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촨푸 회장, 5년 내 세계 최대 자동차 제조사 목표 선언 후 나온 발언
스텔라 리 부사장 "명확성·가시성·안정성 확보 어려워" 미국 시장 진입 유예
에너지 저장장치·태양광 패널서도 선도적 위치…엔비디아는 핵심 칩 파트너 유지
스텔라 리 부사장 "명확성·가시성·안정성 확보 어려워" 미국 시장 진입 유예
에너지 저장장치·태양광 패널서도 선도적 위치…엔비디아는 핵심 칩 파트너 유지
이미지 확대보기비야디가 글로벌 사업 확장의 최대 난제로 지정학적 리스크를 지목하며 미국 승용차 시장 진출을 현시점에서 유예하기로 했다.
영국 글로벌 통신사 로이터는 10월 8일(현지시각) 싱가포르에서 열린 밀켄 연구소 아시아 서밋에서 스텔라 리 수석부사장이 이같이 밝혔으며, 이는 왕촨푸 회장이 5년 내 세계 최대 자동차 제조사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선언한 지 몇 달 만에 나온 발언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미·중 무역 갈등과 규제 불확실성 속에서 글로벌 영토 확장을 추진하는 중국 완성차 업계의 전략적 속도 조절을 명백히 보여준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 시장 진입 유예
"우리는 확실성과 가시성, 안정성(clarity, visibility and stability)을 확보한 상태에서 투자하고 싶다. 그러나 지정학에서는 상대가 무슨 의도를 품고 있는지, 무엇을 하려는지 결코 알 수 없다." 리 수석부사장은 이날 행사에서 글로벌 투자 환경의 최대 난제로 지정학적 요인을 지목했다.
로이터는 이 발언이 비야디 글로벌 확장의 가장 큰 과제가 지정학에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고 전했다.
그는 비야디가 이미 미국 시장에 오랫동안 진출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복잡한 문제와 시장의 불확실성과 전망 부족으로 인해 현시점에서 당분간 미국 승용차 판매를 보류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현재로서는 안정성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미국 시장 진입을 미루겠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행보는 5년 내 세계 1위 자동차 메이커가 되겠다는 거창한 목표와 별개로, 대미(對美)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실리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사업 다각화와 엔비디아와의 협력 유지
리 수석부사장은 비야디가 다른 중국 기업과 제휴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비야디가 자동차 제조를 넘어 에너지 저장장치와 태양광 패널 등 다양한 친환경 사업 분야에서 이미 글로벌 선도적 위치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는 자동차뿐 아니라 여러 사업 분야에서 선두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지정학 갈등 속에서도 핵심 기술 분야에서는 미국 기업과의 협력을 이어간다.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칩 분야에서 미국 엔비디아가 비야디에 여전히 "매우 강력한" 파트너로 남아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중국 내 구인난을 해소하기 위해 향후 산업용 로봇을 적극 도입할 계획이며, 이러한 엔지니어링 역량에 비추어 볼 때 홍콩 증시에서 비야디 주식이 미국 기업들에 견주어 매우 저평가되어 있다는 시각도 내비쳤다.
글로벌 전기차 패권 경쟁과 한국 완성차·배터리 공급망 파급 전망
비야디가 미국 승용차 시장 진출을 일시적으로 유예하고 지정학적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면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 경쟁은 유럽과 신흥국 시장을 중심으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중국 최대의 전기차 공룡인 비야디가 북미 우회 진입 대신 현지화 전략과 에너지 인프라 다각화에 역량을 쏟을 경우, 유럽과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그룹 등 경쟁 완성차 업체들과의 정면 승부가 불가피해진다.
다만 비야디가 지정학적 장벽에 부딪혀 미국 시장 진출을 보류한 것은 역설적으로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중국계 기업들이 겪는 한계를 방증한다.
한국 완성차 기업들과 배터리 3사 입장에서는 미국 IRA 등 대중국 제재 수혜를 방어물 삼아 북미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할 수 있는 시간적 유예를 확보하는 한편, 유럽과 제3국 시장에서는 비야디의 거센 공세에 맞서 차별화된 현지화 전략과 원가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 과제를 동시에 마주하게 되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