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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미, 40억 달러 안보 패키지 합의… 군 전력 현대화 속도 내나

미·그리스 전략대화 공동성명… 군사 장비 이전과 방산 협력 확대 명시
공군 F-16 개량과 무장 구매 포함… 그리스 영공 방어력 대폭 보강 전망
장갑차 등 인도 수량과 조건 미공개… 실질적 전력화 수준은 후속 협상서 판가름
 미·그리스 전략대화에서 양국 군 관계자가 방위 협력 합의서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그리스 외무부이미지 확대보기
미·그리스 전략대화에서 양국 군 관계자가 방위 협력 합의서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그리스 외무부
그리스가 미국과 40억 달러(약 5조 3860억 원) 규모의 대외군사판매(FMS) 패키지 추진에 합의했다. 이를 통해 미 육군의 주력 바퀴형 장갑차 스트라이커를 넘겨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군사전문 매체 디펜스뉴스는 8일 (현지시각) 그리스와 미국의 FMS합의가 지상 장비 이전뿐 아니라 공군 전력 보강까지 아우르는 대규모 군사 협력의 일환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가 장갑차 제공 의사를 확인했으나, 구체적인 인도 수량과 세부 도입 조건은 공식 발표에 명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스 군사 전문 매체 온얼러트(OnAlert) 등 현지 언론은 40억 달러 패키지의 상당 부분이 공군력 현대화에 집중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F-16 전투기 약 38대를 최신 바이퍼 사양으로 개량하는 사업과 차세대 무장 확보, 기존 무기체계의 후속 군수지원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반세기 넘은 노후 궤도형 장갑차의 대체 압박


그리스 지상군은 미국산 M113 궤도형 장갑차 약 2000대와 그리스산 레오니다스 장갑차 약 490대를 운용 중이다. 이들 장비는 1960년대와 1970년대에 배치된 무기체계로 그리스 기계화보병의 주요 축을 이뤄왔으나 오랜 운용으로 노후화해 교체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부품 수급 난항과 방호력 저하 문제가 겹치며 전력 공백을 메울 대안이 거론됐다.

도입 논의는 지난 8월 그리스 육군 참모본부가 미군 보유 잉여 장비 인수에 관심을 나타내면서 가시화했다. 그리스 실사단은 독일에 배치된 미군 장비를 점검하며 차량 보존 상태와 개조 소요를 살핀 것으로 전해진다. 신규 도입은 이들 노후 차량을 점차 보완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존 궤도형 장갑차 전량을 일괄 교체하는 단일 사업은 아직 공식 확정되지 않은 단계로 풀이된다.

40억 달러 패키지와 별도 항목으로 거론된 차륜형 장갑차


공동성명에서 스트라이커 장갑차 이전은 40억 달러 규모 대외군사판매 패키지와 별도 항목으로 다뤄진 것으로 보인다. 양국 정부는 장갑차 도입 비용이 40억 달러 총액 안에 포함되는지 여부를 명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자세한 파생형과 계약 방식 역시 비공개로 유지됐다.

스트라이커 장갑차는 무한궤도 대신 8개의 대형 바퀴로 달리는 장갑차다. 포장도로에서 최고 시속 100km 안팎으로 빠르게 주행하며 보병 9명을 태우고 이동할 수 있다. 내부에 앉은 승무원이 원격으로 기관총을 쏘며 장갑차를 방어한다. 기관포를 단 화력 강화 모델도 있으나 그리스에 넘어갈 차량의 최종 무장 사양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양국 방위협력 강화 속 전력 쇄신과 현실적 과제


그리스가 대규모 국방 장비 도입에 나선 배경에는 동지중해 일대의 안보 환경 변화와 누적된 군 장비 노후화가 자리 잡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양국은 상호방위협력협정(MDCA)을 바탕으로 미군 기지 접근권을 넓히며 안보 협력을 강화해 왔다. 이번 조치 역시 이 같은 협력 틀 안에서 나토 남동부 방어망의 상호 운용성을 높이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주변국인 튀르키예와의 관계에서 군사적 균형을 유지하려는 목적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튀르키예가 사우디아라비아·파키스탄과 이른바 ‘메카 협정’을 맺고 방산·안보 연대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그리스 역시 대미 군사 협력을 지렛대 삼아 역내 세력 균형을 지키려는 셈법이 작용했다는 관측이다. 여기에 수십 년간 쓴 궤도형 장비를 유지하는 비용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미군 장비 인수를 통해 정비 부담을 덜려는 실리적 판단도 깔려 있다.

이번 대규모 안보 패키지는 군 현대화와 장기 방어선 안정을 꾀하려는 움직임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도로 중심의 바퀴형 장갑차가 섬 지형이 많은 에게해 도서 지역에서 얼마나 효과를 낼지와 향후 추가로 들어갈 개량·정비 비용은 여전히 그리스군이 풀어야 할 과제로 남을 전망이다.

최삼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sy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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