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팀으로 성과내기도 부족한데 직원 양분돼 갈등 장기화
수사의뢰 등 감정적 사안 첨예해 갈등 봉합 쉽지 않아
수사의뢰 등 감정적 사안 첨예해 갈등 봉합 쉽지 않아
이미지 확대보기22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DS) 부문이 주축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와 디바이스경험(DX)이 주축인 동행노조 간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성과급 산정 방식을 둘러싼 사업부 간 이견이 노조 간 주도권 싸움으로 번지며 심각한 '노노(勞勞) 갈등'을 빚고 있는 것이다.
갈등의 도화선이 된 것은 단연 사업부별 성과급 격차다.
에프앤가이드 기준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06조 원, 4분기는 114조 원으로 형성돼 있다. 여기에 3분기부터는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가 삼성전자 HBM 매출 전체의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상 반도체(DS) 부문을 필두로 한 실적 호조세가 삼성전자를 떠받치고 있다는 게 증권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문제는 이 같은 호실적이 노조 간 갈등을 더 부추기고 있다는 점이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DS 부문과 스마트폰·가전 등을 담당하는 DX 부문의 성과급 지급 규모와 기준을 두고 올해 초부터 직원들 사이에 감정의 골은 이미 깊게 팬 상태다.
과거 호실적을 견인했던 DX 부문과 비교해 반도체 업황 회복 이후 막대한 이익을 올린 DS 부문 직원들의 보상 요구가 거세지면서 사업부 간 갈등이 표면화된 것이다.
이러한 대립이 개별 조합을 넘어 노조 지도부와 노조 간 폭로전과 비방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것은 더 큰 문제다. DS 부문 직원이 다수를 차지하는 초기업노조와 DX 부문을 중심으로 형성된 동행노조 간의 소통 채널에서는 상대 노조를 겨냥한 원색적인 비하 발언과 인격 모독성 게시 글이 잇따르고 있다.
심지어 노조 내부의 조합비 사용 내역을 두고 폭로전이 터져 나오는가 하면, 사법기관을 통한 법적 대응까지 예고되며 진흙탕 싸움으로까지 치닫고 있는 것이다.
양측의 갈등이 더 격화된 것에는 DS 부문 조합원이 다수인 초기업노조가 최근 규약을 개정해 DS 소속 근로자만 가입할 수 있도록 한 조치도 한몫했다. 이 개정안은 96.3%의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됐고, 그 결과 그전에 가입돼 있던 DX 부문 조합원들은 강제 탈퇴 처리됐다. 사실상 하나의 회사 안에 반도체 노조와 완제품 노조가 별도로 존재하는 형국이 된 것이다.
DX 중심의 동행노조는 이미 초기업노조를 상대로 공정대표의무 준수를 촉구하는 공문을 보내고 공동투쟁본부에서 이탈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내부 분열이 지속될 경우 글로벌 AI 반도체 전쟁이라는 격랑 속에서 삼성전자의 핵심 경쟁력이 훼손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역시 노노 관계에서도 기본 권리와 인권이 준수되어야 한다고 촉구하는 등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예의 주시하는 모습이다.
결국 사측의 성과 보상체계 개편과 노조 간 대승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이번 3분기 호실적도 '상처뿐인 영광'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상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park03@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