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원유 생산비 가장 낮아”…사우디·UAE 자산에 관심
이라크·시리아 투자환경 개선 기대…호르무즈 우회 인프라도 주목
이라크·시리아 투자환경 개선 기대…호르무즈 우회 인프라도 주목
이미지 확대보기세계 주요 석유기업들이 이란과의 전쟁으로 중동의 안보 위험이 크게 높아졌음에도 이 지역의 석유·가스 자산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막대한 매장량과 낮은 생산비가 전쟁과 지정학적 위험을 감수할 만큼 장기적으로 매력적이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셸, BP, 토탈에너지스, 코노코필립스, 셰브론 경영진들이 이번 주 중동 지역에 대한 추가 투자 의지를 잇달아 밝혔다고 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이번 주말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리는 세계석유총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사우디 에너지부의 압둘아지즈 빈 살만 왕자가 주요 석유회사 경영진을 초청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를 겨냥한 군사작전을 이어가면서 안보 우려가 높아진 상황에서도 주요 석유기업들이 리야드를 찾는 것이다.
FT는 이들이 “걸프 국가들과 기존 관계를 재확인하는 동시에 전쟁 이후 시설 재건과 신규 인프라 투자가 본격화할 경우 생길 새로운 사업기회를 선점하는 데 관심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토탈에너지스 “중동은 여전히 가장 싼 원유”
걸프 지역에서 가장 큰 사업 기반을 가진 서방 석유회사 가운데 하나인 토탈에너지스는 중동 투자를 더 확대할 뜻을 분명히 했다.
패트릭 푸야네 토탈에너지스 최고경영자(CEO)는 “중동은 여전히 세계에서 생산비가 가장 낮은 원유를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추가 송유관 건설이 필요하더라도 중동 투자를 확대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푸야네 CEO는 아부다비, 이라크, 시리아 등에서 대체 수출경로를 개발해 호르무즈 해협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와엘 사완 셸 CEO도 이번 주 런던에서 열린 에너지 인텔리전스 포럼에서 중동의 우량 에너지 자산과 이를 관리하는 역내 정부의 역량을 높게 평가했다.
메그 오닐 BP CEO 역시 “BP는 과거 앵글로페르시안오일컴퍼니로 출발한 만큼 중동과 오랜 역사적 관계를 갖고 있다며 이 지역에서 물러날 뜻이 없다”고 밝혔다.
◇사우디·UAE가 최대 투자처
석유 메이저들이 가장 주목하는 곳은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다.
두 국가는 세계 최대 규모이면서 생산비가 낮은 석유·가스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사우디와 UAE는 지금까지 국영 석유회사를 통해 핵심 유전을 엄격하게 통제해왔으며 외국 기업의 참여를 제한하거나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률을 제시해왔다.
지난 2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나선 아민 나세르 사우디 아람코 CEO는 이번 런던 행사에서 주요 글로벌 석유기업 경영진과 만났다.
무사베 알 카비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 상류부문 CEO도 런던에서 업계 관계자들과 회동했다.
아슈라프 알 가자위 아람코 전략 책임자는 중동이 세계 석유 매장량의 절반을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 최대 수준의 여유 생산능력과 수십 년분의 매장량, 낮은 생산비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에너지산업은 장기 사업인 만큼 현재의 위기를 넘어 중동이 가진 구조적인 경쟁력을 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라크 투자조건 개선 움직임
이라크와 시리아도 새로운 투자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코노코필립스 이사회 의장인 라이언 랜스는 최근 BP와 함께 이라크 키르쿠크 유전 사업에 참여했다.
그는 중동 각국 정부가 지정학적 위험에 상응하는 투자 수익을 제공하기 위해 보다 매력적인 계약조건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코노코필립스는 지난 25년 동안 이라크 투자를 검토했지만 조건이 맞지 않아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것이 랜스 의장의 설명이다.
셰브론도 이라크 투자를 확대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마이크 워스 셰브론 CEO는 러시아 루코일이 운영했던 이라크 서쿠르나 유전과 관련한 계약 체결이 수개월 안에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이라크 사업의 위험이 여전히 크지만 최근 경제적 투자조건은 이전보다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FT는 중동 전쟁으로 생산시설이 파괴되고 원유 수송망이 흔들렸지만 세계 석유 메이저들은 단기적인 혼란보다는 막대한 저비용 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 장기적인 기회에 더 주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