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간 수입액 훌쩍 넘어…미 국채는 18년 만의 최저, 가계·당국 함께 금으로 이동
이미지 확대보기중앙은행뿐 아니라 개인투자자들도 부진한 부동산과 주식, 낮은 채권 수익률을 피해 금으로 자산을 옮기면서 중국의 금 수요가 글로벌 금값을 좌우하는 구조적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이 올해 1~8월 금 수입에 1588억달러(약 216조4000억원)를 지출했다고 2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수입량은 1000t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중국이 연간 886t의 금을 수입하는 데 쓴 965억달러(약 131조5000억원)를 불과 8개월 만에 크게 넘어선 규모다.
◇지난해 연간 수입액 8개월 만에 넘어
FT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 최대 금 생산국이기도 하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금 생산량은 384t이었다.
그런 중국이 자국 생산량을 크게 웃도는 규모의 금을 해외에서 추가로 들여오면서 국제 금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더욱 커지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금값이 빠르게 상승하자 매입 속도를 한때 조절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중앙은행과 민간투자자들의 금 수요가 다시 강하게 늘었다.
중국 내 투자처가 마땅치 않은 것도 금 매입을 자극하고 있다.
지난 2021년부터 부동산시장 침체가 이어지고 있으며 중국 증시의 대표지수인 CSI300은 올해 들어 1.8% 하락했다. 2021년 초 고점과 비교하면 여전히 20% 이상 낮은 수준이다.
중국 국채 수익률도 사상 최저 수준에 근접해 있어 투자자들이 금을 비롯한 실물자산으로 눈을 돌릴 유인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쯔진광업 계열 골드마운틴스자산운용의 리사 류 전무는 “중앙은행과 민간투자자 모두 거래 상대방의 신용위험이 없는 자산으로 준비자산과 저축을 다변화하고 있다”며 이를 장기적인 자산보전 전략의 일부로 평가했다.
그는 “중국의 금 매입이 단기적인 거래가 아니라 가계와 정부 자산의 수년에 걸친 재배치”라며 “중국의 매수 규모와 지속성이 세계 금값을 움직이는 핵심 요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 국채는 6180억달러…18년 만의 최저
금으로의 이동은 중국이 미국 국채 보유를 줄이는 흐름과도 맞물려 있다.
중국의 미 국채 보유액은 지난 7월 6180억달러(약 842조1000억원)로 감소해 2008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중국 정부와 민간 부문이 달러 표시 금융자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금을 비롯한 대체자산으로 자산을 분산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금은 발행기관이나 거래 상대방의 신용위험에 직접 노출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지정학적 긴장이 높아질수록 준비자산으로서 가치가 커지는 경향이 있다.
인베스코의 크리스토퍼 해밀턴 아시아태평양 고객솔루션 책임자는 “정부채권이 과거처럼 주식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 환경에서 금이 투자자들의 주요 분산투자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기관투자자의 매입이 금값을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요인 가운데 하나라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 “인민은행 실제 매입 공식치보다 많아”
중국 인민은행의 실제 금 매입 규모가 공식 발표보다 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골드만삭스는 이달 초 보고서에서 인민은행이 지난 7월 35t의 금을 매입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중국 당국이 공식적으로 밝힌 약 20t을 크게 웃도는 규모다.
중국의 금 매입 확대는 세계 각국이 금 보유 위치와 준비자산 구성을 재검토하는 흐름과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FT는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성장 우려가 지속되는 한 중국 중앙은행과 민간투자자의 금 수요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중국처럼 세계 최대 금 생산국이 동시에 대규모 수입국으로 나서면서 국제 금 시장에서 중국 수요의 영향력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