에 대한 위안화의 가치 상승을 허용하면서 달러 강세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는 “지정학적 긴장과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으로 달러화가 반등하는 상황에서 위안화는 추가적인 강세를 이어갈 수 있는 몇 안 되는 통화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EU와 무역갈등 완화…중국도 위안화 강세 수용 가능성

골드만삭스는 중국 정부가 과거보다 위안화 강세를 받아들이는 데 적극적인 태도로 바뀌고 있을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중국은 주요 교역 상대국들로부터 인위적으로 낮은 환율을 이용해 수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유럽 국가들은 저평가된 위안화가 중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강화해 유럽 제조업체들에 불리한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환율 조정만으로 세계 경제의 구조적인 불균형을 해결할 수 없다고 반박해 왔다.

중국은 자국 수출의 경쟁력이 환율보다는 산업 경쟁력의 향상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최근 중국과 유럽연합(EU)의 무역협상에서는 갈등을 완화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양측은 지난 9일 종료된 협상에서 중국산 하이브리드차의 유럽 수출을 제한하는 데 합의하면서 무역갈등이 확대되는 것을 피했다.

중국은 EU가 2024년 중국산 전기차에 추가 관세를 부과한 이후 하이브리드차의 유럽 수출을 크게 늘려왔다.

올해 들어 위안화는 유로화에 대해서도 8% 넘게 절상됐다.

트리베디 총괄은 중국 정책당국이 안정적인 무역관계의 중요성을 고려해 추가적인 위안화 강세에 더욱 편안한 입장을 보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 입장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교역 상대국들과의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역관계가 장기간 안정된다면 중국 당국도 일정 수준의 위안화 절상이 자국 경제의 기초여건에 부합한다는 점을 인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중국의 수출 경쟁력이 첨단기술과 고도화된 제조업을 중심으로 강화되고 있다는 점도 위안화 강세를 수용할 수 있는 배경으로 꼽았다.

◇위안화 국제화 전략에도 강세 유리…중국 자산 매력 확대

골드만삭스는 위안화 가치의 지속적인 상승이 중국 정부의 통화 국제화 전략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앞서 국제 무역과 투자, 외환시장에서 널리 사용되는 강력한 통화를 육성하고 위안화가 글로벌 준비통화의 지위를 확보해야 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트리베디 총괄은 위안화가 완만하지만 지속적으로 절상되면 이러한 국제화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도 유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위안화 가치가 상승하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국 자산에 투자할 때 기대할 수 있는 환율 측면의 수익도 개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의 시장전략가 안드레 드 실바 역시 중국이 글로벌 자금 공급자로서 역할을 확대하면서 위안화 국제화가 새로운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위안화의 국제적 활용 범위가 무역 결제와 지급을 넘어 글로벌 차입, 투자, 위험회피 거래로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골드만삭스는 중국의 대규모 무역흑자와 교역관계 안정 필요성, 위안화 국제화 정책이 맞물리면서 향후 위안화 강세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트리베디 총괄은 위안화 가치 상승이 급격하게 진행되기보다는 점진적으로 이어지겠지만 시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더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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