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타임스, 버지니아 초대형 데이터센터 인허가 무효 판결 보도
- 27시간 격론 끝 가결됐으나 공청회 신문 공고 '6일 간격' 위반에 발목
- 인공지능 인프라 증설과 지역사회 충돌로 북미 전력망 납기 일정 변수
- 27시간 격론 끝 가결됐으나 공청회 신문 공고 '6일 간격' 위반에 발목
- 인공지능 인프라 증설과 지역사회 충돌로 북미 전력망 납기 일정 변수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버지니아주 프린스윌리엄 카운티에서 추진되던 2000에이커 규모의 초대형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건립 계획이 사법부의 절차 무효 판결로 사실상 멈춰 섰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026년 9월 12일(현지시각) 개발사와 카운티가 주민 공청회 신문 공고 간격 규정을 지키지 않아 패소한 끝에 대법원 상고를 취하했다고 보도했다. 인공지능 설비 증설이 역사 유적 보존 및 환경 갈등에 부딪히며 북미 전력 기반시설 공급망 전반의 인허가 지연 위험을 키우는 구조적 흐름이 확인된다.
27시간 공청회와 격전지 갈등
수도 워싱턴DC 서쪽에 자리한 프린스윌리엄 카운티는 대규모 전력망과 통신망을 갖춰 글로벌 정보기술 기업이 집결하는 데이터센터 요충지다.
개발업체 큐티에스(QTS)와 컴퍼스 데이터센터스는 2000에이커 부지에 이른바 디지털 게이트웨이 복합단지를 세우는 초대형 사업을 제안했다. 부지 예정지가 1862년 남북전쟁 당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마나사스 국립 전장 공원과 맞닿아 있다는 점이 문제였다.
지역 주민과 보존 단체는 역사 유적 파괴와 소음, 전력 소비 폭증을 이유로 거세게 반발했다. 반면 지역 전기 노동조합과 일부 지주들은 청년 일자리 창출과 세수 확보를 내세워 찬성표를 던졌다. 2023년 12월 12일 열린 카운티 의회 공청회는 찬반 양측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무려 26시간 46분 47초 동안 이어졌다. 격론 끝에 부지 용도 변경안은 찬성 1표 차로 간신히 의회를 통과했다.
사흘 모자란 신문 공고의 대가
표결은 통과됐지만 법적 분쟁이 이어졌다. 미국 배틀필드 트러스트를 비롯한 역사 보존 단체와 주민들은 카운티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카운티 조례는 주민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용도 변경 공청회 공고를 신문에 최소 6일 간격으로 두 차례 내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담당 직원의 휴가 일정 등이 겹치면서 워싱턴포스트에 실린 첫 공고가 나흘 늦어졌다.
결과적으로 두 공고 사이의 간격은 3일에 불과했다. 버지니아주 항소법원은 주민들이 초대형 개발 계획을 사전에 충분히 검토하고 참여할 권리를 침해당했다고 판단했다. 개발사 측은 판결에 불복해 주 대법원에 상고했으나 몇 달 뒤 이를 자진 취하했다.
배틀필드 트러스트의 데이비드 던컨 회장은 "운이 따랐다"고 밝혔다. 사소한 행정 절차 규정 위반이 수십억 달러 규모 사업의 법적 효력을 뒤흔든 셈이다.
인허가 장벽에 갇힌 전력망 구축
현지 활동가 엘레나 슐로스버그는 쉼 없이 밀려드는 데이터센터 건설 추진을 두고 "두더지 잡기 게임 같다"고 말했다. 이번 판결은 미국 전역에서 벌어지는 인공지능 공장 증설 갈등의 축소판으로 꼽힌다.
전력 소모가 극심한 데이터센터가 급증하면서 미국 남부와 서부 곳곳에서도 주민 반발과 소송전이 잇따르고 있다. 주민 반대에 부딪힌 대형 부지 개발은 환경영향평가와 송전선 인허가 단계에서 제동이 걸리는 양상이다.
이러한 현장 지연은 전력 인프라 확충 일정 전반에 직접적인 파장을 미친다. 변압기와 초고압 케이블 등 핵심 전력 기자재의 공급망 구조상, 현지 인허가 분쟁이 장기화하면 북미 전력망 프로젝트와 연계된 납기 일정의 재검토 가능성이 불가피하게 거론된다. 개발사와 지역 공동체 간의 갈등 조율 여부가 인공지능 인프라 확충의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향후 전력 인프라 구축의 핵심 쟁점은 미국 연방 차원의 송전망 절차 간소화 입법 여부와 주정부의 인허가 규정 정비 방향이다. 인허가 절차를 단축하는 제도적 보완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지역사회의 사법적 대응에 따른 전력 인프라 공기 지연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