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서양 지키던 와이오밍함 태평양 뱅거 기지로 이동…대중국 견제선 전진 배치 의미
승조원 유지한 채 함체만 맞교환…지휘·훈련 단절 막아 즉각 전력화 노린 포석
오하이오급 42년 수명 연장 속 정비 부담 완화…차세대함 건조 지연 여부가 핵심 변수
승조원 유지한 채 함체만 맞교환…지휘·훈련 단절 막아 즉각 전력화 노린 포석
오하이오급 42년 수명 연장 속 정비 부담 완화…차세대함 건조 지연 여부가 핵심 변수
이미지 확대보기해군 전문 매체인 네이벌뉴스는 6일(현지시각) 미 해군 발표를 인용해 이번 조치가 태평양 잠수함 숫자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함체 잔존 수명에 맞춰 전력을 재배치한 것이라고 전했다.
모항 교환과 지휘 체계 보존
미 해군이 맞바꾼 잠수함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싣고 깊은 바닷속에 숨어 핵 공격을 억제하는 핵심 전력인 오하이오급이다. 1996년 취역한 와이오밍함은 서부 워싱턴주 킷삽-뱅거 해군기지로 들어왔고, 1989년 취역한 펜실베이니아함은 동부 조지아주 킹스베이 기지로 자리를 옮겼다. 두 함정 모두 사거리 7300~1만 2000 킬로미터에 이르는 트라이던트 II D5 탄도미사일을 탑재해 미국의 해상 핵 보복 능력을 뒷받침한다.
이번 배치는 승조원과 가족의 대규모 이사 없이 배만 맞바꾸는 방식을 택했다. 기지에 남은 장병들이 새로 도착한 잠수함을 넘겨받아 곧바로 임무를 이어가는 구조다. 전략핵잠수함은 항해 가동률을 끌어올리고자 함정 한 척에 블루팀과 골드팀 두 개 조를 번갈아 투입한다. 승조원을 현지에 유지함으로써 복잡한 지휘와 훈련, 정비 체계가 흔들리는 부작용을 줄인 셈이다.
단순 함령 단축을 넘어선 전력 관리
표면적인 이유는 태평양 함선의 나이를 7년 낮춘 것이지만, 그 이면에는 미국 핵전력 세대교체라는 구조적 고민이 깔려 있다. 미 해군은 노후화된 오하이오급 14척을 차례로 물러나게 하고 차세대 콜럼비아급 12척을 순차 도입할 계획이다. 문제는 새 잠수함이 실전에 들어오기 전까지 수십 년 묵은 기존 함정들을 고장 없이 바다에 띄워 놓아야 한다는 점이다.
원래 30년 안팎이던 잠수함 수명을 42년까지 늘려 잡으면서 부품 마모와 정비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정밀 점검이 늦어지면 잠수함이 작전에서 빠지게 되고, 이는 곧 해상 감시망에 공백이 생기는 결과로 이어진다. 대서양보다 상대적으로 긴 항해와 잦은 초계가 요구되는 태평양에 더 튼튼하고 잔존 수명이 넉넉한 함정을 먼저 밀어 넣은 배경으로 꼽힌다.
미사일 연속성과 대중국 억지력 유지
미 해군은 차세대 잠수함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미사일 체계는 기존 트라이던트 II D5 개량형을 그대로 쓰기로 했다. 잠수함 껍데기를 바꾸는 일과 무기를 바꾸는 위험을 분리해 혼선을 줄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기술적 안정을 확보한 상태에서 태평양 잠수함의 함령을 낮춰 출항 가동률을 끌어올린 셈이다.
태평양 북서부 뱅거 기지는 미국 3대 핵전력 가운데 해상 축을 담당하며 대중국 견제와 동북아시아 핵우산을 떠받치는 요충지로 평가받는다. 미중 대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번 배치는 해상 핵 억지력의 신뢰성을 지탱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 다만 후속 잠수함 건조가 늦어져 기존 함정의 42년 수명 한계를 넘어서는 정비 지연이 발생할 경우, 장기 순찰 계획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선체 교환 이후 장비 점검과 적응 훈련을 거치면 태평양 해역의 정상 순찰 체계가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모항 맞교환을 마친 미 해군은 노후 함정의 퇴역 일정과 차세대 잠수함 도입 시기를 맞추며 태평양 초계망의 빈틈을 관리해 나갈 방침이다.
최삼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syis@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