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EU '중국 견제'에 멈춰선 니켈 매각…앵글로, 광산 폐쇄 배수진

- 앵글로아메리칸, EU 집행위 비공개 청문회서 MMG 인수 불허 시 사업 종료 경고
- MMG로의 공급 이탈 우려한 EU 이의제기서에 '케어앤메인터넌스' 거쳐 폐쇄 절차 배수진
- 구조적 자산 매각 난항에 조건부 승인 타협안 도출 여부가 향후 매각의 최대 변수
칠레 산티아고 외곽에 위치한 로스 브론세스(Los Bronces) 구리 광산에서 한 직원의 재킷에 앵글로아메리칸(Anglo American)의 로고가 보인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칠레 산티아고 외곽에 위치한 로스 브론세스(Los Bronces) 구리 광산에서 한 직원의 재킷에 앵글로아메리칸(Anglo American)의 로고가 보인다. 사진=로이터
영국 광산기업 앵글로아메리칸이 유럽연합(EU) 규제 당국이 중국 최대 광업기업 CMC산하 홍콩 증시 상장사 MMG로의 브라질 니켈 사업부 매각을 불허할 경우 해당 사업을 전면 종료하겠다고 경고했다. MMG는 호주 멜버른에 본사를 두고 있으나 홍콩에 상장된 중국의 자원 개발 전문 다국적 기업이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8일(현지시각) 미리 입수한 청문회 준비 발언문을 인용하며 앵글로아메리칸 경영진이 EU 집행위원회의 승인 거부 시 사업을 '유지·보수' 상태로 전환한 뒤 폐쇄할 방침을 정했다고 보도했다.

중국계 자본으로의 핵심 광물 유출을 막으려는 EU의 규제 장벽과 자산 유동화를 추진하는 글로벌 광산기업의 전략이 충돌하면서 향후 거래 성패에 관심이 쏠린다.

EU 이의제기서와 앵글로아메리칸의 폐쇄 배수진


앵글로아메리칸은 브라질 니켈 사업부를 최대 5억 달러(약 6700억 원) 규모로 MMG에 매각하는 절차를 추진해 왔다.

그러나 EU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이 거래가 유럽 내 스테인리스강 제조업체에 공급되는 니켈 물량을 중국 등 외부로 유출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적시한 공식 이의제기서(Statement of Objections)를 발송하며 제동을 걸었다.

이에 대해 루벤 페르난데스 앵글로아메리칸 브라질 법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비공개 청문회 준비 발언문에서 "2년 전 결정한 니켈 사업 철수 계획에서 인수를 희망한 유일한 신뢰성 있는 매수자는 MMG뿐"이라며 "EU 집행위가 매각을 금지한다면 케어앤메인터넌스를 거쳐 사업을 종료하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배수진을 쳤다.

크리스티나 모르간 브라질 법인 최고재무책임자(CFO) 역시 "MMG는 국제광물금속협의회(ICMM) 회원사로서 책임 있는 운영 실적을 갖췄으며 유럽 고객에 대한 공급을 지속할 역량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산 핵심 광물 견제 정책과 규제 리스크

이번 심사는 핵심 원자재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EU의 거시적 정책 기조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MMG는 홍콩 증시에 상장되어 있으나 대주주가 중국 국영기업 계열로 분류된다.

EU 당국은 MMG가 브라질산 니켈 공급망을 유럽 밖으로 전환할 경우 자국 스테인리스강 및 배터리 산업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규제 심사가 장기화함에 따라 현지 사업의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상황에서, 앵글로아메리칸 측은 EU의 우려를 해소할 실질적 이행 방안을 제시하며 설득에 나섰다.

MMG의 트로이 헤이 기업관계 담당 총괄책임자도 청문회에 참석해 거래의 당위성을 피력했으나, EU 집행위의 최종 심사 결과 발표 시점은 공개되지 않았다.

조건부 승인인가 광산 폐쇄인가…매각 향방 3대 시나리오


이번 앵글로아메리칸(Anglo American)의 브라질 니켈 사업부 매각 향방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규제 수위에 따라 세 가지 경로로 전개될 전망이다.

가장 유력한 경로는 중국계 광산업체 MMG가 유럽 핵심 스테인리스강 업체들과 장기공급계약(Offtake)을 체결하는 등 유럽향 니켈 공급 물량을 보장하는 '조건부 승인' 시나리오다. 이는 양사 경영진이 브뤼셀 청문회에서 피력한 실질적 해결책과 궤를 같이한다.

EU가 중국 자본의 핵심 광물 독점을 우려해 승인을 최종 거부할 경우의 파장도 만만치 않다. 앵글로아메리칸 측은 대안 매수자가 부재한 만큼 자산 가치 하락을 감수하고 광산을 완전히 폐쇄하겠다는 배수진을 치고 있다. 이 경우 가동 중단에 따른 유지 비용 부담과 자산 유동화 차질이 장기화될 수 있어, 양사의 장기 공급 확약이 강력할수록 EU의 승인 거부 명분은 크게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자원 전쟁 속에서 서방 당국의 자국 우선주의 규제가 원자재 M&A 시장의 최대 변수로 부상했다. EU 집행위가 공급망 안보 우려와 기업의 자산 처분권 사이에서 어떤 타협안을 도출할지가 향후 글로벌 광산 자산 거래의 중대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심완섭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iberwld@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