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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시간 걸린 서류 검토 단 16초 만에…AI로 법조계 지각변동

英·아일랜드 법률 종사자 90% AI 활용…시간당 수임료 비중 44%로 하락 전망
AI 도입 로펌 80% 인력 증원 없이 업무 확대…20%는 수임료 목표 달성 난항
단순 반복 업무 자동화로 저연차 변호사 훈련 축소…고숙련·복합 역량 중심 재편
인공지능(AI)과 법률을 형상화한 일러스트레이션.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인공지능(AI)과 법률을 형상화한 일러스트레이션. 사진=로이터
영국과 아일랜드 법률 종사자의 약 90%가 인공지능(AI)을 도입하며 시간당 수임료 중심의 법조계 수익 구조가 압박을 받고 있다. 이는 비단 영국과 아일랜드만의 일이 아니며 AI 도입은 전세계 법률 시장과 고용지형에 큰 지각 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12일(현지시각)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에 따르면, 법률 소프트웨어 기업 클리오는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AI를 통한 업무 자동화는 수임료 청구 구조를 바꾸는 동시에 저연차 변호사의 실무 교육과 고용 지형에 구조적 변화를 촉발하고 있다.

생산성 변화와 청구 구조의 압박


클리오의 '영국·아일랜드 법률 인사이트 보고서 2026'에 따르면 AI를 활용하는 로펌의 80%는 인력 증원 없이 업무를 늘렸고, 70% 이상은 행정 비용을 절감했다.

에이앤오 쉬어먼은 법률 AI 기업 하비와 협력해 대출 계약 검토와 규제 서류 분석 시간을 수분으로 단축했고, 슬로터 앤 메이도 2026년 전 업무 영역에 하비를 도입해 규제 조사 등에 활용 중이다.

시간당 청구 방식이 흔들리는 이유


법률 금융 펀드 렉솔런트의 닉 로울스 데이비스 대표는 CNBC에 "16초 만에 끝나는 일에 16시간 분량의 수임료를 청구할 수는 없다"고 짚었다.

AI를 광범위하게 도입한 로펌 5곳 중 1곳은 시간당 청구 목표 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컨설팅 회사 딜로이트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선임 법률 관리자들은 시간당 청구 비중이 2~3년 내 72%에서 44%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다. 표준 문서 입력 등 반복 업무는 자동화에 노출되나, 복잡한 전략 수립과 판단은 여전히 인간의 영역이다.
만수르 숨로 티사이드 대학교 부문장은 CNBC에 "시간당 청구 정당화가 어려워지면서 인간의 판단력이 핵심 역량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저연차 변호사 교육과 인간 판단력의 과제


반복 업무 자동화로 저연차 변호사의 실무 훈련도 변하고 있다.

숨로 부문장은 문서 검토와 판례 조사가 법률 추론 능력을 길러줬디고 지적했으며, 하비의 호르헤 베스타드 총괄은 "초안 작성이 빨라진다고 역량이 자동으로 향상되지는 않는다"고 역설했다.
에이앤오 쉬어먼의 프란체스카 베넷츠 총괄은 호기심과 기업가 정신을 중시하며 법률 엔지니어링 등 새 경력 경로를 구축 중이라고 전했다.

AI 환각 현상도 감시 과제다. 존재하지 않는 판례 제출로 제재를 받은 변호사 사례도 잇따른다. 한편 클리오 보고서에서 법률 전문가 51%가 저녁 근무를 하지만 원하는 비율은 32%에 그쳤다. 클리오의 조슈아 레논 변호사는 일부 변호사들이 AI 도입으로 업무 환경이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AI가 법조계 고용 지형에 미치는 파급과 일자리 대체 전망


대출 계약 검토와 선례 분석이 수분 단위로 단축되며 법조계 하위직 일자리 대체가 본격화하고 있다.

영국과 아일랜드 로펌의 80%가 신규 채용 없이 업무량을 늘리고 70% 이상이 행정 비용을 절감한 점은 고용 지형의 변혁을 보여준다.

대량 문서 분석과 기초 판례 조사 등 진입 단계 직무가 자동화되면서 피라미드형 인력 구조는 고숙련 전문가 중심의 다이아몬드형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으로 신규 저연차 채용이 동결·축소되는 대신 AI 활용 역량을 갖춘 소수 인재 채용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단순 리서치 직무가 축소되고 AI 검증과 전략 수립을 담당하는 복합형 변호사 중심의 양극화가 정착될 것으로 보인다.

법률 AI의 확산은 단순한 업무 효율화를 넘어, 장기간 유지되어 온 시간당 수임료 수익 모델과 저연차 인력의 도제식 육성 체계를 근본적으로 재편하는 산업 전반의 구조적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심완섭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iberwld@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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